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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고부부 자전거세계여행]호주#12. 휴가시즌에 우릴 받아준 호스트 팀
게시물ID : travel_187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껄껄유머
추천 : 3
조회수 : 5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08 12: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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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레디고부부의 자전거세계여행]호주#12.Traralgon - Warragul 부활절 휴가기간에 우릴 받아준 웜샤워호스트 팀!

와라굴에 사는 웜샤워 호스트가 부활절 휴가기간에 자신의 집에 쉬어도 좋다는
메세지를 보낸 것은 우리가 세일에 머물고 있을때였다.

원래대로라면 세일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포트엘버트를 거쳐야했지만
부활절 휴가기간의 캠핑장은 극성수기로 돌변해서 
가격은 두 배, 자리는 없음 상태가 되기 때문에 
우리는 웜샤워 호스트가 수락해준 와라굴로 향한 것이다.

뭐 꼭 남쪽 해변을 가야하는 것은 아니었으니 ..
들어가는 날짜를 부활절 휴가 시작일인 3월25일로 약속했기에
가야할 거리에 비해 남은 날이 여유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중간에 있는 Moe(모~.. 모에?) 에서 이틀간 쉬어가기로 결정

17-1.트라랄곤 - 모 27km.jpg
< 16.03.23 Moe 가는 길 약 25km의 쉬운 라이딩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jpg
< 여전히 흐린 날씨 Big4 캠핑장은 알록달록 >

2시간 남짓 달리면 되는 거리이니 시간도 급하지 않고
여유있게 아침 먹고 캠핑장을 나섰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jpg
< 멜버른은 아직 아니야 모웰을 거쳐가자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3.jpg
< 다부진 표정으로 길을 찾는 중 >

그저 쭉 뻗은 길을 따라 달려가면 되는 길이고
갓 길도 넓어서 큰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도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는 길이었다.
한가지 아쉬운건 우리는 힘들건 안힘들건 시간되면 쉬어가는 타입인데
쉴때도 그냥 갓 길에서 휭휭 지나가는 차의 굉음을 들으며 쉬어야 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고속도로를 잘 안달려서 몰랐는데
자전거로 고속도로 중간을 건너가야하는 길도 있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6.jpg
< 좌측으로 갈것 아닌 자전거는 여기로 건너시오 >

처음에 이 표지를 만났을때는 한참 서있다가 
차가 안보일때 슬슬 끌고 건넜는데 
나중에는 그냥 타고가다가 차가 근접해서 따라오지 않는다면
수신호하며 건너가는 편이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7.jpg
< 고속도로 횡단 성공적 >

예정대로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Moe 캠핑장에 도착
그다지 싼 가격도 아닌데 와이파이도 안되고 캠프키친도 없다. 당연히 냉장고도 없고..
그간 시설이 꽤 좋은 캠핑장만 다녔던 것인지 
우린 항상 먹을 것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물도 얼려놓고 했는데
조금 난감하긴 했지만 뭐.. 그다지 불편하지 않게 지냈다.

그리고 둘째날에는 더러웠던 BBQ 그릴을 싹 닦아 내고 
캠프장 스탭에게 다 떨어진 가스도 채워달라고 하고는
삼겹살 파튀~ 예아~!!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8.jpg
<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9.jpg
< 으으 심쿵.... >

사실 호주 돼지고기가격은 그다지 싼 편이 아니라서.
(소고기가 한국보다 많이 저렴해서 상대적으로 돼지가 비싸게 느껴진다.)
사먹을때마다 큰 지출을 하는 느낌이었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0.jpg
< BBQ 그릴 닦는데 한 시간은 투자했다 >

역시 삼겹살은 상추 쌈... 아니 양상추 쌈이지!
호주 상추는 쌈싸먹기엔 좀 아쉬운 크기와 모양이라 
우린 언제나 양상추로 대신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ㅋㅋ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1.jpg
< 풋고추도 고추장에 푹찍어서 Ang! >

삼겹살은 좋은 맛이었습니다.

할일도 없이 Moe에서 이틀을 보내고 드디어 웜샤워를 만나러 가는 날!!


18.모 - 와라굴 (웜샤워 팀)  37km.jpg
< 16.03.25  35km .. 음 막판에 좀 힘들겠어 >


35km 정도라면 언덕이 있어도 그다지 힘들 코스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냥 호스트의 주소를 구글에 찍고 출발.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2.jpg
< 오늘은 침대에서 잘 수 있어!! >

그나저나 우린 진짜 구름을 몰고다녔나보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선크림도 안바르고 다니고 있었다 
"해를 보기도 힘든데 뭔 선크림이여 버려버릴까보다..." 하면서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3.jpg
< 달리며 제법 여유도 부리는 명실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4.jpg
< ㅋㅋㅋ 방심하지 마시오 >

평지 여유 있는 길에서는 라이딩 사진을 찍을때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 시작한 명실이었는데..
방심해서 휘청휘청~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물론 넘어지지 않았으니 걱정 마세요 ㅎ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5.jpg
< 목장가는 길에 집착하는 나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6.jpg
< 난 왜 이런 길에 집착하게 되는가 >

웜샤워 게스트가 되는건 3번째이고.. 
호스트를 직접 만나는건 두번째이기에 조금 긴장도 되고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도 하면서 
슬슬 페달을 밟았다. 우린 천천히 가는게 즐거운 여행자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7.jpg
< 이 날 초반부 길은 참 여유롭고 좋았다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8.jpg
< 목장 옆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

좀 쉬다보니 슬슬 구름이 걷히고 
맑은 하늘이 보인다. 오오 맑은 하늘..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19.jpg
< 날씨가 좋아질땐 물구나무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0.jpg
< 그리고 점프 >

나만 매번 미친 사람처럼 날뛰는 사진이 있는 터라
명실에게도 점프사진을 요구했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2.jpg
< 점프~!!..........네 그렇습니다 > 

자신의 점프 실력에 좌절한 명실을 달래주고
다시 라이딩을 시작.

사실 지루하기 그지없는 여행길
그저 쉬다가 달리고 쉬다가 달리고 자고 먹고
그 길을 달린 우리는 매번 특별하고 
매번 새롭게 힘들지만 ㅋㅋㅋ
글로 쓰자니 지겨운 얼굴에 지겨운 도로 사진뿐이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3.jpg
< 그래도 우리는 재밌다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4.jpg
< 꽤나 공격적으로 달리는 싸이클리스트들이군! >

이 표지판 이후로 꽤 찾은 오르막 내리막이 있었는데
문제는 엄청난 파리의 습격으로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등과 패니어 자전거 곳곳에 파리가 열마리도 넘게 붙어있고
얼굴 주위로 달라붙는 파리 덕에 미친듯 페달을 밟았지만
파리의 공격과 무임승차는 계속 됐다.

이전에도 파리 몇마리가 잠시 달라 붙은 적은 있지만
이 곳처럼 극성을 부린적은 처음이라.
라이딩하며 파리를 쫒으려 고개를 흔들다가
목디스크가 올 판이었다.

명실을 얼마나 짜증났던지 짜증섞인 울먹거림과 함께
"아 좀 저리가 아후 으으으으" 했지만
아쉽게도 파리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주변에 목장이 가까이 있는 덕에
파리가 겁나서 점심도 못먹고 달리다가
그나마 좀 없어보이는 곳에서 
파리와 눈치싸움하며 점심을 해결했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5.jpg
< 겨우 점심을 먹고 난 뒤 >

점심을 먹으며 그리고 먹고나서 앉은 자리에서만
파리를 스무마리 가까이 죽였다.
그래도 배가 좀 차고 쉬다보니 여유가 생겨서 
주변을 돌아보니 우리가 쉬던 곳의 나무가 꽤 거창하게 생겼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6.jpg
< 환타지 영화에서 이런 숲속 자주 봤는데 >

세일이후로 날이 급격히 추워지기 시작해서
우리의 라이딩 복장도 좀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이때쯤부터 뉴질랜드 여행을 걱정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7.jpg
< 어으 추운거..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8.jpg
< 니네도 다 쉬었으면 출발하자 >

이제 호스트의 집까지 얼마 남지 않았었는데
고난이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비포장도로 받고! 다운힐 주고! 업힐 다시 받고!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29.jpg
< 낭떠러지냐!! >

다운힐이 저런 오프로드라면 꽤 위험한데
이번 다운힐은 경사도 상당하다. 게다가 바로 업힐이 존재
속도를 내서 내려갈 수도 없으니 더욱 힘든 상황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30.jpg
< 뭐 어쩌겠어 올라가자 >

내리막에서 자전거가 미끄러지기 시작해서
끌바로 내려갔다가. 오르막도 푹푹 빠지는 모래덕에
끌바도 좀 하고 좀 타기도 하고 하면서 세 개정도의
언덕을 넘었다. 그리고 도착한 웜샤워 호스트 "팀(Tim)"의 집!

우리가 가는 웜샤워 집마다 이렇게 큰 집인지
아님 모든 웜샤워 집이 대저택인지 모르겠지만
팀의 집도 상당히 큰 집이었다.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31.jpg
< 우릴 위해 준비해준 방 >

그는 이 큰 집과 아주 넓은 마당, 과일나무 , 양봉(꿀채취), 텃밭등을
혼자 가꾸며 살고 있는 독신남이었는데
아들 두명과 딸 하나를 출가 시킨 상태였고
아내분과는 이혼하신것 같았다 실례인것 같아 직접적으로 묻진 않았지만.

그는 혼자 지내며 열성적으로 자전거도 타고 
도자기도 만들고 목공예도 하는 예술가 기질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의 집을 잠시 소개하자면..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61.jpg
< 채광이 좋은 넓은 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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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옆 TV를 보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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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일보면서 구경하기엔 황송한 경치를 가진 화장실 >

트라랄곤-모에-와라굴(팀)-65.jpg
<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주방 >

알고보니 이 집을 직접 손수 지었다고 하는 팀의 말을 듣고 
팀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사진에서 보는 모든 도자기 종류는 팀이 만든 것이고
집의 창틀이나 나무수저 각종 소품도 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것들이었다.

으.... 팀은 내가 살고 싶은 노후를 다 가진 사람이었던 것이다.
우린 완벽한 팀을 만나 3일간 그의 집에서 쉬게 되었다

그의 집에서 보낸 3일간의 얘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기준일 : 2016년 3월 25일
이동거리 : 약 989km 
여행일자 : 자전거 29일 (여행출발 15.11.23 총 121일) 
여행경비: 1886 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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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현재 캐나다 재스퍼에 있으며
이 글은 네이버블로그 글을 그대로 다시 쓴 글입니다.
현재 블로그에는 호주여행기까지는 끝내고
캐나다 여행기가 시작되었습니다.

www.thereadygo.com

감사합니다!
출처 레디고부부의 자전거여행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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