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탈영범 잡으러 다니는 사람... 또는 보직을 DP조 또는 탈영병 체포조 라고 합니다.
헌병에만 있는 보직입니다.

탈영범 잡으러 다니신 분이 정확한 보직명을 언급 안하셔서 말씀드린 거구요..

저는 탈영병 체포조는 아니었고... 체포조가 잡아오면 심문 및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직접적인 수사는 헌병대 수사관(부사관급, 별도 수사관 시험을 봐야함)이 담당하지만..

업무가 밀려들고 중요 탈영병 또는 범법자가 아닐경우에는 병사인 제가 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곳 오유에는 많은 분들이 입영통지서를 올리시는데.. 군대 가면 탈영하는분들.. 또는 범죄를 저지르는분들 참 안타깝습니다.

무조건 참으시기 바랍니다.. 참을인자 수십번 마음속으로 그리면, 언젠가는 제대하는 영광의 날이 옵니다.


생각나는 일들 올려 봅니다.

1) 나는 춤을 사랑하는 하사 (이 이야기는 유머)
제가 만나본 또라이중 한명입니다.
전입온지 6개월도 안된 하사가 탈영했습니다.
병사 말고도 부사관급에서도 탈영을 하는데 주로 신입 하사가 주를 이룹니다.

어느날 갑자기 군단 사령부에서 하사관 하나가 탈영했습니다.

다행히 탈영 이틀만에 잡혔는데..

헌병대인 우리부대에 인계받아 수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식사시간이 되서 밥 수사실로 가져다 주고, 수사관들은 밥먹으러 나가고.. 정복헌병이 문밖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조서관련 서류를 보고 있는데.. 이놈이 있는곳에서 탁.탁.탁..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뭐야~ 하고 그놈이 있는 곳을 봤더니만...

이놈.... 황당하게도 토끼춤을 추고 있습니다..... 

가서 머리 한대 쥐여 박으니, 저를 노려보더군요..
아직 상황파악이 안된듯... "뭘봐~ 이 xxx야..." 했더니...
가만히 있더군요... 

이 하사는 2년형을 언도받은것으로 기억됩니다.


2) 어머니의 눈물 그리고, 초쿄파이 뇌물
군단헌병대에 있다보면 가끔씩 군단 헌병대에 있는 군사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됩니다.
예하사단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죄를 지은 군인들이 호송되어 옵니다.

형을 언도 받은 군인들의 경우는 예하사단 헌병대로 돌아가지 않고 육군교도소 가기전까지 우리 군단헌병대 영창에서 보내게 됩니다. 일반사회로 따지면 군단헌병대의 영창은 구치소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을때는 한달에 한번씩 면회가 허용되는데요..

일단 교도소는 티비에서 보신것 처럼 쇠창살 사이로 가로막혀 있지만, 군단헌병대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고 면회실에서 수갑찬 채로(보통 수갑찬 팔목은 수건등으로 가려줍니다) 가족들과 면회를 합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 눈물 훔치시며 울고.. 지켜보는 저희들도 마음이 착잡하고.. 그날만큼은 죄소자들의 군기를 잡지는 않습니다.

짧은 시간 남짓 동안 바리바리 싸가지고 오신 통닭이며 각종 먹을것을 아들에게 먹입니다.

그리고 아들들과 헤어질때 울고불고 난리 한번 나시고...

아들은 다시 영창으로 돌아갑니다.

어머니들 그냥 가시지 않습니다. 먹을거 헌병들에게 주십니다. 
자기 아들 이름이 ㅇㅇㅇ인데 잘 봐달라는 뇌물입니다.

돈도 주시는 분들 꽤 있는데.. 절대 받지 않습니다. 걸리면 끝장이니까요...

음식도 받지않고 아무것도 안된다며 그냥 가시라 해도.. 끝까지 주시는 분들 있습니다.

놓고 도망치듯 나가시죠... 그날밤 되면.. 죄다 모아서 영창에 가져다 줍니다...

그날은 죄소자들 호강하는 날이죠... 하지만 다음날 부터는 흐트러진 군기 잡아야 하므로.. 영창의 죄소자들은 반죽음 상태에 이릅니다.



군대가시는 분들... 아직 계시는 분들.. 순간 욱~ 하고 괴로운 일들이 많으실텐데...
본인을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서.. 절대 탈영이나 폭행 또는 기타범죄를 저지르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