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드는거 좋아하는 (오빠이고 싶은) 아재 입니다.
DIY 게시판에서 다른 분야의 작업들을 늘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목공작업 올리시는게 너무 멋져 보여서 나이들면 목공도 꼭 배워 보고 싶어요.ㅎㅎ
대학교 땐 도예, 요리 등을 취미로 하다 취미로 수년전부터 가죽공예를 하고 있고 눈팅만 하긴 죄송해서 이번에 만든 가방의 간단한 제작기 올려봅니다.
제가 다른 글들 보고 그랬듯이 보시고 " 아.. 이것도 재밌겠다!! " 라고 가죽공예에 흥미를 가지실수 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너무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파트 당 두장 정도씩은 가져오다 보니 사진이 많습니다ㅜ)
위 사진은 작년에 받은 B사 광고 메일에서 본 사진입니다.
처음 보고는 한눈에 반해 사려고 찾아봤더니 가격이...
좌절하던 중 '천천히 만들면 비슷하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어 올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작업 전에 디자인 도용 같은 법적 문제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관련해서 B사에 문의를 했고
'상업적인 판매 용도가 아니라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거면 문제는 없다. 나중에 우리 가방 하나 사주라. '
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약속을 지키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네요..ㅜ)
A. 구상 및 준비
1년전에 한 대략적인 스케치 입니다. 구조등을 머리속에 그려보고 부분부분 특징을 정합니다.
그리고 대략적인 크기를 정해 대충 종이로 만들어서 실제 크기를 가늠해 봅니다.
(어떤 분들은 이 단계에서 저렴한 가죽을 쓰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리고 몇번의 수정을 통해 정확한 치수를 정하게 됩니다.
(저는 저 종이 모형에서 손잡이 좀 더 작게 만들고 옆면을 키웠습니다.)
정확한 치수가 정해지면 실제 크기로 도면을 그립니다.
가방 크기에 따라 도면의 갯수가 수십개를 넘어가기도 하구요.
mm 단위로 맞추어야 하는 이 작업이 제일 지루 하지만 여기서 꼼꼼히 하지 않으면 실수를 해서 가죽&시간을 버리게 됩니다.
(전 이번에 도면 제작만 2달 걸렸네요. 이후 실물 제작이 2달 걸렸으니 전체 작업의 절반정도가 위 사진한장에 있습니다.)
도면이 만들어 지면 그뒤는 일사천리입니다. (천리가 겁나 깁니...)
제일 중요한 준비물인 가죽입니다.
원래 제품은 양가죽을 썼지만 전 비슷한 무늬의 스위프트 라는 소가죽을 썼습니다. (가죽의 무니가 작고 촉촉? 하다는 느낌이 특징이네요.)
도면을 따라 가죽을 잘라내주고 그 가죽을 필요 따라 두께를 정해 피할(가죽을 일정한 두께에 따라 얇게 자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내구성이라던지 부속의 목적에 맞추어 적절한 보강재를 써서 가죽을 보강해줍니다.
가죽, 보강재를 다 자르고 필요한 금속 부자재를 준비했으면 하나하나 부분(part)를 만들면 됩니다.
B. 각 부분 제작
바닥 부분>>
가방의 기초가 되는 바닦입니다.
두껍고 강한 보강제를 써서 무게를 지탱하는데 무리가 없게 합니다.
앞판 >>
타원 펀치와 원형 펀치, 아트나이프를 가지고 깔끔하게 구멍을 뚫어 주는게 관건인거 같습니다.
바깥 장식 부분 >>
가방의 제일 큰 특징이라 제일 연구를 많이 했고 공을 들인 부분 입니다.
제작전에 미리 다른 가죽으로 연습도 해보고 만들어서 결과물은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손잡이 >>
두툼하게 생긴 손잡이때문에 비슷하게 만드느라 고생했네요ㄷㄷㄷ
장식 끈 >>
적당하게 볼륨감도 주면서 힘을 지지하는 역활도 충실하게 보강제를 가죽으로 썼습니다.
지퍼 상판 >>
지퍼가 울지않고? 잘 붙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지퍼 손잡이 >>
안쪽 지퍼는 작게, 그리고 바깥쪽 지퍼는 약간의 디테일을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안감 >>
안감까지 가죽으로 하면 너무 무거워지고 비용도 커져서 샤무드 라는 자재로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질기고 부드러워서 좋았어요.
C. 결합
이렇게 각 파트별로 제작이 끝나면 이제 순서대로 결합하면 됩니다.
가방 바닥과 앞판을 연결하고
(이렇게 보니 앞판의 구멍들이 그.. 얼굴모양 감자 튀김이랑 비슷하네요 ㅎㅎ)
아래 장식끈을 바닦에 고정시킨뒤 파이핑 심이 부착된 옆 면을 (바닦 + 앞면) 과 결합시키고 뒤집어 줍니다.
그리고 파이핑 주변은 망치로 톡톡 두들겨 모양을 잡아줍니다.
안감과 지퍼 상판을 결합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하면 큰 파트는 다 만들어 졌습니다.
제일 어려웠던 [손잡이-장식덮개-본체] 의 결합이었습니다.
두께가 너무 두꺼워 바느질 하는데 시껍했네요.
그래도 앞에서 보니 깔끔하게 나와서 다행입니다. : )
겉피와 안감을 결합하고
옆면 바느질을 마무리 하면 끝.
그리고 부분부분 단면마감을 해주고 솔질과 오일을 먹여주면 가방제작이 끝납니다.
아래는 완성사진 입니다.
D. 완성사진
중간 중간 삐뚤삐뚤한 부분도 있지만 손으로 만든 티가 나서 재밌는 부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요즘 시간이 많아 손바느질과 도구로 어찌어찌 완성했지만 담엔 미싱을 배워야겠어요.
시간도 오래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제가 원하는대로 만들어 졌을때 뿌듯함은 이루 말 할수 없는거 같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