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톨릭의 성당 유아방에 대한 푸념]
[유아방 차라리 없애버렸으면...있어서 더 욕먹는]
[내용이 길어서... 장문이 불편하신분은 패스]
[신자분 아닌 페친분들은 뭔소린가 싶을테니 패스]
오늘 주일을 보내러... 성당에 미사를 왔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우리는 유아방에서
미사를 보았고, 다른날과 다른점이라면
오늘은 유아방에 2가정밖에 없었다.
저쪽은 남자애둘, 우리는 여자애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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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둘째 지우는 갓난쟁이지만.....
첫째 지은이와 그쪽 집 남자 아이둘은
사람이 없는 유아방이 그렇게
넓고 흥겨웠나보다
어찌나 셋이서 그렇게 신난게 놀던지.
마침 있던 풍선들을 이리 차고 저리놀고
아주 다들 신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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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잘 끝날무렵 공지사항시간에
신부님께서 한말씀 하시기를....
첫째는 미사시간의 지각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5분정도 늦는것은 대부분
습관상 늦는경우들이 많은데
늦게 오면 문소리와 의자소리로
다른사람에게 분심을 일으켜 피해를
줄수 있으니 신경써달라는말과 함께.
이건 공감이 많이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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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유아방의 부모들에게.
오늘 아이들이 유달리 흥에 겨워보였던게
앞에 제대에서 보시기엔 조금 당신의 생각과
조금 다르셨었나보다. 유아방을 강력히 외치시며
유아방이란 아이들이 신나게 놀게
놔두는곳이 아니라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기도하는법을 배울수 있게
가르치는곳이 유아방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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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여기 있는 아이들이
그게 가능할 나이라고 생각이
드셔서 그러시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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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외국의 예를 드셨다.
외국엔 유아방이 없고 우리나라만 유독
있는것이 유아방이라고.
외국에선 애기들도 함께 미사를 보고,
아이들이 떠들거나 울면
부모들이 잠시 데리고 나갔다가 진정되면
다시 데리고 들어오고 주변에서도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도 탓하지 않는다며
아이들도 그렇게 미사를 볼수 있도록
배워나갈수 있는것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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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집어서 유아방에 계신분들을 말씀드려
죄송하다고는 말씀드렸지만... 솔직히
기분나빴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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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굉장히 사적인부분. 우리는 본당안의
신자들에게 어떠한 피해도 입힌적이 없다.
유아방의 부모들은 이 통제안되는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최대한 내가 할수있는 노력을 다해
주님께 최선을 다해 미사를 봉헌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집사람을 비롯한 이 신실한 사람들이
신부님의 대놓고 저격된 한마디로....
그것도 일부러 크게 외친 유아방!! 한마디로 인해
뒤돌아보는 사람들의 불쾌한 시선에
내 눈이 마주친것이 굉~장히 불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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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난 이미 해보았으나
톡톡한 댓가를 치뤘기 때문이다.
유아방.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 잘 안다.
왜냐하면 몇해전 난 이 이야길 듣고 굉장히 공감이 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때는 우리 지은이가 유아세례를
받으면서 들은 신부님 말씀을 듣고나서였다.
그 당시 신부님께서 말씀하시길.... 나는 아이들이
성전에서 울어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원래 그런것이라며
내 신경쓰지말고 지은이와 성전에서 미사를 보라고 하셨다
굉장한 감명이었다. 아! 맞다. 우리나라도 바껴야지.
이 신부님이라면 우리가 그렇게 해도 이해해주시겠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는 첫째 지은이가 막 태어난지 얼마 안된때...
첫째여서 애들의 생태를 잘 모르기도 했고,
그래... 애가 울면 내가 재빨리 나가지.
한번 우리성당도 이렇게 바꿔보자라고 생각하며
그 다음주부터 본당으로 지은이를 안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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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참담했을뿐. 시작한지 3주만에
다른사람의 분심을 일으킨다며 비난은 비난대로 받고
왜 유아방이 있는데 성전에 들어와서 미사를 보냐며,
그게 우리 아이에게 보여지는 시선까지 견디지 못한 나는
그냥 유아방으로 돌아와서 미사를 보게 되엇다.
그래서 오늘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때 생각나서 울컥도 좀 하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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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통제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애들 돌보면서
미사를 봉헌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안해보면 모른다.
그러면서도 유아방에서라도 미사를 봉헌하는것은...
내 기준에서의 이유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성당은
카톨릭 집안이라서 일요일마다 강제로 가는곳이 아닌....
성당을 가는것은 즐겁다는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서
함께 유아방에서 데리고 미사를 보는것이다.
우리 지은이의 예를 들자면... 이제 지은이는
낮잠자느라고 나 혼자 성당을 다녀오면
아빠한테 뭐라고 그런다.
"힝... 아빠 나도 성당 가고 싶었는데 ㅠㅠ"
그 모습이 이쁘고 귀엽고 대견하다.
그리고 성당가는것을 즐겁게 여겨줘서
하느님께 얼마나 감사했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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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지은이를 비롯해서 오늘 같이
놀던 아이들은 가만있으라고 가르쳐서
될 나이는 아니다. 두어살만 더 먹으면 성전에 데리고
들어갈 생각이었지만...지금은 힘들다.
유아방에서 이 어린아이들을 가만있게하려면....
강제력을 일부 동원하면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지은이에게 성당은 이제 즐거운 하느님의 집이 아닌
잡혀가면 1시간동안 꼼짝 못하는곳이 되고 말겠지...
아이들의 흥겨움 전염은 가히
영화의 좀비바이러스급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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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이제 공적으로 그렇게 말씀해주신덕에...
고민이 생겼다. 본당을 떠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난 우리본당에서 지은이에게 즐거움을 가르쳐주고싶었다.
아는 사람도 많고, 이 가족적인 분위기안에서
즐거운 주님의 집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대놓고 공적으로 말씀하셨으니,
내 교육 주관대로 하자니...신부님께서 긴히
말씀하셨는데 대놓고 반항하는거고,
신부님의 뜻대로 하자니, 우리 지은이가 성당가기 싫어하고
그것이 주님을 멀리할까봐 그것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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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어서...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성가대도 몇년뒤로 미루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미사시간을 보내고 있건만...
머리가 많이 복잡하다. 난 아직 사람이기에
다른사람의 다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조금만 신중히 말씀해주셨으면 하는 약간의 원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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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방. 정말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뭐하러 있어가지고.... 당연한 사람간의 가름을 만드는..
본당안에서 애들과 미사를 봐도....
아이들이 울고 떠드는건 당연하게 여길수 있는...
하지만 부모들도 데리고 나가면서 함께 힘쓰는...
그것이 당연해서, 어쩔수 없는것이기에...
다른사람들도 다들 따뜻하게 생각해주고 감싸주고
애들이 욕이라도 안먹을수 있게...
유아방. 차라리 없어졌음 좋겠다.
굉장히... 심정이 복잡한 주일 저녁이다.
주여. 좋은쪽으로 잘 되게 하소서.
과연 유아방은 카톨릭에 필요한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