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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U-16 국제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송경섭호
좋은 성적은 노력 없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감독의 훈련 일지에는 이 모든 게 담겼다. ‘ONSIDE’가 훈련 일지를 통해 베테랑 감독들의 훈련 노하우를 전한다. 9월호에는 한국 U-15 남자대표팀을 이끌고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미얀마 만들레이에서 개최된 2019 미얀마 U-16 국제축구대회에 참가한 송경섭 감독의 훈련 일지 중 일부를 공개한다.
이달의 PICK
‘2019 미얀마 U-16 국제축구대회’
WHEN 2019년 8월 14일(수)~18일(일)
WHO 김지수(성남FC U-15), 박장한결(보인고) 등 U-15 대표팀 선수 총 20명
WHERE 파주 NFC(8월 7일~11일), 미얀마 만들레이(8월 12월~18일)
RESULT vs 몬테네그로 (4-0 승), vs 미얀마 (3-1 승), vs 인도네시아 (1-1 무)
송경섭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5 남자대표팀은 2021년 FIFA U-17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U-17 월드컵을 가기 위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오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얀마에서 열리는 2020 AFC U-16 챔피언십 예선이다. 한국은 U-16 챔피언십 예선에서 태국, 미얀마, 대만과 한 조에 속했는데 각 조 1위는 본선에 직행하며 각 조 2위 팀 중 최상위 성적을 기록한 네 팀도 본선행 티켓을 잡는다. 2019 미얀마 U-16 국제축구대회는 9월 U-16 챔피언십 예선을 위한 전초전이다. 이 대회를 통해 미리 미얀마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송경섭호의 목표다. 한국은 몬테네그로와의 1차전에서 4-0으로 이겼고, 미얀마와의 2차전서 3-1로 승리했다.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1-1로 비기며 2승 1무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송경섭호는 귀국 후 이틀 뒤 다시 소집돼 8월 24일부터 30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리는 베트남 U-15 국제축구대회에 참가한다. 이 대회의 참가 목적도 동남아 환경 적응이다.
1. 밀집수비 깨기
송경섭 Says
어떤 훈련인가?
그라운드 높은 지역에서 진행한다. A팀은 10명, B팀은 9명으로 구성해 각각 공격과 수비를 맡는다. 물론 역할을 바꿔서도 진행한다. 상대 진영 깊숙한 곳에서 공략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이 훈련의 핵심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세밀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골키퍼에서부터 풀어나가는 빌드업 과정이 결국엔 상대의 밀집수비를 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보다 약한 팀이 카운터어택을 노리고 주저앉을 때를 대비해 밀집수비를 깨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이 과정을 더 세밀하게 진행해 선수들이 몸에 익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코칭포인트는?
우선 공격 방향으로의 첫 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단순히 터치만 하는 게 아니라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의 움직임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 핵심은 창의적이고 세밀한 플레이다. 이를 위해서는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가 볼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어느 타이밍에 도와줄 것인지도 계산해야 하고, 어떤 식으로 방향 전환을 해 상대를 흔들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공간을 활용한 볼 소유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훈련의 만족도는?
이번 미얀마 친선대회에서도 수비 진영부터의 빌드업 과정을 잘 보여줬다. 내가 처음 이 팀에 부임했을 때부터 강조했던 부분이니 선수들이 잘 알고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물론 100% 완벽하게 한 건 아니다. 7~80% 정도는 이번 미얀마 친선대회에서 (빌드업 능력을) 보여주고 온 것 같다. 나머지 2~30%는 실수라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이번 미얀마 친선대회에서는 결과에 상관없이 세 경기 모두 로테이션을 돌렸다. 그러다보니 뭔가 밸런스가 안 맞는 점도 있었고, 특히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체력적인 부하도 있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주요 멤버가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다른 선수들이 잘 버텨준 것 같아 고맙다.
2. 포지션 역할 이해
송경섭 Says
어떤 훈련인가?
기능적(Functional)인 훈련이다. 포지션별로 해야 할 일들이 다 다르다는 걸 선수들에게 주지시키는 게 목적이다. 센터백 선수들은 좌우로 횡패스를 진행하다가 윙백 선수에게 측면으로 패스하고, 윙백 선수는 미드필더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장애물을 통과한 후 윙포워드에게 패스하고 오버래핑을 해야 한다. 윙포워드는 침투패스를 하고, 포워드는 골을 만들어내야 한다. 뭔가를 과하게 주입시키는 훈련이 아닌 감각을 익히는 훈련이라고 보면 된다. 어린 선수들이라 어렵게 설명하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능적인 훈련을 반복해서 진행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디테일을 더했다.
코칭포인트는?
중앙수비수들은 헤더패스와 패스연결, 킥에 집중한다. 그리고 스텝을 중요하게 본다. 측면에 있는 선수들은 때에 따라 드리블로 치고 나가거나 크로스를 올려야 하니 연결 동작에 신경을 쓰도록 유도한다. 조화 플레이도 잊지 말아야 한다. 미드필더는 터닝 동작이 많기에 방향 전환을 봐야 하고 동시에 볼 컨트롤도 활발히 해야 한다. 포워드는 당연히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골 결정력을 중요하게 본다. 앞서 설명했지만 각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이와 같은 기능 훈련을 통해 자기 역할을 잘 이해하고 그라운드에서 펼칠 수 있도록 반복 훈련을 하는 것이 이 훈련의 가장 중요한 코칭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훈련의 만족도는?
선수들이 훈련을 잘 이해했다. 이번 미얀마 친선대회에서도 훈련했던 내용을 충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훈련에서 얘기했던 것들이 모두 자기 포지션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미리 역할을 잘 알고 있으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 훈련에서는 따로 수비를 두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집중해 각 포지션에서 패턴 훈련을 반복하도록 지도했다. 훈련을 반복해서 진행하다보면 나중엔 그라운드 위에서 무의식적으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물론 훈련 중에는 패턴을 정해놓고 ‘이렇게 가라’고 지시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을 더해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미얀마 친선대회의 목적은 경기 결과보다는 동남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다행히 미얀마의 환경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선수들도 잘 적응한 것 같다. 8월 말에는 러시아, 미얀마, 베트남이 참가하는 베트남 U-15 국제축구대회에 참가하는데 이 대회의 참가 목적도 우선은 동남아 환경 적응, 그리고 경기력 향상이다. 매 경기를 장악하고 흐름을 우세하게 끌고 가고 싶은 것이 감독의 소망이기에 이를 이뤄나가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친선대회가 끝나면 9월에 최종 소집을 한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U-16 챔피언십 예선은 동남아 팀들과의 맞대결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절대 무시할만한 상대가 아니기에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9월호 ‘COACHING NOT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출처 | https://www.kfa.or.kr/live/live.php?act=news_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