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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 용의자의 딜레마는 현실에서 거의 작동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게시물ID : economy_190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sterk
추천 : 2
조회수 : 95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5/04 1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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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잡설입니다. 
제가 용의자의 딜레마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서 생각해본 적이 몇번 있었습니다.

물론 경제학은 불완전한 가정으로 시작되는 분야라서
이런 이론 같은게 현실에 바로 맞아 떨어 지는것이 
어떻게 보면 더 이상한 일인 것도 같습니다.

현기차 불매에 관한 싸움을 보면(오늘도 베오베에...)
진짜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현기를 불매해야 한다는 사람들과 
대안이 없어서 현실적으로 현기를 선택한 오너사이에서
항상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다만 모두가 동의하는 명확한 것은, 

현기가 일부 결함이 있는 차량으로 소비자를 우롱 한다는 것
현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완성차 메이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가지 사실을 종합해보면
용의자의 딜레마가 제시하는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하죠

모든 소비자가 불매해서 좋은차를 만들게 하고 
모두가 그 차를 타면 파레토 최적이지만

현실은 결함이 있는 차를 만드는데 
그차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곳에서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봤을때는 
게임이론이 현실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는데

좀더 생각해보면 
게임이론에서는 용의자의 딜레마를 해결할수 있는 방법으로 
두가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반복게임과 정보공유입니다.

기본적으로 용의자의 딜레마라는 모형이 성립하려면
용의자간 상호 정보 교류가 불가능해야하고 
한번의 게임으로 균형이 결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개인의 입장에서는 우월전략을 선택할수 밖에 없고
이제 판을 까보면 그 선택은 결국 용의자의 딜레마와 일치하는 최악의 선택이 되는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은 
당연히 반복게임이면서 상당한 수준으로 정보의 공유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현기차는 완성차 시장을 지배하고있고
용의자의 딜레마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사실 꼭 답을 찾고자 한다면 
게임이론의 보상 모형을 조금 조정해도 되고 
다양한 방법이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게임 이론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고 
그 답을 생각해봤을때

우선 한국사회에서
[사회적신뢰]가 가지는 가치가 어느정도인가??

물론 사회적신뢰 라는것을 구체적 금액으로 환산하는것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가치중 하나이고 
사회 곳곳에서 작동하고 있고 사회 곳곳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내가 약간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파레토 최적을 위한 선택을 했을때,

다른 사회 구성원들도 그렇게 결정해서 
결과적으로 실제 사회 전체적인 파레토 최적에서 
균형이 이루어 질것이라는 그 믿음

다시 말해서 
개인의 입장에는 우월전략이 존재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반복게임과 정보공유를 통한 사회적신뢰를 믿고 
개인의 우월전략을 포기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사회적신뢰는 어떠한가......

아주 가까이 있는 예를 하나 들어보면

대한민국의 전국민은 세월호사건을 생방송으로 지켜봤고
이러한 큰 사건을 겪은 경험이 있는 사회입니다.

만약 앞으로 발생을 가정해볼수 있는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대기하라는 컨트롤 타워의 지시가 내려왔을때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탈출구를 통해 
나 혼자 뛰어나가지 않고 
국가의 통제를 따를수 있는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통제에 따라 대기한다는 것의 의미는

국가가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 준다고 믿는 사회적신뢰의 가치가 
개인의 우월전략(그것은 심지어 스스로의 생명의 가치) 보다 더 높다는것을 의미합니다. 

사회적신뢰는 개인마다 다를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세월호라는 큰 사건을 통해서 

사회적신뢰를 믿었던 사람들은 단 한명도 살아돌아오지 못했고
개인의 우월전략을 선택했던 사람들은 살아서 구조된다는 사실을 
전국민에게 분명하게 가르쳤습니다.

사회적신뢰는 사회를 구성하는 수많은 개인들의 
수십년간의 경험과 생각들을 통해서 표현되는 비탄력적인 것인데  

대한민국의 사회적신뢰는 환산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었다고 봅니다. 

따라서 현실의 반복게임과 정보공유에도 불구하고 
결국 균형은 용의자의 딜레마를 벗어날수 없는 형태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기차로 시작해서 말이 너무 길어졌지만 
말도안되는 비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게임이 아무리 반복되더라도
내가 현기차를 불매한다고 해서 
다른사람도 현기를 불매 한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우월전략이 있는데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하나둘씩 이탈하면 결국 균형은 용의자의 딜레마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사회적 신뢰도는 바닥인데 구매하는 개인만을 공격하고 
불매해서 희생해라고 강요한다면 지금처럼 소비자끼리 싸움하는 수평폭력이 될뿐이고 
그게 길어지면 물타기밖에 안되는듯합니다.

다만 사회적신뢰를 쌓아야 진짜 불매로 이어지는것인데
우월전략으로 이탈하는 구매자들은 
스스로가 그런 신뢰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인식 정도는 가져야합니다.

개인이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수천만원이 넘어가는 
대체재도 아직 재대로 없는 비탄력적인 자동차시장 같은곳에서 
바로 사회적신뢰 타령을 시작하면 씨알이 안먹히는 겁니다.

편의점에서 세일하고있지만 남양제품이니 다시 내려놓는것부터 시작해서
거대 대기업을 상대로 최적균형을 이루는 경험으로 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신뢰도를 회복해서 길게보고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잡설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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