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신랑 그리고 문제의 그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임 우리 셋 포함 여섯명이 다같이 어울렸었는데 우리 셋이 가장 친했음
지금은 내 시어머니이신 신랑의 어머니(그 때도 어머닝♡이라 불렀음)께서 요리솜씨가 기가 막히셔서 우린 다같이 석식 패스하고 신랑네 집 가서 저녁을 얻어먹곤 했었음
어머님도 아버님이 야근으로 늦게 오시는 날이 많아서 적적했는데 혼자 저녁먹는것보다 훨씬 좋다며 늘 반갑게 맞아주셨음
난 애교도 없고 좀 하숙생아들같은 느낌인것에 반해 친구는 그냥 비숑같은 애였음 그 당시에도 난 우리 시어머니를 그냥 어머님 이라 불렀는데 친구는 엄마♡라고 부름 친구의 부모님은 물론 멀쩡히 계심 아무튼 애교가 흘러넘쳐서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닐 정도였음 어머님도 아버님도 그 친구를 참 예쁘게 여기셨던것 같음
시간지나 우리 셋 다 다른 대학에 갔는데 신랑이랑 나는 학교는 달라도 과가 같았고 직업도 같아서 여러모로 더 잘 지내게 되었음 그러다 자연스럽게 만나게 됬고 올해 3월에 식 올림
그 친구는 여전히 우리랑 잘 지냈고 가끔 우리 신혼집 놀러오곤 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됨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어머님이 갈비 쪄놨으니 저녁 먹으러 오련 하며전화주셨고 하필 그때 친구가 우리집에 와 있었음 근데 그 친구는 저녁 약속 있어서 어차피 차만 마시고 갈 거였던 터라 몇시몇시에 넘어가겠다 얘기하고 끊었는데 친구가 갑자기 "엄마야??" 라고 하는거임ㅋㅋㅋ 그래서 응?아 응 어머님이야 그랬더니 "나도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 먹고싶어~ 나도 가면 안되?" 이러는거임ㅋㅋㅋㅋㅋ 아니 너 약속 있다매 그리고 너가 거길 왜가;; 순간 당황했지만 약속 사실 밀렸는데 그냥 얘기 안했던거라며 자기도 데려가라고 징징대는 애 앞에서 칼같이 안된다고 하긴 뭐하니까 어머님께 전화걸어 그 친구랑 같이 가도 되겠느냐 물으니 울 어머님 흔쾌히 그러라 하심
친구는 마치 진짜 엄마를 오랜만에 본 것처럼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음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고 있는데 먼저 도착해 있던 신랑도 나랑 표정 비슷했음
어머니는 나 보시자마자 아가 왔니? 너 좋아하는 소갈비찜으로 했는데 괜찮지? 하시면서 웃으심 난 소고기파 신랑은 돼지고기판데 우리 결혼한 뒤로는 항상 어머님이 갈비하실 때마다 나 때문에 소갈비랑 돼지갈비를 각각 해주셨었음 근데 그날은 소갈비만이었고 진짜 맛있게 먹고왔음
그 친구가 밥상머리에서 내 시부모님께 애교떠는 모습만 안 보였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을텐데
입이 진짜 쉬지않고 움직이는데 고딩일때 보는줄 알았음 어머님은 그래그래 하며 받아주시면서도 틈틈히 밥 먹고 천천히 얘기하자며 그 친구의 주의를 밥으로 돌려놓으셨지만 소용없었음ㅋㅋ
그날 과일까지 깎아먹고 거의 9시가 다 되서 시댁을 나서는데 친구가ㅋㅋ "엄마!! 앞으로 진짜 자주 놀러올게요ㅠㅠ그동안 못 찾아뵈서 너무 죄송했어요ㅠ" 라는거임ㅋㅋㅋ 아니 너가 왜 여길 자주 와야하니?ㅋㅋ
그날 이후 그 친구는 내가 시댁갈일 있으면 꼭 끼려고 했음 집안 행사(칠순,돌잔치)같은거 있을때도 축하하는 사람 많으면 좋잖아~ 하면서 은근슬쩍 끼려고함
그때마다 적당히 이유 대거나 일부러 거리도 둬보고가족행사인데 너가 끼는건 좀 아닌것 같다 라는 식으로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둥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참석횟수가 줄었다 뿐이지 그 끼려는 시도는 계속됨
그러다 얼마전 중복에 어머님이 닭백숙 했으니 슬쩍 넘어오렴 하셨음 우리 신랑은 닭 안좋아함 치킨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백숙은 아예 극혐함 근데 난 닭요리는 다 좋아해서 닭요리하실때마다 당신이 사실 닭요리 잘하는데 이집 남자들은 다 닭을 싫어한다 근데 너 덕에 내가 이집에서 닭요리를 할 수 있게됬다며 웃으셨음ㅋㅋ
완전 기대하면서 시댁갈 준비하고 있는데 그 친구 연락와서는 오늘 중복인데 혹시 엄마가 백숙 안하신데? 나도 데려가~~ 를 시전함
하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 순간 갑자기 그동안 쌓여있던게 빵 터짐
너가 거길 왜 가냐 전부터 내가 선 넘지 말라고 몇번 얘기하지 않았냐 어머님이 나 먹으라고 하신건데 널 데려가고 싶지도 않고 너가 우리 어머님한테 엄마엄마거리는 것도 솔직히 거슬린다 시어머니도 엄마고 따지고보면 해도 내가 해야할 소리를 왜 나도 안한는데 옆에서 너가 하느냐 아직도 고등학생인줄 아냐고 막 쏘아붙임
그랬더니 한 30초 정도 정적하다가 안되면 그냥 안된다 하면 되지 왜 짜증이야(심한욕) 이라며 중얼거리더니 끊음
너무 얼탱이가 없어서 잠시 멍해있다가 차라리 잘 됬다 싶어서 신경 안쓰고 시댁가서 맛나게 백숙먹고옴
근데ㅋ 그날 밤에 이 친구가 고딩친구들 단톡방에 장문의 톡을 남기고 퇴장해버림
내용은 다들 상상가능하실거임
신랑도 있는 톡인데 출장가있던 신랑 보더니 전화와서 이거 미친거 아니냐고(내가 틈틈히 얘기했었음) 진짜 왜 저러는거냐고 짜증내다가 일단 연락오는 애들 수습한다고 끊음
하 진짜 짜증이 물 밀듯이 밀려오는데 대체 왜 저러는건지 이해가 안됨
자기 친구네 집이기 이전에 내 시댁이고 내 가족들인데 상식적으로 저게 말이 되는 행동임? 상황을 모르는 친구들은 그 친구긴 너무 서글프게 글을 남겨놓으니까 나한테 뭔가 상처받은줄 알고 계속 신랑한테 연락왔다함
나도 나대로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라 일단 아무연락 안받고 머리를 식히고는 있는데 진찐 도저히 이해가 안감
대체 그 친구 왜 그러는건지 어떻게 말해야 좀 이성적으로 알아들을지 혹은 어떻게 대처를 하면 좋을지
조언구하고 싶어서 글을 올렸어요.
댓글 모두 빠짐없이 읽을테니 의견을 좀 나누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답답해서 올린 글에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단톡방에 링크 걸었습니다. 읽고 있을 거 알면서도 짧게나마 추가하는 것은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