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데 추석을 맞아 본가로 왔습니다.
저희 집이 큰집이라 친척들이 오시기 때문에 강아지를 데리고 오기가 어려워 친구한테 소정의 금액을 주고 며칠만 맡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시간전쯤 그 친구가 카톡으로 제 이름을 부르면서 우는겁니다...
순간 깜짝놀라서 계속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습니다.
그 친구가 이 시간쯤에 강아지랑 같이 바닷가에 놀러간다고 말했었기 때문에 그때 든 생각은 강아지를 잃어버렸구나!였습니다.
이때까지 저는 동물과 인간을 경계짓고 내 동물보다 모르는 인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게 맞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친구가 장난으로 강아지 자기한테 팔라고 할 때도 웃어넘기면서 돈 많이 주면 판다고 하기도 했고
제가 제 강아지를 아끼기는 하지만 단순히 소중한 물건정도로 생각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심장이 벌렁벌렁거리고 눈물날 것 같았습니다.
가슴이 조이고 몸이 떨려서 자식 잃어버린 부모 마음같았습니다.
마음 한편에서는 강아지를 잃어버린 친구에 대한 원망이 들었습니다.
나한테는 가족인데 자기는 장난감으로 생각해서 바닷가에 데려가 목줄을 풀어놓고 놀았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화가났고 또 한편으로는 친구한테 맡기는게 아니라 강아지를 우리 집에 가두고 친구는 밥만 주게 할걸 이라는 후회를 했습니다.
그러면 최악의 경우라도 잃어버리지는 않았을테니까요...
내일 당장 포항에 가야겠다... 귀찮다하면서 미루지 말고 진작 칩을 박을걸... 강아지야 제발 그 근처에 있어라...
온갖 생각을 하는 와중에 마침내 연락이 왔습니다.
알고보니 별거 아니었습니다. 자기 친구 강아지랑 제 강아지랑 놀게 하고 싶은데 괜찮냐고 물어보는거더라구요.
간절한 티를 내려고 눈물을 넣은 것이었습니다.
연락이 안온 시간 겨우 7분이었지만 7년은 늙은 것 같이... 지옥에 갔다온 것 같고 마음이 허하고 그렇네요...
아무일도 아니었어서 다행이지만 이제 다시는 함부로 안맡기려구요...
오래 집을 떠나는 일도 없어야겠지만 떠나더라도 웬만하면 집에 두고 친구들한테는 밥만 주라고 할겁니다 ㅠㅠㅠ
지금껏 조마조마한게 제 심장을 두고 온 기분이네요.
이번 일로 제가 강아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애견카페에서 허스키한테 강아지가 물려죽은 주인 마음이 공감이 됩니다.
돌아갈 때까지 무슨 일 없길 바라고.. 가면 진짜 사랑해줄거에요.
오유님들도 강아지랑 오래오래 이쁜 사랑하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