저는 의정부 어딘가의 국철역에서 콩익근무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인간입니다...
때는 2011년 08월 24일 오전 10시경... 복잡한 출근시간이 끝나고, 나름 한가한(?) 시간대...
철도공사 전철역에 항상 검표를 위해 계시는(거의 철도 퇴직자분들) '질서도우미' 어르신의 장부 점검을 도와 드리고 있는데, 한 손님이 역무실로 뛰어 들어오더니... "선로에 강아지가 돌아다니고 있어요!"
바로 열차랑 통신하는 무전기 들고 뛰어올라갔음... 플랫홈에 도착하니 중간에 정말 강아지가 서울방향에서 의정부쪽으로 올라오고 있는거임;;;
일단 무전기 들고 "회룡역 진입중지, 회룡역 진입중지"계속 외쳤슴. ('평상시'였으면 내가 함부로 열차운행을 중지시키면 규정위반이지만, 이러한 이례적 상황에선 제가 최초발견자기 때문에 운행중지를 안 시키면 위반임...)
무전치자마자 과장님 올라오시고... 과장님이 다시 관제실과 연락해서 우리역으로 진입하는 열차들 '20킬로 미만으로 서행지시'가 떨어졌슴...
후임하고 과장님, 나 이렇게 3인이 선로에 내려가 개를 잡으려 하는데 어르고 달래도 자꾸 의정부 방향으로 도망가는거임ㅠㅠ
그러다 개가 (사람 대피장소가 없는) 쳘교를 지나가는데 앞에서 열차가 들어오네??? (서행지시 때문에 서행중이긴 하지만) 대피장소가 없으니 우리는 철교위까지 못가고 앞에서 대피 했슴...
전동차가 개 앞에 멈추고... 기관사님이 내리셨는데 이 노무 개시키가 기관사님한테 너무 쉽게 다가가는거임ㅠㅠ (기관사님 본인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구간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후임한테 개 데려오라고 하고 나는 승강장의 손님들이 안전선 밖으로 나와있길래 (차 승강장 진입해야 하니까) 안전선 안으로 들어가라고 얘기하는데
안 들음ㅅㅂ!!! 호루라기를 불고 들어가라고 악을 질러도 '니는 짖어라 나는 안 들어간다'...
열차가 지나가고 우리도 홈으로 올라와서 주인을 찾아보는데 없는거임... 분명히 주인인거같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찌됬든, 오후까지 데리고 있다가 유기견센타로 바이바이~~~
시골역이었으면 우리가 키우는데ㅠㅠ
아! 그리고 직원의 입장으로(?) 부탁하는건데... 제발 어떤 상황이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안전선밖으론 나가지 말아줘... 정말 안전선 밖은 저승행 지름길이야...
그리고 선로에 물건이 떨어지면, 절대 자기가 내려가지마. 역무실에 가서 주워달라고 해. '난 뒤지지 않아'라고 생각해서라거나, 아님 역무원한테 미안해서(?) 자기가 직접 내려가려 할 수도 있는데...
자기가 열차에 치여서 자기자신이 고어물甲이 된 것을 역무원한테 보여주는게 더 미안한 건지... 아님 역무원이 선로에 내려가서 물건을 줍고 다시 역무원이 올라오는 수고를 시키는게 더 미안한 건지... 인간이라면 뭐가 옳은지는 알겠지???
마지막으로... 업무 때문에 안전선 밖에 있는 철도회사 직원 빼고 안전선 밖에 서있는 사람은 독도가 일본땅이라 생각하는 사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