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는 대중들에게 애니메이션으로 가장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은 1996년 닌텐도 게임보이로 출시된 ‘포켓몬스터 레드/그린 버전’이 원작입니다.
151마리의 몬스터를 잡고 키운다는 콘셉트의 게임이기에 주 타깃층은 어린이일 수밖에 없는데요, 게임에 대한 편견이 늘 그래왔듯이 포켓몬스터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는 애들용 게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애들용 게임은 뭔가 대충 만들어진 것 같아서 포켓몬스터란 게임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제작진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거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주인공이 처음 모험을 시작하는 장소에서 발견됩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은 자신의 방에 있고, 1층으로 내려오면 TV가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TV 앞에서 A버튼을 누르면 “네 명의 아이가 철도를 걷고 있는 영화가 나온다”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네 명의 아이가 철도를 걷고 있다는 것은 포켓몬스터와 전혀 상관이 없는 대사인데요, 그렇다면 제작진들은 이 대사를 왜 넣은 것일까요?
먼저 이 대사가 의미하는 것에 대해 알아봐야 하는데,
이 대사는 영화 ‘스탠 바이 미’에 등장하는 네 명의 아이들을 뜻합니다.
영화 속에서 아이들은 시체가 실종사건이 발생한 후 사고 피해자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한 걸 듣게 된 후 시체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떠납니다.
어른들도 찾지 못하는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모험을 떠나면서 기차에 쫓겨 낭떠러지에 떨어질 뻔하고, 가는 길이 막혀 늪을 지나기도 하며, 무서운 맹견이라고 생각했던 개가 사실은 조그만 삽살개라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하찮을 것 같은 모험이지만, 이들은 세상 진지합니다.
그렇다면 포켓몬스터 게임에서 이 영화가 왜 언급됐을까요?
포켓몬스터의 초대 디렉터인 타지리 사토시는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어 그 속뜻을 알 수 없지만,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극작가였던 슈도 타케시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이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슈도 타케시는 애니메이션 대본 작업을 위해 포켓몬스터 게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었는데, 자신이 생각했을 때 게임 속에 스탠바이미를 암시하는 대사를 넣은 이유는 포켓몬스터가 추구하는 모험이 스탠바이미 같은 모험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모험은 바로 ‘어른이 된 내가 다시는 겪을 수 없는 모험’입니다.
영화 스탠바이미의 시작은 주인공이 어린 시절의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어느새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주인공은 친구의 비보를 듣게 된 후 잊고 살았던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린 시절에는 집을 떠나 옆동네를 가는 것만으로도 큰 용기를 내서 가야 했고, 모든 게 낯설고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 모험은 지금 보면 하찮게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가 언젠가는 겪어야 하는 것이고, 그런 과정이 지나면서 아이는 어른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아이가 옆동네를 가는 모험은 어른이 된 후에야 이제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소중한 모험이었다는 깨닫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포켓몬스터는 다른 게임들처럼 마왕을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그런 거대한 모험이 아닌 소년이 포켓몬과 함께 옆동네를 가는 사소한 모험을 추구하게 됐습니다.
그런 모험이 아이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포켓몬이 살아 있는 친구처럼 느껴지며, 더 의미 있는 모험이 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아이들이 오래된 게임보이의 전원키고 다시 포켓몬스터를 보게 되면 그때의 그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 같네요.
출처-UBD17.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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