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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겪었던 최고로 멋지고 쿨했던 중고 직거래 1위.
게시물ID : humordata_1825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kubura
추천 : 18
조회수 : 3991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19/07/23 01:29:29
음슴체.






저는 대딩때 밴드 한다고 일렉 기타를 쳤었음. 
그때는 가난한 대딩이라 콜트를 썼었는데 음악에 재능이라고는 개미 눈꼽만큼 있었던지라 졸업시즌이 다가오면서 졸작 준비한다 뭐한다 시들시들 하다가 기타도 팔고 한동안 잊고 지냄. 

취업하고 노동자로 지내던 어느날 갑자기 기타 삘이 와서 이제는 돈이 있으니 비싼놈을 지르겠다.
라는 마인드로 ESP 바이퍼를 지름. 
대략 중고로 120 정도 줬던거 같음. 

하지만 역시 재능은 열정과 노력 돈으로 정복할 수 없는 분야였음. 
비싼 기타를 지른다고 없던 재능이 솓아날 리가 없음 ㅋㅋㅋㅋㅋ 
집에서 몇번  앰프 꽂고 쳐보곤 쳐박탬. 

한 반년 뒤에 더뮬에 100 쯤에 올려놨는데 어떤 양반이 삼십분 뒤에 우리집 앞으로 현금들고 갈테니 10만원만 빼달라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만원이면 치킨이 몇마리인데 ㅡㅡ..  라는 생각에 님 즐. 보내려는데 이 양반이 자기는 직장인 밴드하는 사람인데 이번 공연에 ESP 기타가 너무 써보고 싶다 라며 감성팔이를 함.
어차피 쳐박템에 배송비도 생각했던지라 걍 정리하자는 마음에 콜 때림. 

삼십분뒤에 우리 아파트 슈퍼 아래에서 기타메고 미니앰프랑 꾹꾹이도 서비스로 (어차피 쓸모 없으니 한큐에 정리해버려야지.) 챙겨서 기다리는데.
봉고차 한대가 슬슬슬 도착하더니 뒤에 문을 활짝 열고 어서 타라는거임. 
오 시1발. 내 장기 털리는건가. 알콜에 쩔어서 시세보다 못받을텐데.. 
라는 생각에 힐긋 보니 미친 ㅋㅋㅋㅋ 이 양반 봉고차 안에 엠프 연결해서 가져옴. 

그리고 우리 동네 슈퍼 앞에서 공연 펼쳐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저녁 여덜시즘이었는데 동네 사람들 슈퍼 장보고 나오다가 구경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쥬다스. 메탈리카를 시작으로 기억안나는 노래 몇 곡 더 연주하고 만족스럽게 현금 지불하고 쿨하게 사라짐. 

나의 정열이었던 블랙 바이퍼.... 
내가 능력없는 똥손이라 미안했엇다.. 
그 사람 품에서 좀 더 멋지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겠지? 
그래.. 그러면 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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