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하늘 아래인데, 여길 찾아 오가는 게 꽤 힘들었습니다. 알고 지내는 일단의 우동덕후 무리가 "최고의 우동이다! 일본 장인이 만드는 사누키 우동을 먹을 수 있는 좋은 곳이니 1인 2메뉴는 기본"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입니다만, 교통여건이 정말 훌륭한 곳에 잘도 숨어있더라고요.
환승하려던 버스정류장에 우회운행 공지가 없어서, 집에서 2시간 전에 출발하고도 지각했습니다.
대우전자 간판은 훼이크입니다. 거기 더해 담쟁이넝쿨로 은밀성 향상까지.
기본메뉴는 4가지 : 국물이 있는 걸로 가케우동, 부가케우동. 국물이 없는 걸로 유자우동, 카마타마우동. 여기에 9-12월 계절메뉴로 스다치우동
1인 우동 두그릇이 거뜬한 동네니까 2인 우동 다섯 그릇을 지릅니다. 온 김에 다 먹어치워야죠. 사이드로 반숙계란 하나 추가.
왼쪽이 부가케우동, 오른쪽이 가케우동입니다. 가케우동은 담백한 멸치육수 맛, 부가케우동은 거기 더해 살짝 달달한 맛입니다.
푸짐한 밑반찬 그런 거 치우고, 면과 육수에 모든 걸 담아내는 상차림입니다. 면발이 끝내줍니다.
식탁 한편에 가케용, 부가케용 소스가 놓여있습니다.
유자우동입니다. 유자를 뿌리고, 간장도 좀 뿌린 다음 면발을 만끽하는 메뉴입니다.
카마타마우동입니다. 따끈따근하고 고소한 계란을 끼얹고 면발을 만끽(이하생략)
스다치우동입니다. 우하단에 스다치가 잘렸네요. 크. 스다치는 일본에서 유래된 라임 비스무리한 녀석인데 제주도에 들여오면서
영귤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영귤을 짜주고, 간장도 좀 뿌린 다음(이하생략)
오늘의 MVP. 간장에 재운 반숙계란님입니다. 이걸 하나만 지르는 게 아니었는데. 짭조롬하게 간이 된 반숙인데 노른자가 정말 억수로 부드럽습니다. 다시 떠올리니까 침이 고이네요. 사이드메뉴인데, 맛이 꽤 강한 편이라 우동을 모두 해치우고 입가심으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서울 안에서 돌아다닌건데 왕복 4시간이나 걸렸지만, 먹은 게 만족스러워서 고생한 값어치는 했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