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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글] 심장 파업한 썰.txt
게시물ID : humordata_18275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지중독자
추천 : 41
조회수 : 3440회
댓글수 : 104개
등록시간 : 2019/08/09 00: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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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2019-08-08 234550.png

이렇게 요청을 해 주신 분이 있어서 
진지하게 글하나 연성해봅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어의(御醫)가 없으므로 음슴체로 합니다.

본인은 IT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임.
알다시피 문 정부 전까지만 해도 근로자의 고혈을 빨아먹으며 회사가 성장하던 것을
국가가 장려하던 시절이라 나도 어쩔 수 없이 나의 고혈을 수혈해주고 있었음.

18 그 놈의 빚이 뭔지.. ㅠㅠ;

고혈을 얼마나 수혈해주고 있었냐면
오전에 8시에 일어나 10시까지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 4시에 퇴근함. × 7 Day

그러면 주 140시간이라는 놀라운 근무시간이 나옴.
뭐.. 사실 140시간은 좀 과장이고, 토요일 일요일은 5시간 더 자고 출근해서 
주 130시간 근무를 했음.

장장 4개월간......

처음 증상은 조금만 걸어도 숨이 너무 찼음.
언덕을 한번에 오를 수가 없었음.

무조건 건강이 최 우선이라 생각하여
하루에 2시간씩 걸어다녔음.
그래서 몸무게도 지금보다 8키로나 적은 몸무게였음.
그렇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음에도 과로를 이길 장사가 없었음.

어느 날은 집에 들어가는 데 발목이 부어 오르면서 아픈거임.
그래서 평소에 잘 가던 통증 의원을 갔음.
그런데, 통증 의원에서는 허리쪽이 원인일 수 있다며 통증 주사를 허리에 놓아주었음.

그리고는 뭔가 찜찜했는지 피를 한번 뽑아보자고 함.
검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올테니까 그 때 다시 보자고 하였음.

그때까지는 움직이지 않으면 그래도 숨도 안 차고 괴롭지 않으니까
그럭저럭 버티며 일을 했음.

출퇴근 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다섯 걸음 걷다 쉬고, 열걸음 걷다 쉬고 할 정도로
숨도 너무 차고 가슴도 많이 아팠음.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그날도 회사에 나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숨이 찬게 평소보다도 너무 심했음.

전에는 계단을 내려갈 때에는 숨이 안 찼는데,
그날은 계단을 내려갈 때에도 숨이 찼음.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정말 두 걸음에 한번씩 쉬면서 숨을 몰아쉬었음.
그런데 이 숨쉬는 느낌이 정말 숨이 안 쉬어지는 듯한 느낌이었음.
누군가가 폐를 꽉 쥐고 있어서 아무리 폐에 숨을 집어넣으려고 해도 안들어가는 느낌이었음.

도저히 안되겠어서 근처 의원에 갔음.
그런데 의원에서 심전도를 찍어보더니 별다른 이상 없다고 했음.
난 힘들어서 죽겠는데......

난 그냥 내가 꾀가 나서 그런가부다 하고 회사로 나갔음.
그런데......
정말 하늘이 노랗고, 숨도 못 쉬겠어서 
회사에 가자마자 도저히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다고 하고 바로 퇴근하고 집으로 왔음.

아마도 피로가 누적되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집에 가서 씻자마자 침대에 가서 누웠음.

그런데, 평소에는 최소한 잠을 잘 때에는 괴롭지 않았는데, 
그날따라 너무 괴로웠음.
숨도 잘 안 쉬어지고, 가슴도 너무 아프고, 온 몸이 너무 불편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음.

끝내는 12시쯤에 뱃속이 좋지 않아서 응가나 하고 편하게 자야겠다 싶어서
화장실로 들어갔음.

화장실로 가는 동안에도 한걸음마다 숨을 정말 심각하게 크게 몰아쉬었음.
주무시던 어머니가 깨실 정도였으니......

화장실로 가서 일을 보는대도 가슴은 여전히 아프고 온 몸이 불편해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음.

바로 그때였음.

그렇게 괴롭던 몸이 갑자기 하나도 안 괴로워지고 편안해지는 거였음.
그리고나서 몸에 느껴지는 그 이상한 느낌......
본능적으로 손목의 맥을 짚었음.

그런데 맥이 안느껴지는 거임.

그 순간 든 생각이 두가지였음.

1. 119 불러서 병원에 가야겠다. 

2. 아! 18 응가 하고 있었지. 이대로 쓰러지면 뒤도 못 딱고 병원에 실려가는거 아니야?

주마등 같은 것 없었음.
오로지 이 두가지 생각때문에, 일단 비데 버튼을 눌렀음
보통은 1분 정도는 물이 나오는데, 내가 그 시간동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음.

30초쯤 항문에 물을 맞고 있는데, 
슬슬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음.

'심장이 멈췄으니 이제 슬슬 뇌에 산소가 부족할 시간이겠구만......'
이란 생각이 들면서 급했음.
 
그래서 휴지로 얼른 물만 닦아내고 바지를 대충 추켜 올린 다음에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서 이렇게 말했음.

"어머니. 저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은데요."

이게 기억의 마지막이었음.

다행히 작은 방에 동생이 자고 있었는데
레스큐 자격증이 있어서 내가 쓰러지자마자 CPR을 시작했다고 함.
온 몸이 굳어서 쓰러졌는데, 
CPR을 하니 다시 몸이 풀렸다고 함.

그리고는 내 기억으로는 곧바로 119 구급대가 들어왔음.
혈압이 정말 말도 안되게 낮았음.
80에 60인가 40정도 밖에는 안 잡히는 거임.
본인이 고혈압이 있는데, 혈압 수치를 듣는 순간 
'오. 저혈압으로 돌아선건가?'
하는 생각을 했음.

병원에 가서도 난리가 아니었음.
의사가 와서는 일단 글리세린을 한알 줬음.
혓바닥 밑에 넣고 녹이라고 해서 녹였는데, 그래도 가슴이 불편했음.
의사선생님께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요."
그랬더니 의사가 굉장히 난감해 했음...

암튼, 
병명은 폐색전증이었음.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고 알고 있을거임.

난 이게 좁은 자리에 앉아서 가는 게 불편한거 이외에는 
무슨 위험한 것이 있겠어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 다리에 혈전이 생기고,
그 혈전이 폐동맥으로 날아가서 폐동맥을 막아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증상이었음.

본인의 경우
쓰러지기 전전날부터 장장 40시간동안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계속 일을 하였음.
30분 정도 쪽잠을 자는게 다였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을 계속 하였음.

그랬더니 다리의 대정맥에서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전이 생겼고,
그 혈전이 폐동맥을 막아서 심장에 제대로 산소가 전해지지 않아
끝내는 심장이 멈춰버리는 상태까지 가게 된거임.

참고로 폐색전증은 오진율이 매우 높음.
66% 정도의 오진율을 갖고 있고, 그래서 사망율도 매우 높음 1년 내 사망률이 50%임.
폐색전증으로 죽은 사람 중 70%는 폐색전증으로 진단을 하지 못했고, 
85%정도의 사람은 2.5시간 내에 사망했음..

ㅡㅡ;;;

지금 이 글을 치고 있는데도 솔직히 가슴이 두근거림.....

하지만, 본인은 사촌형을 큰 대학병원 의사로 둔 덕에 
쓰러지자마자 그 형님께서 달려와 1시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정확히 폐색전증을 진단 내렸음.

아니었으면 위에 설명한 이유로
지금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님께서 먹고 있는 상추로 환원되었을 수도 있음.

그런데 정말 짜증나는게
그 동안 그래도 어느 정도 건강 관리를 해서 
당뇨도 그렇고, 혈압도 그렇고 경계성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쓰러지고 나서 이것들이 전부 다 병으로 올라왔음.

이제는 그냥 성인병 많은 아저씨가 됨. 18.

그 뒤로 1년간은 피 응고되지 말라고 항 응고제를 대략 2년 정도 먹었음.
그리고 지금도 아스피린 프로텍트 정(아세틸 살리실산 100미리 정)을 매일 먹고 있음.

이 글을 읽고 계신 님들...

벌어먹고 사는 것도 좋지만...
적당히 하는게 젤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문정부의 정책은
생존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정책이에요.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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