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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담그기 프로젝트 - 이남술 1호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게시물ID : cook_182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술덕후
추천 : 13
조회수 : 2626회
댓글수 : 64개
등록시간 : 2016/06/20 07: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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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술덕후입니다.

올해에 하우스 막걸리라고 집에서 소량으로 술을 빚어서 자기가 만든 전통주를 팔 수 있는 법이 생겼습니다.

저도 관심이 있어서 서울에 개설된 강의를 수강하였고

슬슬 자가 양조도 해봐야 겠다 싶어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전에 키트로 하는 맥주는 이미 여러번 만들어서 마셨고

꿀로 만드는 미드

블루베리로 만든 블루베리 와...인?? 정도는 양조를 해봤고

막걸리는 시도를 하였으나;;; 식초가 되어서 실패를 겪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체계적인 공부를 통해 이해를 높이고

레시피도 적용하고 연구 목적을 가미해서 진행해 봤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총 2가지 양조방향으로 진행했습니다

항아리에는 대용량으로 자가 소비용으로 만들었구요

플라스틱 통에는 연구용으로 만들었습니다.

항아리는 작업량이 많아 거르는 사진을 많이 못찍었으니 연구용을 보면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레시피는 쌀1 : 물1 : 누룩0.1 의 비율입니다

항아리는 쌀 10kg에 물10L 금정산성 누룩900g 진주곡자개량누룩100g

플라스틱 통에는 각각  쌀1kg 물1kg 누룩100g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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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의 목적은

내가 하우스 막걸리 영업장을 차린다면 어떤 누룩을 사용해야 하는가? 에 대한 연구라서

일단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누룩들을 다 구해봤습니다. (송학곡자를 못시켰다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누룩 공장? 회사? 는 총 3곳입니다

경북 상주의 상주곡자

경남 진주의 진주곡자

광주의 송학곡자가 있는데요

상주곡자는 얼마전에 망했다는 얘기가.... 확인은 못했습니다

현재 인천쪽에 새로운 곡자가 문열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부산의 금정산성에서 자기들 누룩을 만들어서 판매하며

인터넷에 누룩가게라고 하는 곳에서 또 자신들이 개발한 누룩을 팔고 있구

인터넷에 화왕산성이라는 곳에서 누룩을 팔더라구요


이번 연구에는

"누룩가게"의 모든 누룩 - 우리밀누룩, 약선누룩, 이화누룩

"진주곡자"의 누룩 여러개 - 수입밀누룩, 우리밀누룩, 우리밀(앉은뱅이밀)누룩, 개량누룩

"금정산성" 누룩

"화왕산성" 누룩 (사진에 박스에 부셔놓은거)

총 9가지의 누룩을 대상으로 실험해보았습니다.


한국식 청주와 일본식 청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누룩인데요

한국은 저런 생곡물을 띄워서 딱딱하게 만든 누룩을 쓰는 반면

일본은 생곡물이 아닌 곡물을 쪄서 곰팡이를 배양하여 사용합니다 "입국"이라고 부르지요

근데 일제강점기때 입국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우리 누룩이 설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입국으로 만든 일본식 청주가 한국에서 "청주"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누룩을 사용한 한국식 청주는 "약주"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됩니다

자기 이름을 뺏긴거죠;;;;


현재 여러분이 드시는 대부분의 막걸리는 입국으로 만든 막걸리 입니다


요쪽에서도 입국을 써서라도 좋은 품질의 술을 생산하는게 낫다는 실용파와 (술 만들기가 더 쉬워요 입국이)

입국을 쓴걸 전통주로 부르는건 어불성설이다는 전통파가 나뉘던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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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은 100g을 계량하여 햇빛에 "법제"시킵니다.

법제는 햇빛에 소독? 하는 개념으로 잡균 죽인다고 보시면 무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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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리지 않게 라벨링도 해주고

법제는 대략 반나절 ~ 하루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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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기를 사려했는데 ㅠㅠㅠ

돈이없어서 일단 동네 떡집에 고두밥 10kg + 9Kg을 주문했습니다

저 한박스가 10키로 ... ㄷㄷㄷ 2박스;;;

한국의 술은 찐쌀로만 만드는 일본식에 비해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물론 원리로 보면 그냥 쌀을 호화시키는 거지만

죽, 범벅, 풀, 고두밥, 떡등 다양한 방식으로 쌀을 익혀서 누룩과 섞어줍니다.

언젠가는 저 모든 방식으로 실험해서 차이점을 찾아보고 싶습니다만

힘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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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잘 통하는 판에 넓게 펴서 고두밥을 식혀줍니다.

뜨거운 밥 그대로 넣으면 안되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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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고두밥에 누룩을 치대서 해야되는데

그냥 물에다가 누룩 붓고 살살 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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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고두밥을 전부 붓고 열심히 치대주면 요래요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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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애들도 플라스틱통에 넣고 누룩들과 잘 섞어줍니다

골고루 안섞였죠???
바닥에 다 가라앉아있고 누룩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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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섞어줍니다.

오른쪽 위는 육포만들려고 양념 재워놓은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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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이 되면 수분을 쫘악 빨아먹은 밥알들이 요렇게 부풀어 오릅니다

열쉼히 저어줍시다

참고로 - 저어주는 일은 안하셔도 됩니다

일본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으나 안저으나 큰 차이가 없다고 하여

요즘 일본은 힘들게 저어주는 일 없이 그냥 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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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가 개량누룩인데요 아랫부분에 맑은 층이 생겼죠?

개량누룩의 발효 속도가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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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씩 쉨쉨 해줍니다

전 통을 잠그고 섞은 후에 통을 살짝 열어두는 식으로 했는데

이랬더니 저 윗부분에 묻은 밥풀들이 마르더라구요

그냥 처음에 깨끛하게 넣고 젓지도 말고 냅두는게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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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 개량누룩을 보시면 맑은 층이 더 올라갔죠??

저 맑은층이 제일 위쪽으로 올라올때쯤이 가장 좋을때라고 카던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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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도 꾸준히 저어줍니다

발효 초기에는 저렇게 거품이 많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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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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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거품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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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더워져서 연구용 애들을 냉장고에 넣습니다 ㅠㅠ

원래 18도 정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곳에 넣는것이 가장 좋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난한 자취생이 그런게 어딨어 ㅠㅠㅠㅠ

일단 넣어줍시다

내 식재료들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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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연구를 위해 꾸준한 음주를 해줍시다

절대 좋아서 마시는겁니다 ㅎㅎㅎ

대한민국 하우스 막걸리 2호점 양재 느린마을 막걸리

꼭 민들레대포 생약주로 드셔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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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숙성에 관한 연구

느린마을 막걸리를 구입후 냉장고와 실온에 보관하여 3달, 2달씩 숙성을 시켰습니다

실온에 보관한 막걸리는 상했습니다만

냉장고에 보관한 막걸리는 묵직한 바디감을 가진 술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다만 진한맛을 싫어하는 분들은 별로 안좋아하시더라는

왼쪽 갈색은 전주 모주이며

오른쪽은 전라도 정읍의 태인양조장 송명섭 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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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주계의 귀족 자희향입니다 석탄주를 모티브로 했다죠?

오양주로 유명한 천비향입니다. 생주라서 효모가 살아있어 3개월정도 숙성시켜봤습니다
원래 단술인데 단맛이 하나도 없어졌어요 ㅠㅠ

죽력고는 워낙 유명하니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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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하우스막걸리 1호점 수원 솔마당입니다

아직 출시되지는 않은 술입니다

개존맛.... 한국술도 미래가 보이는구나 싶은 술입니다

일본 사케와는 방향성을 달리하는 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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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천비향과

송명섭막걸리가 아니라 석탄주 빚은거 넣어놓은거랑

사과 발효주 사이다, 시드르 라고 부르는 애랑

갓 증류한 위스키??;;; 라고 해야하나; 랑

시드르 증류한 깔바도스 입니다.

갓 증류한 증류 원액은 정말 맛있더군요

돈모이면 증류기도 사야겠다 생각이 들더라는..... 돈 언제 모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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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누룩은 발효가 엄청 빠릅니다

아까 사진에 맑은 부분이 중간쯤 있었는데 이제 위에 맑은 부분이 떳죠?

저 부분만 퍼내면 그게 청주 입니다.

다만 여기서 부터 양조자의 경험, 실력이 판가름 나는데

어디서 발효를 끝낼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저는 이 포인트를 잡아보려고 당도계 까지 구입해서 측정해봤지만 한국 전통주는 병행복발효라는 특이한 발효방식을 사용하다보니

당도계로는 그 포인트를 못잡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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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항아리의 술들도 위에 청주가 떳네요

밖에 빨간 고무대야는 날이 더워져서 온도 조절을 위해 ㅎㅎ


요렇게 보시면 청주가 뜬게 보이실겁니다.

요기다가 용수라는 대나무 주머니?? 를 박아넣어서 가운데 고인 맑은애들만 떠내면 걔가 "청주" 구요

그냥 건더기까지 골고루 퍼내면 "탁주"에요

청주를 퍼내고 남은 술지게미에 물을 부어서 막 걸러주면 "막걸리"입니다.

다만 탁주에 물을 타서 막걸리로 만드셔도 되구요

처음 만들때부터 물의 비율을 높여서 막걸리로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해가 가시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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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용수"라고 대나무 주머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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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박으면 가운데 청주가 고입니다.



대략 이런식으로 넣습니다만.....

생각보다 청주가 잘 안 뽑히더라구요;;;;;

청주가 또 양이 엄청 적더라구요 ㅠㅠㅠㅠ 그래서 탁주로 갈아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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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과를 하려했는데;;;;

생각보다 여과가 힘들어서

일단 거친 체에 받쳐서 큰 덩어리부터 제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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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덩어리를 제거한 후

뽀얗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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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더 삼베주머니에 걸러주면 요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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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애들도 발효가 끝났는지 봐야 되는데

당도계로 안되니;;; 전통방식을 사용합시다


요렇게 불을 넣었을때 불이 꺼지면

발효중 - 이산화탄소가 생김 - 불이 꺼짐

이라서 아직 발효중이구나... 라고 보심 됩니다.

다만 막걸리, 탁주, 청주가 각각 거르는 시기가 달라서;;;;

막걸리는 불이 꺼져도 됐다 싶으면 거르면 되구요

청주같은 경우는 완전히 발효가 끝난 후에 거르는게 낫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직 그 포인트를 못잡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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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에는 라이터가 안꺼져서 걸러보았습니다

거친체로 거르면 술지게미가 대충 저렇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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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러진 게 요놈이구요

요놈을 삼베주머니로 한번 더 걸러주면 탁주가 완성됩니다

삼베주머니로 거를때는 힘들어서 ㅋㅋㅋ 사진이 없네요

너무 힘드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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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로 만든 애는 요렇게 담아서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쌀 10kg에 물10L, 누룩 1Kg으로 하니 대략 20리터가 넘는 술이 만들어지네요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중간에 하도 퍼마셔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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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애기들도 각각 병에 넣어줍니다.

연구용 애기들은 약간의 탄산을 만들기 위해 상온에서 좀더 두고 병이 빵빵해지면 냉장고에 넣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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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에 담은 애를 마셔보았습니다.

하;;; 좀 시네요 ㅠㅠㅠㅠ

냉장고에서 갓 꺼낸 술은 다른 향미가 죽고 신맛이 튀어서 좀 그렇구

20도 내외가 가장 적정온도인거 같습니다

냉장고에서 갓 꺼냈을때 부터 상온, 40도까지 뎁혀서 마셔봤습니다만 신맛이 좀 아쉬우나 내새끼라서 맛있다능

온도조절에서 아쉬운점이 있었으나

요래저래 첫 탁주치고는 마음에 드는 수준입니다만.....

판매용으로는 절레절레.........

좀더 연구를 통해 실력을 쌓아야겠습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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