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아시안컵에 저는 일본 국대 경기가 너무 기대됩니다. 너무 일본 국대 경기가 기대되서 이번 아시안컵 일본 국대의 행적이 이렇게 되면 환상적이겠다고 한번 상상해 보았습니다.
조별리그 3차전 - 우즈벡과 F조 1위를 겨루는 한판 승부. 우즈벡이 1위를 차지하려는 마음에 위험한 반칙을 서슴지 않으며 전반에 3:1까지 앞서가지만 후반에 마야와 우즈벡 선수가 각각 한 명씩 퇴장하기까지 하는 치열한 경기 끝에 4:3으로 일본이 역전하여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다.
준준준결승 - E조 2위로 올라온 카타르와의 준준준결승전. 하필 카타르는 2022 월드컵 개최국이라 카타르 자신들이 월드컵에 한번도 출전해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지들은 월드컵을 개최할 자격이 있음을 내심 증명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제3자가 보기에도 일본에 불리한 판정들이 나오고 후반 26분 쯤엔 고의가 아닌 핸들링 파울에 일본의 토모아키가 다이렉트로 퇴장되고 일본 주장이 눈이 뒤집혀서 항의하다가 옐로 카드까지 추가로 수집한다. PK에서 골을 먹히고 좌절하는 듯한 일본이 그러나 41분에 골을 넣고 추가시간 1분째에 겐키가 때린 중거리가 카타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어 들어가면서 2:1로 극적 역전승에 성공한다.
준준결승 - 호주를 만난다. 전 대회 우승국이자 쉽지 않은 상대. 근데 경기가 시작되니 호주 이놈들 완전히 격투기를 하고 있다. 전반 47분 일본의 타케히로가 뇌진탕으로 실려나간다. 이후 일본은 미친듯이 수비를 뚫으려 노력하지만 호주의 걸레 수비와 거칠다 못해 럭비에 가까운 압박에 골을 넣지 못한다. 결국 연장에 진출했는데 일본 주장이 백태클로 호주 선수를 넘어뜨리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다. 10 대 11로 싸워야 하는 일본은 연장 전반 15분 동안 기세가 오른 호주 선수들의 공격에 반코트로 얻어맞는다. 연장 후반에 어떻게든 골을 넣고 싶은 일본이 역습을 시도하는데 체력이 여의치 않는다. 그러다 코너킥을 얻은 일본이 자포자기성 낮은 크로스를 올리는데 집중력이 바닥난 호주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문으로 들어가고 일본이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다.
준결승 - 이란이 기다리고 있는 준결승전. 대회 중 처음으로 점유율 60% 이상을 가져가보는 일본이지만 이란 놈들 수비가 완전 까나리액젓이다. 전반에 양팀 모두 소득 없이 경기가 끝나는가 싶더니 일본 측이 대회 첫 PK를 얻는다. 무토가 키커로 나서서 때리지만 그만 키퍼에 막히면서 전반이 종료된다. 후반에 들어서도 이란의 수비는 풀릴 줄 모르고 간간히 터지는 날카로운 역습에 일본 선수들의 체력은 사정없이 바닥난다. 후반 일본의 히로키가 사타구니 쪽 근육통으로 교체된다. 수비 진영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이란에서 헤딩골이 터지고 만다. 후반 38분 일본 측 코너가 선언된다. 그런데 코너에서 어림없게 걷어내어진 공을 쇼야가 중거리로 절묘하게 때려서 들어간다. 남은 시간은 6분, 이란 선수들이 갑자기 드러눕는다. 근육통과 경련을 호소하고 46분 경에 때린 슛을 막은 키퍼는 공을 잡고 자꾸 신발을 묶다가 리츠와 가벼운 접촉을 당한 후 네이마르같이 골대 안을 데굴데굴 구른다. 선언된 추가시간 8분이 속절없이 흘러간다.
연장 전반 6분 이란 선수가 좋은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고 리플레이가 나오는데 다른 각도에서 보니까 일본 수비수가 공만 살짝 걷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주심은 이미 스프레이를 다 그려놓았다. 프리킥이 절묘한 궤적으로 빨려들어가고 다니엘의 손에 닿나 싶더니 덩크 비스무리하게 튕겨서 골대 안으로 들어간다. 경기가 새벽 1시에 방영되고 있어서 그런가 이란 선수들이 승리를 눈 앞에 두고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다. 일본 선수들의 눈 앞도 밤이라 그런가 깜깜해진다. 그러다 후반 13분 얻은 먼거리 프리킥에서 독일전 김영권의 마음으로 올라온 마야가 오프사이드에 간당간당하게 걸리는 선에서 이란 수비수 둘이 우당탕탕하는 바람에 묘하게 흐른 골을 기어이 집어넣는다.
이후 승부차기, 일본의 첫번째 프리키커로 무토가 나오고 전반의 PK 실축을 잊겠다는 듯이 힘껏 슛을 때리지만 장렬하게 홈런이 나온다. 무토가 후쿠시마에 원자 폭탄이 떨어지는 걸 목격하는 사람도 감히 짓지 못할 표정으로 일본 진영으로 들어온다. 이란의 첫번째 키커가 성공하는데 웬걸 이후 일본 선수들이 내리 골을 넣는 반면 이란 선수들이 골대를 두번 맞추고 네번째 키커가 시도한 파넨카 킥을 다니엘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잡아버리며 뭔가 벙찐 표정의 다니엘이 클로즈업되면서 일본 결승 진출!이라는 자막이 일본 전역 TV 채널에 송출된다.
(준준준결승부터 억지 밈으로 미는 '카미카제가 두바이에 분다!'라는 문구가 일본 언론의 거의 모든 스포츠 기사에 대서특필되고 뉴스의 사회자들은 이번 대회의 MVP가 과연 마야가 될 것인지 다니엘이 될 것인지 토론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아부다비에서 대한민국이 손흥민과 황의조 대신 선발된 나상호와 지동원의 골에 힘입어 2:0으로 우즈벡을 정규시간에 잡고 결승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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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결승에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아시안컵에서 당한 걸 종합선물세트로 다 맛보고 걸레가 되서 결승에서 우리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