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11일 “서울 구단이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FOS를 현재 규모의 4분의 1로 줄이는 방안을 통과시켰다”며 “사라지는 팀들은 해체 대신 다른 운영 주체로 넘기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 측도 “FOS가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은퇴 선수들이 운영하는 축구교실에 구단이 뛰어들면서 ‘대기업이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어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인정했다.
서울은 2012년 FOS를 출범해 7년 만에 4개 권역(북·남·동·서부) 28개 구장에서 약 5000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재능있는 유망주를 발굴해 축구 저변을 늘리고, 유럽처럼 요람부터 무덤까지 서울만 사랑하는 팬들을 확보해 아시아 최고의 명문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였다. 국내 프로팀이 어린이 축구교실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은 서울이 유일하다. 2013년부터는 서울시와 함께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 문호를 개방해 사회공헌활동으로 영역도 넓혔다. 서울이 명가로 불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서울이 FOS를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적잖은 예산을 투입한 것과 달리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FOS 존재의 이유였던 ‘관중 유입’이 끊겼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K리그1 구단별 평균 관중에서 압도적 1위(1만3969명)를 내달렸지만 올해는 전북 현대에 그 자리를 내줬다. 서울의 올해 평균 관중은 1만1415명, 전북은 1만1907명이다. 서울의 총 관중은 22만8300명으로 가장 많지만, 승강 플레이오프로 밀려나 다른 팀보다 홈 경기를 1경기 더 치렀기 때문이다.
서울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축구계에서 FOS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는 점이다. 서울이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운영하는 축구교실에 뛰어드는 것이 ’골목 상권을 침해하는 대기업과 다른 게 무엇이냐‘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서울이 창단 첫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난 것을 넘어 2부리그 강등 위기까지 겪은 것이 FOS로 빠져나가는 예산 탓에 생긴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내년부터는 37개 구장의 노후된 인조잔디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결국, 서울은 FOS 규모를 줄이면서 다른 운영 주체에게 운영권을 넘기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이 FOS 축소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미래 가치를 포기했다는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FOS와 서울 공식 홈페이지에는 FOS 축소를 공식 발표하기도 전에 반대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이 FOS를 해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서울에 부임한 엄태진 사장은 FOS 관련부서를 3팀 13명에서 1팀 5명으로 줄였다. 조만간 내부 조직 개편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 관계자는 “FOS 축소와 관련해 학부모들의 반발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단이 축소하는 곳에서 피해를 줄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