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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에난 문희준
게시물ID : humorbest_191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스틴토
추천 : 34
조회수 : 342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8/02/24 20:36:06
원본글 작성시간 : 2003/04/21 21:43:05
[음악 삐딱하게 보기] 문희준과 록 
 
■문희준과 록

문희준은 자칭 록커다. H.O.T 해체후 그가 새로운 음악적 출발점으로 록을 선택한 것은 가상하다. 그런데 그의 음악엔 록이 없다. 

록은 무엇인가? 일렉 기타와 베이스에 파워드럼만 갖추면 록인가. 아니면 샤우팅에 헤드뱅잉만 해대면 록인가. 악기편성만으로 록을 구분한다면 지난 80년대의 ‘현철과 벌떼들’도 록그룹이라 불러야 한다. 무대 매너로 따지자면 샤우팅에 능한 인순이도 록커라 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을 록커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 록과 非록을 가르는 기준점은 무엇인가? 필자가 보기엔 음악적 태도다. 록커가 세상과 소통하는 코드는 야성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정신의 길들여지지 않음’이다. 이게 없으면 아무리 기타에 디스토션을 걸어도 록이 아니다. 샤우팅은커녕 음높이의 변화조차 느껴지지 않는 창법의 소유자 밥 딜런이 왜 위대한 록커로 추앙받는지 생각해보라.

이런 점에서 문희준은 록과 멀어도 한참 멀다. 그가 여태껏 보여준 텍스트들은 댄스와 발라드의 골격에 록의 외피만 입힌 것들이다. 그가 일렉기타의 소음 아래 헤드뱅잉을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H.O.T일 뿐이다.

그의 유약한 미성은 록 사운드와 섞이질 못하고 항상 겉돈다. 노래의 메시지는 아기자기한 팬시가게의 잡화 같다. 그 잡화점엔 록의 비판적 정신을 흉내낸듯한 ‘Media’ 같은 곡도 있다. 거기서 그의 체화된 육성은 들리지 않는다. ‘너의 맘을 찢어주고 너의 꿈을 망쳐줄게’라는 어설픈 위악만 있다. 

댄스가수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록커는 만들어질 수 없다. 스스로 단련되어질 뿐이다. 록은 문희준과 같은 팬시적 감수성으론 닿을 수 없는 장르다. 그가 진정 록커가 되길 원하다면 세상을 대하는 기본 태도를 바꿔야 한다. 음악문법은 그 다음의 문제다.

80년대 댄스음악 ‘담다디’의 아이돌스타 이상은은 인기절정의 순간 홀연 고립을 택했다. 그리고 어느날 모두가 주목하는 아티스트로 돌아왔다. 기꺼이 대중으로부터 고립될 용기를 가지는 것,그것이 문희준이 그토록 불리워지길 원하는 아티스트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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