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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3편 "지저스의 엑소시스트"로 완결부터 하려고 했는데 Q&A를 먼저하면 더 좋을 것 같아 가지고 와봤습니다!
킹스맨의 "사우스 글레이드 교회"라는 가상의 교회는 바이블벨트 켄터키에 있다는 설정이었습니다. 모델이 된 곳은 캔자스의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라는 극렬한 백인우월주의 사이비 종교단체라고합니다. 엄밀히 남부도 아니고 모든 남부교회가 저 정도인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인종차별⦁성차별⦁교리에대한 맹신⦁배타적내세관(우리 아니면 천국못가)⦁성서무오설 등의 특징을 공유하기에 이해하기 쉬운 예시로 보여드렸으니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대인, 흑인, 동성애자를 한 문장에 지옥보내는 영화는 킹스맨이 유일해서;;;;)
+ 안봐도 상관없는 냥목사의 영화 리뷰: 킹스맨
텍사스의 교회라는 설정이었거나 개신교 대교단을 모델로 했다면 메시지에 더 잘 부합했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흥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적절히 타협을 본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신교인들은 "우리 욕한게 아님"하고 비개신교는 "극우 개신교나 사이비나 뭐가다름"하는 거죠. 물론 고깝게 보는 시선도 있었겠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씬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응폭력과 균형
교회씬은 제작자들이 굉장한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구도나 기법 뿐만 아니라 인물과 사건의 측면에서도 그런데요. 극우 백인들은 흑인이 미운데 흑인이 만든 공짜 인터넷 칩을 사용하고(증오&모순), 영국 신사는 이 사람들이 밉고(증오에 대한 증오), 흑인은 이 영국신사를 부추기고(기폭제), 신사는 모두 죽여버리는데(대응폭력), 관객을 대변하는 주인공 에그시는 이걸 말리고 싶어하죠(이성). 이 다섯가지 요소가 절묘하게 조화되었기에 관객은 사건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에그시가 말리지 않았으면 이야기가 균형을 잃어 엎어지게되고 관객이 공감하지 못하게 됩니다.
절정을 위한 빌드업
한편 극 내부적으로 저 살육이 가능했던 것은 백인들이 빌런 발렌타인의 칩을 구매해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점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실제로 발렌타인은 "저(백인) 사람들이 내(흑인) 칩을 샀을까?"하고 궁금해하죠. 물론 다 갖고 있었습니다. 만일 철저한 백인우월주의자라면 안샀겠죠. 그러나 그런 건 돈 몇푼 앞에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의학이나 기술, 문화발달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것들을 불신하는 태도의 부조화를 영화의 장치로 이용한 것이죠. 인터넷이 공짜가 되는 칩과 그걸 개발한 흑인이라는 설정은 어쩌면 이 장면을 위한 빌드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씬에서 백인신사는 생물학적 죽음 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죽음을 맞이합니다. 선역으로 더이상 못쓰게 되죠. 근데 그 사건을 주인공이 홀로서기하게 되는 계기로 삼는 다는 것은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각본가가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탈레반들: 환경론자, 미친 갑부, 극우기독교, 정의의 사도
킹스맨들은 탈레반들의 향연입니다. 빌런은 환경론자, 동조자는 1%갑부들, 극우기독교, 정의의 사도. 이들의 교리(대의)는 이렇습니다.
환경론자: 지구를 위해서 인간을 죽여도 돼
갑부들: 가난한 사람은 죽어도 돼
극우기독교: 흑인, 동성애자, 유대인 죽여도 돼
정의의 사도: 쟤네들 다 죽여도 돼.
그리고 각본가는 "다 안 돼 다 안 된다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각본가가 제시하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폭력은 "빈곤 퇴치"와 "정당방위"입니다. 그래서 에그시를 영국빈민으로 설정했고, 갑부들을 처단할 때 자신의 무력이 아닌 그들의 "꾀"(칩)를 이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오"여겨지는 교회살육씬과 다르게 머리터지는 불꽃놀이는 "정당하고 즐거운 혁명의 성공"으로 묘사됩니다.
킹스맨이 관객을 교육하려고 이런 메시지들을 넣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킹스맨은 상업영화니까요. 오히려 이런 요소를 넣어야 영화가 흥행하고 극도 개연성을 확보한다고 봤을 겁니다. 인생의 고통과 대의를 담아야 관객이 이야기를 중요하다고 여기고 감정이입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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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우리 집 컴퓨터 두 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