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는 2남 2녀는 맞이이심. 그리고 그 밑이 우리 사랑하는 이모임.
나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이 두 분 다 일을 하셔서 외할머니댁에 맡겨져서 거기서 자랐음.
1. 외할머니의 사이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울 외할머니, 엄청난 여장부셨음.
인생 자체가 사이다 자동 생성기ㅇㅇ 외할아버지가 심하게 카사노바 기질이 있는 한량이셔서 밥+분식집으로 우리 엄마 4남매를 키우심.
하루는 가게에 불량배가 들어와서 자릿세를 내놓으라니 어쩌느니 하는데, 바로 옆에 있는 어린애 키만한 홍두깨를 집어들고는 '저 잡것들이...'와 함께 온갖 쌍욕을 섞어서 마구 휘두르셨다고...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원샷 원킬 헤드샷으로 쫓아 보냈다고 함. 외할머니가 당시 사람답지 않게 키가 크셨는데, 160cm 조금 넘는 키셨음. 그러니까 당시에는 그보다 3~4cm는 더 크셨을테니...(우리 엄마는 이런 할머니를 닮아서 현재 키가 170cm이심;;; 나보다 머리 하나 더 크심ㅠㅠ) 그리고 울 외할머니 6.25 시작했을 때 큰 오라비가 경찰이라는 죄로 북한 그 잡놈들한테 끌려갈 위기에 전력질주로 놈들 따돌리고 숨으셨던 전력이 있으심. 당시 14살;;; 거기다가 소싯적에 주문진에서 배 들어오면 생선이나 오징어 배 따서 내장걸러내는 손질하셨던 분임. 대충 상상이 감? 암튼 이런 분이심.
거기다가 굉장히 깨어있는 여성이셨음. 공부 잘하는 놈은 공부시키고, 좀 떨어지는 놈은 잘하는 걸로 직업을 갖게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으셨음. 그런데 외할아버지가 엄마한테 '넌 맏이에 여자애니 대학교에 가지 말고 일을해서 니 남동생들 뒷바라지나 해라. 난 너 대학보낼 돈이 없다.'라며 선포하심. 그때가 우리 엄마 고3 7월의 일임. 우리 엄마 그 말 듣고 충격으로 일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일탈을 시도하심. 수녀가 되시겠다고 근처 성당으로 가출을 하신 거임;;; 외할머니 이 소식을 뒤늦게 들으시고는 또다시 홍두깨로 외할아버지를 두들겨 팼다고 함. 당시 목격하신 이모랑 작은 삼촌 말로는 이 정신머리 없는 놈이 어서 주둥이를 함부로 터냐면서 강타, 니가 돈을 벌어온 적이 있긴 하냐 하면서 강타, 너도 나한테 용돈 타 쓰는 놈이 하면서 강타, 한번만 더 그 주둥이 놀리면 확 그냥 명줄을 끊어놓겠다면서 강타. 암튼 무시무시했다고 함. 이후 엄마는 그런 할머니 덕분에 대학을 나와 선생님까지 되심. 외할머니가 너무 기쁘셔서 엄마 첫 발령지까지 오셔서 선생님들 만나서 인사를 하셨다고... 거기서 엄마는 아빠를 만나서 외할머니는 선생님 사위까지 보게 되심.
2. 사촌동생의 사이다
이런 할머니를 닮았는지 울 엄마랑 이모는 두 분 다 한 성격 하심. 내가 태어나고 우리 이모는 1년 동안 외할머니와 함께 내 육아를 하셨음. 그리고 같은 건설회사에 다디던(이모는 당시 경리셨음.) 동네 최고 부자 최씨 집 막내아들과 백년가약을 맺으심. 그리고 1년 후, 즉 내가 3살되던 눈이 많이 내린날 내 이종사촌동생이 태어남. 편의상 A라고 부르겠음.
우리 이모는 아무래도 1년동안 날 키운 것도 있고, 내가 첫 조카인 것도 있어서 날 엄청 예뻐라하심. 유치원에서 부모님이 참석해야할 자리에는 늘 꼭 오셨고, 살면서 우리 이모한테 혼난 기억이 거의 없음. 늘 우리 조카 이러면서 금이야 옥이야 쓰담쓰담해주심. 분명 내 밑으로는 내 동생도 있건만, 날 유독 예뻐해주심.
A의 경우 나랑 하도 아기 때부터 같이 컸던 터라 날 친언니 이상으로 잘 따름. 우리 이모를 포함해서 삼촌들이 우리 엄마를 잘 따르는데 특히 이모는 어릴때부터 '언니야, 언니야' 이러면서 엄마를 따랐다고 함. 이모 말로는 공부 잘해서 어딜가나 1등하는 엄마가 이모한테는 엄청난 자랑이었다고 함. 그리고 늘 동생들이 잘못한 일도 대신 혼나주고 사과하면 '그럴 수 있지.' 이러는 엄마가 그렇게 멋있었다고 함. A는 이런 이모를 보고 자라서인지 늘 나한테 '언니야, 언니야' 이러면서 어릴때부터 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음.
어른들 말로는 A가 태어난 이후로 내가 더이상 울지도 않고 고집도 안부리고 모태성격인 A가 울고불고 날 때리고 꼬집고 물어뜯어서 그냥 허허 거리고 당하기만 해서 신기해했다고 함. 3살짜리가 지가 언니라는 걸 아는 모양이라고...
A는 2살 차이나는 내 친구들을 자기 친구라고 생각하면서 자랐음. 더군다나 2월생이라 학교도 1년 일찍 들어갈 예정이라 같은 92년생들은 언니라고 부르는... 좀 복잡한 관계였음. 그리고 난 2학년 때 부모님과 같이 살게되어 그 동네를 떠났고, 외할머니 역시 우리 남매가 걱정된다면서 우리집 가까운 곳에 집에 얻어서 사시게 됨. A의 말에 따르면 언니를 뺏긴 기분이었다고 함.
이후 시간이 흘러 A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됨. 당시 A는 특기 적성으로 사물놀이부(사물놀이보다는 풍물에 더 가까웠지만...)였음. A의 포지션은 꽹과리, 그것도 상쇠였음. 그런데 그걸 시기하는 무리가 있었나 봄. 왜 여자애들은 그런거 있잖음. 쓸데없이 시기하고 질투하는 거. 그 시기하는 무리에 B라는 아이가 있었음. 이 B라는 애는 어릴때부터 나도 잘 알고 있는 애임. 내 기억으로는 좀 새침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쁜애는 아니었음. A하고 B는 사실 초등학교 입학 전만 해도 친한 친구였음. 단지 날 가지고 좀 자주 다퉜던 사이임. B 역시 외동딸에 B의 엄마가 우리 이모랑 동창. 그리고 우리 엄마는 동경하던 선배. 그리고 난 동경하는 선배의 딸이라고 B에게 친하게 지내라는 소리를 누누히 하심. 내가 듣는 앞에서... 누가 나랑 노냐로 싸운적도 있고 내기도 하고, 뭐... 난 그 사이에서 늘 팝콘을 뜯으며 구경하는 그런 사이였음ㅋ 그런데 이것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사이가 꼬이기 시작함. 앞서 말했든 A는 빠른년생이라 원래는 91년생들과 같은 학년이래야 했음. 그런데 얘가 엄청난 울보임. 더군다나 당시 내가 전학가고 없는 터라 언니 없는 학교는 가기 싫다고 떼를 썼다는 거임. 그래서 이모랑 이모부는 면사무소에 가서 입학을 1년 늦춰서 같은 92년생과 함께 입학하게 됨. 그러니까 맨날 언니라고 불렀던 애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니 자신들이랑 같은 교실에 있는 상황이 되었음. A의 친구들 말로는 그때 굉장히 당황했었다고 함.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같이 어울려 놀았다고 함. 그런데 B를 포함한 몇몇 애들은 이게 못마땅했나 봄. 그동안 언니인척 했다는 식으로 생각하게 됨. 솔직히 초1들이 뭘 알겠음. 초등학교 입학 이후 B는 A를 없는 사람 취급했다고 함. 처음엔 A도 당황했지만, 이내 익숙해져서 초5 그날까지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함.
사실 A를 고깝게 보는 여자애 무리가 있었는데, 이 무리가 A를 건들지는 않음. 재미있는게, 이건 우리 이모부 얘기를 좀 해야함. 우리 이모부는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남. 바로 위 형님과 5살 차이가 남. 그러니까 제일 큰 형님 아들하고 1~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거임. 더군다나 장가도 늦게가셔서 A가 태어난 해에 조카들도 아이를 낳음. 한마디로 A는 태어나자마자 조카가 3명 있는 고모가 된거임. 그리고 A가 입학할 때, A네 할아버지가 학교에 찾아가셨서 그랬다고 함. '우리 최씨 가문 애들이 4명이 올해 입학하는데, 절대로 같은 반에 넣지 말아주시오. 같은 반에 있으면, 이것들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릅니다.' ㅋㅋㅋㅋ 하지만 불행히도 학교는 3반까지 밖에 없었고, 4명 중에 유일한 여자애였던 A가 그나마 가장 얌전하고 윗어른이라는 이유로 조카 1명이랑 같은 반을 하게 됨. A의 조카 3명은 모두 골때리는 놈들이지만, 특히 나랑 어릴때 같이 놀고 그랬던 C의 경우 가장 꼴통임ㅋ 그래도 애는 착해서 A한테 늘 '고모, 고모'거리는 애임. 요 최씨 가문 4인방이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남자애들 사이의 권력구도가 잡혔을 때 쯤, C가 학교를 평정함ㅋㅋㅋㅋ 그리고 나머지 조카 1, 2가 각각 오른팔이랑 왼팔이 되었다고 함ㅋㅋㅋ 이후 A네 반에 와서 조카 3인조가 한 말이 '우리 고모 건들이면 니들 다 죽는다.' 이거였음ㅋㅋㅋ 들은바로는 조카 3인조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A네 할아버지가 증손자 3명을 앉혀놓고는 '너희들은 남자다. 그리고 너희 고모는 여자다. 남자라 함은 여자를 지킬줄 알아야한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여자인 너희 고모를 지켜야 한다. 그것이 남자로써, 우리 최씨 가문의 후손으로써, 해야할 일이다.'라고 말씀하심. 이런 관계로 A가 싫어도 A의 조카 3인조가 무서워서 아무도 A를 건들지는 못했었음ㅋㅋㅋ
하지만 A가 5학년이 되던 해에 C의 경우 축구를 배우기 위해 강릉으로 전학을 가고, 나머지 조카 1, 2는 부모님 일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감. 드디어 B가 A를 건들수 있는 기회가 생긴거임. 조카 3인조가 전학을 간 이후부터 B의 무리들이 A를 괴롭히기 시작함. 지나가면 키득거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물건을 숨기거나 하는 짓을 함. A도 처음에는 꾹꾹 참았다고 함. 원래 서로 없는 사람 취급하고 살던 애들이라 신경을 안 썼다고 함. 그러다가 A가 상쇠가 되던 날, 같은 사물놀이부였던 B가 특기 적성이 끝난 후 자기 무리들을 모아서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고, A는 몰래 엿듣고 있었다고 함. 처음에는 듣고만 있었는데, B가 해서는 안될 말을 함. 바로 우리 이모 욕이었음. 내용은 대충
B : 우리 엄마한테 들은건데, A네 엄마 있지? A네 엄마랑 우리 엄마랑 같은 고등학교 나왔데. 그런데 A네 엄마 언니는 공부도 잘하고 대학까지 갔는데, 동생인 A네 엄마는 공부 못하는 년이...
여기까지 듣고 A가 뛰쳐나가서 들고있던 꽹과리로 냅다 후려쳤다고 함. 그리고 넘어진 B 위에 올라타서는 꽹과리로 쌍따귀를 갈겼다고 함;;; 그러면서 소리쳤다고 함.
A : 너 자진모리 장단이라고 아니? 덩덩덩덕쿵! 아이고 머리가 빈년이라 꽹과리 소리가 아주 맑고 청명하구나!!!! 그러면 자진모리 장단의 변형은 알고 있니? 덩쿵쿵덕쿵덕! 덩덩덩덕쿵덕! 덩덕쿵덕쿵덕쿵덕!!!!
당시 자진모리 장단을 연습하고 있던 중이라 미친년 마냥 그 장단에 맞춰서 꽹과리로 갈겼다고 함ㅋㅋㅋㅋ. 이날 이후 B를 포함한 무리들이 다시는 A를 괴롭히지 못하게 되었다고 함. 그런데 이 일로 우리 이모랑 B의 엄마가 학교에 나란히 불려오셨는데, 학교를 나오면서 이모가 A한테 진짜 잘했다면서 B 고 쬐끄만년 양볼 팅팅부은거 봤냐고 막 웃으셨다고 함. 이후 A의 별명은 학교에서 미쇠, 즉 미친 상쇠라고 불리면서 한동안 전설이 되었음. 그리고 A는 지금도 내가 이때 얘기를 하면서 덩덩덩덕쿵이라고 하면 미친듯이 부끄러워함ㅋㅋㅋㅋ
아, 참고로 A와 B는 이후 서로의 앙금을 털어내고 현재는 찐한 여자들의 우정을 보여주고 있음. 그래도 성격이 둘다 강하기 때문에 여전히 티격태격함. 가끔 걔네 단톡방에 강제소환 당할 때 보면 늘 싸우고 있음. 나보고 공정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가끔은 그 요청에 응하기도 하지만 귀찮으면 단톡방을 퇴장하는데, 이러면 또 둘이 합이 잘 맞아서 날 다시 강제소환하고는 맹렬하게 비난함;;; 이럴때만 둘이 죽이 잘 맞음. 이것들한테는 내가 동네 북임.
이거 외에도 우리 엄마한테 엄청난 강탄산이 하나, 외할머니가 시전하시 약탄산이 몇 개 있지만, 이건 다음 기회에... 일이있어서 이제 가봐야겠음.
그런데... 어... 음... 어떻게 끝내야하지?
어... 뚜비 꼰띠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