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혹은 남자는 서로를 흔들리는 눈으로 바라봐야 했는데
유독 남자는 침착하게 여자는 혼란스럽게 그렇게 둘은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대의 버스가 지나갔는지 모르는 시간동안에도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내 남자가, 움직였다.
혼란스러운 표정의 여자는 두 손으로 남자의 손을 꼭 잡았다.
남자는 조금 망설이는 듯 했지만 이내 제 갈길을 재촉했다.
미련이 남는 걸까. 간혹 뒤를 돌아보며 여자와 걸음을 맞추기는 했지만,
결국 남자는 제 갈길을 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며 한숨을 쉬었다.
멀어지는 둘의 뒷 모습에 대고, 나는 조용히 말했다.
"옘병 지랄들 났다. 거 대충 헤어지고 적당히들좀 하쇼. 11번 버스 졸라게 안오네."
-----------------------------------------+번외
1은 본인 2는 상사 둘의 카톡내용 중 발췌
1 형님 장비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나는데요.
2 어제 그거 정비 들어갔던건데?
1 어제가 아니라 그저께 아님?
2 ? 암튼 들어갔다옴
1 뭐 아는게 없어요
2 아침부터 빡치게 하네
1 아무튼 귀뚜라미 소리가 남
2 니가 키우는거 아니냐
1 난 형이 키우는줄 알았지
2 아무튼 정비 갔다왔고 일지는 써놔봐.
1 그렇게 책임감 없게 나오면 장비에다 귀뚜라미 보일러 달아버릴라니까요
2 너도 거꾸로 태워줄까 미1친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