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위한 고베 여행을 시작.

일에도 지치고 그냥 힘든 하루하루의 일상. 친구와 수다를 떠들다가 작년에 가본 일본 다시 언제가냐.. 이런 대화가 오고 가던중 - 갈까? - 아니 돈없어. - ... - 내가 모아볼까? - 응? - 가자!!! 친구의 즉흥제안과 자금지원의 황홀한 유혹. 뭔가 벙쪄 있다가 시작된 일본 여행의 준비는 우여곡절 끝에 3박4일이 4박5일로 바뀌게 되었고 무난한 오전 10시 비행기가 아닌 타이트한 오전 7시 반 비행기가 되었습니다. 목적지야 뭐 당연히 고베였고 먹거리를 위한 그리고 자유여행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관광지는 되도록 패스.

거의 모든 스케쥴은 제가 직접 정리했습니다.

몇 번을 다녀온 곳이고 하니 내가 정리하는게 빨랐고 친구는 이유없는 투정이나 트집을 잡는 타입이 아니니 여행에선 정말 좋은 조합.

  

집에서 공항을 가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검암역으로 갔는데 검암발 첫차엔

제가 가장 먼저 탔습니다.

전철에 나혼자 있는 멋진 광경.

정말 아무도 없다.

역도 가장 먼저 들어갔고 제가 자리에 앉고 얼마 후에 사람들이 들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공항에 모든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기 위해선 사진을 찍을 여유 따윈 없었...

일본에 내리자 마자 포켓와이파이를 켜고 핸드폰에 숨통을 틔워줬습니다.

간사이 공항에서 고베로 가는건 베이셔틀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시간절약 + 비용절약)

다만 1시간에 한 척만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놓치면 1시간이 공항에서 증발을 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하는데

이른 아침에 들어와서 그런지 우리가 뛰어서 그런지 9시가 넘어서 도착한 일본이지만

10시 베이셔틀을 타서 시간이 엄청 단축이 되었습니다.

 

흐린날씨와 더불어 높은파도로 나는 신났지만 배멀미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거 신경을 쓸 틈도 없이

배는 고베공항에 무사히 도착.

 

준비 되어 있던 버스를 타고 선착장에서 고베공항으로 이동.

고베공항에서도 빠르게 표를 끊고 포트라이너를 이용해서 숙소로 이동.

고베공항 > 산노미야 > 숙소

이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사진이 하나도 없는건 익숙한 거리임과 처음 써보는 Airbnb의 살짝 불한한 두근거림으로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숙소는 가격대비 만족할 수준이었고 더 다행인건 일찍 도착한 우리들이 손쉽게 체크인이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미리 주인에게 메일을 보내 12시쯤 체크인이 가능한지를 물어봤고 우리 앞에 예약자가 없었기에 쉽게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새벽 4시부터 부산을 떨고 오후 1시가 가까워오는 시간에 드디어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우리만의 시간이 생겼다. 기쁨 두번 기쁨

 

작년에 기분 좋게 먹고 간 그릴 스에마쓰에 다시 왔다.(작년글  : http://blog.naver.com/namchin1ok/220731032980)

 

아쉽게도 웨이팅이 있었기에 1년간 변화를 보면서 사진을 찍어보고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하는 동안.

우리 차례가 됐다.

 

작년에는 1층에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2층의 자릴 내주셨습니다.

2층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는 다다미방.

일본에 6번째 방문인데 다다미는 처음 앉아 봅니다.

 

 

우린 두명이지만 4인 테이블을 내주신다.

덕분에 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음식들을 내 위로 넣어줄 도구들

오전 4시부터 움직였지만 난 오전 2시 반까지 스케쥴이 있었기 때문에 컨디션이 별로였지만

시키지 않을 수 없었던 생맥.

작년에 먹었던 쫀득한 거품이 올해도 내 눈 앞에 있습니다.

너무 반갑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려나.

   

내가 마신 한모금 한모금이 컵 가장자리에 새겨지네요.

단품을 시켜보려고 했는데 일하시는 분이 런치메뉴도 있다며 안내를 해주십니다.

이미 작년에 먹어본 메뉴인데 다른 메뉴를 도전하는가 아니면 작년의 향수에 취해 보겠는가.

우린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죠.

통큰 친구의 한마디.

'딴거 먹고 싶으면 이따 또 오지 뭐'

뭐 틀린 말은 아니네. 

    

런치셋트 비프카츠와 밥은 곱배기.

무척 배가 고팠고 난 반찬보단 밥을 많이 먹는 머슴 스타일이니까

밥은 무조건 많이

   

작년과 다름없는 고운 자태.

하나쯤은 들고 찍어도 됐을텐데

잘린 단면을 찍어도 됐을텐데

너.무.배.가.고.프.다.

   

순식간에 날아간 음식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카페로 갔습니다.

역시 작년에 방문했던 니시무라 커피점.

다른점은 모토마치에 있는 곳이 아닌 본점을 간다는 것.

작년 숙소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작년에는 가볼 생각을 못했던 곳인데

이번에 작정을 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리곤 우리는 이 날을 제외한 모든 아침을 니시무라 커피점 이곳 저곳에서 해결했습니다.

(숙소 근처에만 니시무라가 세곳이 있었음)

 

따로 준비된 로스팅실.

고베는 작은 커피숍도 직접 로스팅하는 곳이 꽤나 되기 때문에 그런 커피숍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지만

니시무라 커피점을 목적지로 정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들어갔습니다.

커피숍 특유의 간판

본점 앞에 전시된 아침 메뉴.

아침메뉴지만 핫케잇 셋트는 11시부터 가능. 그래서 못 먹어본 모닝메뉴.

1층에 앉았습니다.

1층이 금연석인듯. 

   

 

독특한 모양의 로스팅 머신.

   

 이런 저런 원두도 보이고.

처음부터 주는 곳도 있고 달려면 주는 곳도 있는 니시무라 커피점의 냅킨

처음엔 웬 수건을 주나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재질도 사이즈도 너무 오해살만하게 생겼...

   

친구는 초컬릿 케익(듀오쇼콜라)와 블렌디커피를 시켰습니다.

진한 초컬릿 맛이 일품. 적당한 당도와 풍부한 카카오향.

   

저는 생과일 케익(가토 오 후류이)과 아이스커피를 주문

습도 높은 일본의 늦여름. 

맛있다곤해도 뜨거운건 못 마시겠어서 시원한걸로 주문.

   

 

김빠진 콜라처럼 보이지만 너무 나 맛있던 아이스 커피.

큰 용량의 프렌차이즈 커피와는 다르게 한잔으로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양입니다. 

 

많다곤 못 하겠다.

   

베리류는 별 감흥이 없던 맛이지만 크림은 아주 좋았습니다.

진한 우유향 가득

무화과를 기억상으론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 봤습니다. 

달고 새큼한 맛이 꽤나 인상적. 기회가 되면 과일을 따로 사먹고 싶다 생각을 했지만

무화과를 파는 곳을 지날 일이 없어서 까먹고 그냥 돌아와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