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에서 위병조장 근무를 섰을때 일어났던 일임.
새로운 연대장이 부임하고 부대내에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음. '새로운 연대장이 완전 돌아이라더라.'
'심심하면 순찰와서 위병소 근무자들 영창보내는게 취미라더라' 같은 소문들이 들리기 시작했음.
설마 뜬소문이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일이 터졌음.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부대내가 시끌시끌 했음. 무슨 일인지 물어봤더니 전날 위병소 근무자가 영창을
간다고 하는 것임. 그 내막은 이랬음.
그날 위병조장 근무자는 내 한달 선임이었는데 새벽에 근무를서다가 연대장이 순찰을 와서 위병소 안으로 들이닥쳤다고 함.
소문으로만 듣던 연대장을 만난 그 선임은 근무보고도 하지 못한채 경례만 하고 사시나무 떨 듯 떨고만 있었고
연대장은 아무말도 안하고 한참을 쳐다만 보다가 총기함에서 그 선임 총을 꺼내서 그대로 밖으로 걸어나간 겄임.
그 선임은 저지하지도 못한채 그냥 서서 그 모습만 바라봤다고 함. 연대장은 그대로 지통실로 직행하여 람보놀이를 했다고함.
지통실 모두를 쏴 죽인 후 위병소 근무 참 잘서더라라는 말을남긴채 돌아갔다고 함. 나중에 영창에서 복귀한 그 선임의 말에 의하면
그때 그 연대장에게서 패왕색 패기를 느꼇다고 했음. 자신은 정신을 잃은채 게거품을 물지 않는것이 고작이었다고 함.
그 일이 있고 몇일 후 위병조장 근무를 서고 있을때 뭔가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는 레토나 한 대가 위병소에 당도했음.
뭔가 불길한 기운을 직감하고 차량번호를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연대장 차량이 들어온 것이었음. 그 사건 이후
수많은 예행연습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거쳤지만 이미 내 심장은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음. 연대장이 위병소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경례를 하고 근무보고를 시작했음. 신기한게 머리속은 새하얀데 입으로는 그동안 외웠던 브리핑
들이 주절주절 나오는 것이었음. 연대장은 브리핑을 듣는둥 마는둥 하더니 슬슬 총기함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음.
올것이 왔구나 직감하고 연대장보다 빠르게 총을 꺼내서 앞에총 자세로 대기하고 있었음. 연대장은 이것봐라? 하는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내 총을 붙잡고 흔들어 총을 뺏은 뒤에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음. 내 귓가엔 영창이라는 맑은소리
고운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이대로 가면 나도 14박15일 패키지의 주인공이 되겟구나 라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연대장에게 달려들어 허리에 태클을 날리고 말았음. 이미 연대장은 연대장이 아니라 아무 사고 없이 제대하자 라는
나의 소박한 희망을 앗아가기 위해 나타난 악마로 밖에 보이지 않았음.
한참을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다시 총을 뺏어냈음.거친 숨을 쏟아내던 연대장은 날 보고 씩 웃더니 아무말도 없이
위병소를 떠났는데 그때 그 미소를 아직도 잊을수가 없음.그 표정은 마치 이제 내가 너의 사지를 분리시켜
머리통으로 족구를 하고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 줄넘기를 한 후 여기를떠나겠다 라고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음.
근무가 끝나자 마자 지통실에서 직접 호출이 왔고 나는 영창이 아니라 포상을 받았음. 그리고 그 이후로 제대할때까지
그 연대장은 우리부대에 찾아오지 않았음.
내가 연대장에게 태클을 날렸다는 소문은 점점 퍼져나가면서 와전되어서 다른 대대에서는 '왠 미ㅊ놈이 연대장한테 태클을
건후 마운트 포지션에서 얼음송곳 파운딩을 날렸다더라.' '트라이앵글 초크를 걸어서 연대장을 기절시켰다더라' 라는
말도안되는 헛소문이 퍼졌고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전설아닌 전설이 되고 말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