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독일에서 문학상을 받은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홍콩 시위대를 위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9일 NHK 등에 따르면 독일의 일간지 ‘디 벨트’가 주는 ‘벨트 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무라카미는 지난 7일 베를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25년 전의 베를린 장벽 붕괴를 거론하면서 “세계에는 지금도 인종, 종교, 불관용, 근본주의, 그리고 욕망과 불안이라는 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라카미는 이어 “우리들 소설가에게 벽은 뚫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장애물”이라고 밝힌 뒤 “벽을 통과할 자유가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되도록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메시지를 자신들의 벽과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는 홍콩의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영어로 밝혔다.
홍콩에서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입후보자 자격 제한 결정에 반대하는 시민의 도심점거 시위가 40일 이상 이어지고 있다.
한편, 무라카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 이뤄진 뒤인 지난 2009년 2월 이스라엘의 최고문학상인 예루살렘상을 받을 당시에도 ‘벽’을 거론한 바 있다.
며칠 전 무라카미의 문학상 수상 연설과 70여년 전 채플린의 연설이 묘하게 공명하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