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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2444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니오★
추천 : 13
조회수 : 158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1/08/04 15:43:47
제가 대학로에 갈 일이 있어서 혜화까지 갔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혜화에서 자리가 있길래 앉으니 밑에 그림처럼 앉게 되었습니다
■ ■ ■ ■ ■ □ ■
[가장 왼쪽이 제가 앉은 자리. 흰색은 빈자리 검은색은 앉은 자리]
그런데 동대문역에서 사람이 엄청 타더니 한 커플이 제 옆의 빈자리[흰색]에 앉더군요. 저는 뭐 신경쓰지 않고 앉아서 닌텐도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런데 남자가 절 툭툭 치면서 부르더라구요
"저기요"
"네"
"저희가 커플이고 많이 피곤해서 그런데 자리좀 양보해 주실 수 있으세요?"
"아 네..."
하고 자리를 평범하게 양보하려는 순간
그냥 갑자기 뭔가 기분이 쎼한거에요. 여기서 서서가면 집에 갈때까지 거의 서서가고.. 저도 피곤했거든요
(집이 산본입니다 ㅠㅠ)
그리고 양보해달라고 대놓고 하는게.. 그만큼 피곤하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도 뭔가 기분이 묘하잖아요?
그래서 말했죠
"아 근데 저도 좀 피곤해서..ㅎㅎ"
"게임 하시는데 뭐가 피곤하시다고요 -_-"
"....네?"
"닌텐도 하실 쯤 되면 뭐 피곤하시지도 않은데. 저희가 어디 다녀와서 피곤하다니깐요."
"....네?"
이게 뭥미..
"아니 양보해달라고 하시는 분 말씀이.."
"아 ㅋㅋㅋ 정말. 센스 없네요. 옆에 커플같아 보이는 사람 있고 한명만 앉아있으면 자리 양보하는게 예의 아닌가요?"
"....네?"
이젠 한국어가 이해가 안됩니다. 무슨 말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보아하니 여친도 없어 보이는데. ㅋㅋㅋㅋ 그래도 매너는 좀 지켜주세요"
"아니.. 지금 제가 양보하는 입장 아닙니까?"
"피곤하다는데 자리 좀 비켜달라고 부탁했잖아요"
"아니 그게 부탁하는 입장이냐고요. 어디까지 가는데요"
"범계요"
"전 산본가거든요?"
그러자 이남자. 대답이 예술입니다
"아 그럼 저희 내릴때까지 서계시다가 저희가 양보하면 되겠네요. 참나.. 커플들 피곤하다는데 같이 쉬어가면서 앉으면 좋죠. 센스도 없고 삐딱하네요"
"................"
이외수 님의 한마디가 떠오르더군요
아 쉬바 할말을 잃었습니다
기분 더러운 와중에 그 남자는 제 앞에서 손잡이는 잡고 삐딱하게 절 쳐다보고
전 멍때리면서 이게 뭔상황인가 그 남자 얼굴만 보고있고
여자는 뭐하는지 옆에서 정말 조용히 있고. (나중에 보니까 자는듯 했어요)
이게 뭥미
"아니.. 그럼 여자친구분이랑 자리 바꿔가면서 앉으시면서 가던지요"
"같이 앉으려고 그러죠"
"............................."
"그래서 비켜주실거에요 말거에요?"
"어이가 없네요. 게임하는것때문에 안피곤해 보이신다고 했죠?"
"게임할 정신이면 안피곤하죠"
"그럼 잘게요. 옆의 다른자리 비나 기다리세요"
그리고 눈 딱 감으니까 갑자기 화가 막 나더군요
어처구니를 상실했다가 다시 정신을 붙잡으니까 그런것 같습니다
그렇게 부글부글 끓은 채로 눈을 감으면서 사당까지 오니까 커플 모습이 안보이더라구요.
허허... 제가 잘못한거인가요. 어이가 너무 없어서요
고파스에 다른 커플지하철 이야기 들을때마다 남이야기 같았는데.. 이런 양보남(?)도 있구나 하면서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말이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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