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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결혼 쪼렙의 푸념
게시물ID : wedlock_18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eeder
추천 : 10
조회수 : 1255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6/05/18 07: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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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제가 많은 사람같다.



엊그제 싸움으로 집을 나서고 나서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작은 사무실 한켠에서 위로 받으면서 살고 있다.



회사에서는 나는 재밌는 사람, 필요한 사람

집에서는 집안일하는 사람, 애아빠, 남편이다.

물론 결혼까지 매우 순탄했고, 아이 낳고도 열심히 살아야 된다고 믿고 살았다.

다니던 회사는 망하고 3개월 육아 휴직에 아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깨서 울음을 멈춰주려 달려나가고

집안일도 열심히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다시 회사에 나가면서 아이는 나와의 애착을 끊어버렸는지 

더 이상 집사람이 있을 땐 나를 찾지 않는다.


이제 2년차 슬슬 적응이라는 게 되어갈 때지만. 나는 게으르게도 아직도 적응을 못했다.

인생의 과도기때마다 굴곡이 없었던 나는 이제와서 굴곡을 겪고 있는듯 하다.

예전의 연애시절 내가 느끼기엔 집사람에겐 나는 손짓만 해도 재밌는 사람이였다. 

3년을 거의 살다 싶이 하니, 나는 재미없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렸다.



나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선택과 판단의 기로에 설 때마다 가장이라는 역활을 수행하여야 하기에 

멍청하게 독단과 아집으로 집사람을 힘들게도 편하게도 했다. 

그러나 내가 실패할 때마다 질책은 너무 가혹했고, 성공했을 때의 보상은 미미 했던것 같다. 왜 그랬을
 
까 멍청하게... 이런 일이 겹치고 겹쳐서 나는 집사람의 신임을 잃어버린 것 아닌가 싶다.



회사 출퇴근은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먼거리, 

나는 서른이 되어서 결혼했지만, 학업을 다 쌓고 나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2년간을 떠돈 탓에 돈이 없는

것 같다. 애써 공기가 맑은 곳에서 살며 전원 생활과 건강, 아이를 챙긴다고 심심한 위로를 하며 산다.

아이와 집사람을 위해 회사에서는 칼퇴근을 하려고 무던히 애를 쓴다. 6시 땡하면 급식 먹으러 달려갔던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빠르게 회사를 박차고 나선다. 집사람이 아이를 혼자 본다는 것은 죄책감에 시달

리면서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회사도 내 능력보다는 덜 받

고 덜 시키는 곳에 있다. 출퇴근 버스에서 쪽잠을 자고 집에오면 잠에서 깬지 14시간째가 되고, 체력이 

거짐 떨어져 있어. 매일 회사 점심엔 커피를 버릇처럼 입에 댄다. 수면부족, 카페인 과다섭취, 비만 

세상이 안좋다는 것은 다 짊어지고 사는 인생이 좋아서 하는건 아닌거 같다. 어릴땐 꿈도 크게 갖고 

할 것도 많은거 같았는데 어른 되면서 세상에 타협이라는 것을 자꾸 하다보니 이런 인생이 되버린건 아

닐까?. 



회사, 집, 회사, 집, 주말엔 아이를 위해서 외출 친구 만나는 날은 1년에 1,2일? 회식 자리 있으면 어떻
게든 도망가고 싶고, 술도 입에 대지 않는 다. 술은 맛도 없고, 내 제어를 내가 잃는 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동거 1년, 결혼 한지 2년, 아이는 이제 곧 두돌. 30대 초반 남자인 나, 30대 중반인 부인.

회사에선 내 나이 또래중 유일하게 결혼해서 애가진 사람이였다. 내 나이 또래들과의 대화에서는 결혼의 

현실에 대해서는 절대 금기로 말하지 않고 있다. 내 가치관이 그 사람들에게 손해가 될까봐.

이제서야 걸음마 뗀 아이에게 인생의 좌절을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 

이라서 그런것 같기에.



대화로 해결하라는 말.. 그건 서로에게 이해가 수반되어야 대화로 해결이 가능한것 같다. 둘의 생각이 

충돌하는 그곳은 완전한 지옥도가 펼쳐 지기에.. 부부는 일심동체? 말도 안되는 소리다. 그냥 나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몇년간 같은 곳을 본 사이인 것뿐. 말로는 모든 정황을 설명하지 못한다. 계속 되는 말싸

움에 제 풀에 지쳐 나가고 앙금은 남는 듯 싶다. 쌓이고 쌓여서 대화하다 보면 예전의 앙금이 다시 불타

올라 내 화의 장작으로 불타는 듯 싶다.



어른 되고 나서, 결혼은 언제 할래? 애는 언제 낳을래? 주위의 말을 잘 들어서 다 하고 나니 아직도 나

에게 둘째는 언제 낳냐고 물어본다. 아 이건 그냥 끝이 없는 걱정일 뿐이구나. 꼭 들어야 할 건 아니였 

구나 라고 깨달음을 지금에서야 얻었다. 



집사람은 불쌍하다 나같은 인간 만나서 잘하고 싶은데 잘해주지 못한듯 싶다. 매일 미안하고 죄책감만 

남는다. 그러나 집에 있으면 너무 답답하기에 아직은 집을 나와서 방황하고 있다. 연애할 때 싸웠다면 

나는 그냥 집에 박혀서 있었음 됐는데.. 지금은 나에게 발둘데가 없다. 그러나 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인거 같아서..


화해도 언젠간 할꺼 같지만 이 생활이 변할꺼라 믿지는 않는다. 내가 적응을 꼭 해야한다.. 내가.. 이건 

제 2의 사춘기 같은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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