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차별하는 부모의 속마음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어요.
(그분은 자식입장에서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자식인 자기에게 못되게 한건지에 대해서
알게 된걸 저한테 말해준거지, 그분이 부모 입장은 아닙니다)
내게 말해준 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할께요.
그 분이 원치않으실 수 있으니까.
하여간 그 분이 찬찬히 이야기해준게 전 가슴에 많이
와 닿더군요.
그냥 조금 차별하는 정도가 아니라
극단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차별인 경우에만
해당이 되어요.
차별할때 본질적인 이유는 '사랑'때문이라네요.
1,2,3이라는 3명의 자식이 있는데 2에 대한 사랑이
심하게 클 때.... 1,3은 덜 사랑하는게 아니라
1,3이 미워진대요.
그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라
낙랑공주가 호동왕자를 위해서 나라를 배신한 정도의
급이라네요.ㅠㅠ;;;
2를 많이 사랑한다고해서 왜 똑같이 자기 속으로 낳았고
잘못도 없는 1과 3이 미워지냐고...
제가 물어봤었어요. 1과 3은 평범하게 사랑하는거고
2를 많이 사랑하는거 아니냐??고.
넉넉한 상황이라서 1과 3에게 기본적인 부모로써의 책임을
이행하면서도 2에게 맘껏 다 퍼부울 수 있는 경우에는
그게 나중에 유산문제일때나 드러나지 자랄때는 그리
티가 안나는데...
부족한 형편이라서 2...한명에게도 맘껏 좋은거 먹이고
입히고 가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면
1과 3이 2를 몫을 빼았아가는 미운 도둑으로만 느껴질 수
밖에 없대요.
밥을 먹을때도 비싼 고기 한접시 올렸는데 2만 먹어도
모자랄 판에..1과 3이 같이 먹는걸...2의 것을 빼았는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솟고...
(그런데 차마 치사하게 '넌 맨밥만 먹어!'라고는 말을
못하니깐 그 분노를 다른데서 트집잡아서 풀게 되고..
-근데 실제로 대놓고 하는 부모는 아예 못먹게도 하죠)
2에게 좋은 과외 못 시켜줘서 가슴이 아파죽겠는데
1과 3이 학원 보내달라고하면 화가 더 난대요.
1과 3만 없었으면 2 뒷바라지 훨씬 수월하게 해줄텐데...싶어서.
키우면서 10년 20년 그 분노가 쌓이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1과 3은 채무자고 자기와 2는 채권자라는
심리가 된대요.
1과 3에게 들어간 소소한 모든 비용이 2의 몫을 희생해서
쓴거니깐 1과 3이 어떻게든 갚게 만들어야한다는...
그래서 흔한 이야기 있쟎아요.
아들 귀하게 키우고 딸은 찬밥취급이었는데
막상 다 키워놓고 돈 들어갈때는 아들은 빼고 딸한테서만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거기서 나오는거래요.
이때 딸들 생각은 제대로 해준 것도 없고 돈은 오로지
아들에게만 썼는데 왜??? 싶지만
부모 마음 속에는 키울때 밥상에서 매번 2번 몫의 좋은
음식을 1과 3이 뺐아먹는걸 참아준걸요.
맛있는 반찬 대놓고 1과 3에게 먹지 못하게 했더라도
1과 3이 먹은 쌀과 김치만 아니었어도 2에게 더 좋은걸
해줄 수 있었으니까....
형편이 넉넉한 부모는 그런 극단적인 2에 대한 사랑이
있더라도.. 키우면서 1과 3에게 들어간 작은 비용들때문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는대요.
1과 3때문에 2한테 해주고 싶은걸 못해주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재산을 물려주는 상황에서는 부모에게
1과 3은 경계해야하는 적으로 느껴지게 된다네요.
유산법이 바뀐 후로는 혹시라도 1과 3에게 대놓고 티내면
법적으로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
겉으로 티는 내지 못하고 굉장히 부드럽게....눈치보면서
어쨌던 결론은 최대한 2에게 다 밀어주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게 되지요.
그 분은 왜 부모가 날 미워할까? 라는 의문때문에
긴세월 방황하면서 심리학강의도 듣고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어느날....... 답이 나오면서
그 후로는 부모에 대한 원망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고...
내가 잘못한게 아니고...
내가 아무리 노력해서 변할 수 없는거였다는걸
인정할 수 있어서..맘이 편해지더래요.
그 분이 해준 말 중에 또 인상깊었던 것이
그렇게 심한 차별을 하는 부모들이 대부분 선한 사람들이래요.
선하기에 그렇게 극단적인 낙랑공주같은 사랑도 할 수 있는거라고.
그 부모들이 남에게는 그렇게 모질지가 않대요.
우리 생각엔 자기 자식한테도 모질면 남한테는 더 악독할
것같은데....절대 아니라구.
이유는 남은 2의 몫을 빼았은 적이 없으니깐 남에게
분노가 쌓이질 않았서래요.
그래서 1과 3같은 자식들이 부모가 남과 어울려서
사는 모습을 보면 착한 사람이니까
자기에게 분노가 있어서 미워한다는걸 알지 못하고
미련을 못 버리는거라고......
부모가 나빠서가 아니라 내가 부족해서 잘못해서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껴서 계속 계속 미련을 못 버리고
상처받으면서도 사랑받기 위한 재도전을 하게 된다고.
부모가 사실은 남보다 1과 3을 더 미워한다는
속마음을 몰라서......
이 분 말이 틀릴 수도 있지만
전 굉장히 고마웠어요.
이유는 제가 1이나 3이었는데 끊임없이 미련을 못버리고
상처받으면서 허덕거리고 있었는데
그분에게 이야기 듣고 난 후에는
싹 정리가 되더군요.
그리고 1과 3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미련을 못 버리는 큰 이유가
어릴때는 부모가 다정하게 대해준 기억이 있어서래요.
근데.....그땐 부모가 형편이 2에게 해주고 싶은 만큼
해주고도 남는 부분이 있어서 1과 3에게 들어가는 것들이
그리 문제되지 않았는데
커가면서는 능력은 한정적인데 2는 커갈 수록
해줄게 많아지고.....1과 3에 대해서는 사소한 일상마다
2의 몫을 빼았아간다는 작은 분노들이 쌓인다네요.
혹시나 저처럼 이 이야기듣고 마음이 편안해질 분이
한분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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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누나 차별에 관한 글이 올라오자
공감하는 댓글들, 비슷한 사례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저도 제가 직접적으로 겪진 않았지만
두어다리 건너 그런 사례를 많이 봐왔기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은 안믿습니다.
그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의 상처가 낫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