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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ㅎ
장모님을 모시게된 사연은 아랫글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todayhumor.com/?wedlock_13704
코로나 창궐로 집콕이 많은 요즘 장모님께서는 소일거리로 다육이를 길러서 당근 마켓에 팔고 계십니다.
원래 수줍음을 많이 타시는 분이라 직거래할 때는 저나 아들이 대신나갔는데요.
어제 드디어 장모님께서 직접 거래를 나가보겠다고 하시드라구요.ㅋ
그래서 제가 화분을 들고 장모님을 모시고 나갔습니다.
약속 장소로 가면서 장모님 곁에서 저의 25년 중고거래의 노하우를 전수해드리기 위해
재잘거리면서 따라갔습죠.ㅋ
"어머님, 중고거래의 핵심을 기세입니다. 기세. 예의는 갖추되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면 안됩니다.
...괜히 잘생긴 어르신에게 흔들려서 현장 네고당하거나 하시면..."
"사우~~ 조용히 좀 가자~"
"넵" ㅠㅠ
약속 장소인 XX초등학교 정문 10m 전, 장모님 또래의 여성분이 눈에 들어옴.
"장모님 어서 가서 당↗근↘~하세요. 화이팅!"
먼저 걸어가시는 장모님의 뒷모습에서 비장함과 긴장감이 느껴졌습니다.
장모님 "당↗근↘... 이유??"
거래자 "이~이. 다육이유?"
장모님 "이? 그짝 충정도유?
거래자 "이? 나 예산이유."
장모님 "이? 나 청양이유. 윗동네 사람이구먼."
거래자 "반가워유~"
:
이~잉??? 허어~ 돈은 못 받겠는데....
:
거래자 "다육이가 진짜 이쁘네~"
사우 "장모님께서 사람이든 식물이든 이쁘게 키우는 쪽으로는 전문가 이십니다. 이히"
깔깔깔~
:
15분 넘게 수다를 떠시더니 결국,
"그거 주고 사우는 먼저 들어가."
친구 한 분없는 수원에서 외롭기는 하셨겠지요.
저도 좋긴 한데, 일단 그분은 오늘 처음 만난 분이고 화분들 무게도 좀 있어서
그분 댁까지 모셔다 드리고 저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ㅎ
저녁까지 드시고 오셔서 으찌나 즐거워 하시는 지...^^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치자 마자 또 그분 댁에 놀러가셨네요.
혼자 사시는 분인데 그 집에도 고양이가 두 마리있다며
저희 집 고양이 사진을 잔뜩 찍어서 가시더라구요.
아무래도 자랑 하실려고 그러신 듯.ㅋ
그리고 조금 전 장모님의 전화.
"사우!! 그 넷플릭스 어떻게 하는거여?"
아무래도 다녀와야할 듯합니다...허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