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들 재우다 같이 잠이 들었고, 1시 가까이되자 들어오는 (미쳤거나 간이 큰) 남편 인기척에 잠이 깼지만 서클렌즈 빼고 맹순이 안경 낀 부시시한 꼴로 나가긴 싫어 잠든 척하며 계속 뒤척이는데 옆구리가 축축했다.....!? 요즘 막바지 배변훈련 중인 큰애가 자면서 쉬를 했구나.. 더 열받는 건 방수패드가 있는데도 잠결에 굴러다니다 그 옆에 쌌네.. 아오.... 어쩔 수 없이 일어나 거실에 있는 남편에게 아는 체를 하고 이런저런 얘길 잠시 하다가 그새 왜 거실에 나왔는지를 까먹는ㅡ 두번이나 제왕절개 분만을 한 탓이다...
큰애 대충 닦여 옷을 갈아입히고 다시 스르륵 잠에 빠지려는데 둘째가 배고프다 울어대는거 보니 새벽 3시 쯤 되었나보네.. 아오....
먹이고 기저귀 갈고 토닥이니 아가는 금새 잠드는데 이미 내 잠은 다 달아나고 쓸데없는 생각만 남았다.. 나는 뭐가 이렇게 힘들까ㅡ 왜 이렇게 힘들까ㅡ 신세한탄 같았던 물음에 복잡했던 생각들이 조각모음 하듯 핑계와 합리화, 푸념, 변명, 반성들로 정리 되고 나니
온 가족이 함께있는 주말은 평일보다 더 힘들고 애가 하나였을때나 주말에 돌아다녔지 지금은 나가면 개피곤이다.. 식구들 밥이고 뭐고 여행이고 나발이고 기회 생기면 잠이나 자고 싶다. 라면은 비상식량이 아니라, 어쩌다 한번씩 먹는 특식이 아니라 대충 때우기에 가장 빠르고 편한 일상식인지 오래ㅡ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밤낮없이 일하고 제 때 못 쉬고 잘 못 먹으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하던데.. 이런 반복되는 생활에 난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중인 듯 하다..
이 와중에... 억대 연봉 쳐 받으며 주 2,3일 일하고 심지어 재택근무.. 몸에 좋은 오만것은 다 해달래서 혼자 티비보며 밥 쳐 먹고 그럼에도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는 어떤 미친X 을 생각하니 더 열이 받고ㅡ 세상에 남편보다 더 나를 분노케 하는 대상이 있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이걸 맘카페에 쓸게 아니라 오유에 올려야겠다 싶다..
오유에 올려야 되면 시사게인가 결혼게인가 육아게인가 잠시 또 생각하다가..
문득 밤을 꼴닥 세우고는 아침까지 이러고 있는 나를 보니 그래... 내가 아직은 살만하구나, 덜 힘들구나... 또또 쓸데없이 오바했구나..
쓸데없던 생각에 명쾌한 답을 얻고나니 잠은 쏟아지는데 곧 있음 둘째가 밥달라며 울테고,, 그럼 큰애가 깰 테고,, 그렇게 난 출근을 하고 또 긴 하루가 시작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