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삼일 된 너무 어린 고양이가 오늘 새벽 제 손에서 떠났습니다.
어머니가 오며가며 혼자 다니는 걸 본 어린 고양이, 누군가 만들어 준 작은 박스집에 들락날락하는걸 본 지 며칠만에
박스를 밟고 걷어차며 해코지하려는 어떤 남자때문에 토요일 새벽에 부랴부랴 구조해 온 아이였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따뜻해서 한참을 자다 폭우와 천둥번개에 깨서는 처음보는 제 손으로 파고들어 고개를 파묻던 아이.
금방 쌩쌩해져서 밥도 잘먹고 돌아다니고 애교도 잘 부리고 그렇게 이틀을 잘 있다가
정말 갑작스레 오늘 새벽에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더니 대소변을 막 흘리며 몸이 늘어졌습니다.
바로 근처에 24시간 동물병원이 없어서 30분거리의 병원으로 급히 가 수액도 맞고 주사도 맞고 하다가
켁 켁 하고 기침을 두번 하더니 그렇게 숨이 멎었습니다.
너무 황망해서 눈물도 잘 안 나다가 집에 돌아와 그 아이가 머물던 이불을 보니 현실이 느껴졌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들과 게임 이야기도 하고 급히 낸 연차때문에 회사일로 업체랑 연락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고 해도
결국 다시 떠올리면 눈물이 쉬이 그치질 않네요.
고작 삼일뿐인 인연이었는데도 이렇게 슬프고 고통스러울줄은 몰랐습니다. 헤어지리라고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이정도면 이미 같이 산지 몇년이 넘어간 다른 아이들이 떠날 땐 어떨까요. 평소에도 종종 아이들과의 이별을 생각하면 너무 슬펐는데 이젠 두려워집니다.
인터넷에서 자주 접하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간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고 하는 그림입니다.
그 말처럼 나중에 제가 가면 아이가 꼭 마중나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다시 만나자. 꼭 만날거야.
그떄까지 좋은 꿈 꾸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