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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처리할 일이 있어서 늦은 퇴근을 하는데
회사 주차장 구석에 누군가 쭈그리고 앉아 훌쩍거리고 있더라구요.
아이씨! 깜짝이야!!!
자세히 보니 타부서 막내는 듯 아닌 듯 해서 말을 걸어보니 타부서 막내가 맞음.ㅋ
뭐가 그리 답답한지 한숨에 눈물에...
옆에 나란히 앉아 한 20분 정도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자신이 회사 주차장에 앉아있다는 사실도 모른체
완전 꽐라돼서 횡설수설하긴하는데,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아가는 나이, 조만간 다가올 30대..
자신이 꿈꾸는 미래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과의 괴리에서 오는 불안? 답답함?
부모님 걱정? 등등
물론 선배들 욕도 좀 하고..ㅋ
뭐 저도 그랬으니까 어느 정도는 이해하겠더라구요.
원래 남 인생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을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넌 착한 친구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에 조금 더 충실하라고 했습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게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너무 미래에 시달리지 말라고..
계획없이 사는 바보가 되는 것도 싫겠지만
너무 미래에 메달려 현재의 시간과 재능을 허비하게 되는 것도 바보짓이니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현재를 즐겨보라고 했습니다.
이미 멋진 일을 하고 있지 않느냐고...
그리고 겨우 부축해서 택시에 태워보내는데...
그 친구가 하는 말...
"근데 아저씨는 누구세요?"
???
어.. 모르는게 좋을거야.
오늘 아침,
잘 들어갔는지 살짝 걱정되서 그쪽 부서 팀장 한 명이랑 커피 한 잔했는데
막내 말로는
"지난 밤에 회사 주차장에 이상한 아저씨가 있었다고 술에 취해서 혼자 뭐라 뭐라하더니 자기를 억지로 택시에 태워 보냈다고..."
뭐야?? 이 자식 기억이 왜 이따위야??
택시에 태울 때 만약을 대비해서 기사분께 택시비하고 제 명함도 함께 드렸는데ㅠㅠ
그려 그냥 이상한 아저씨 만났다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할지도..ㅋ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