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경우에는 같은 성씨를 아내로 맞이하는 것을 그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형제의 자식과 고종ㆍ이종 자매까지도 모두 맞이하여 아내로 삼았다. 비록 외국은 각기 그 풍속이 다르다고 하나 중국의 예법으로 따진다면 이것은 커다란 잘못이라고 하겠다. 흉노(匈奴)에서 그 어머니와 아들이 서로 간음하는 짓은 이보다 더욱 심하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김부식이 신라의 풍습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냐는 겁니다. 김부식은 "외국은 각기 그 풍속이 다르다고 하나 중국의 예법으로 따진다면 이것은 커다란 잘못이라고 하겠다"(雖外國各異俗責之以中國之禮則大悖矣)고 표현하였는데, 이걸 문맥상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헷갈리네요.
신라의 풍습을 두고 "풍습이 매우 독특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중국의 예법이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는 일종의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신라의 예법이 잘못된 것은 맞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중국의 예법에 한정된 것이다.'는 약한 비판에 가까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