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봤던 디즈니의 인어공주
세련된 이미지도 있었지만, 왠지 이 이미지가 끌렸습니다. 가운데 접힌 자국이라던가 아카데미 수상작이라는 딱지라던지.ㅋㅋㅋ
무려 1989년 작품입니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봤던 이 작품이 보면 볼수록 인어공주를 "아, 쟤 완전 덕훈데?"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다가 같은(?) 덕후로서 보면 볼수록 " 아, 노답(?)..."이라고 탄식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1. 다른 차원(?)의 존재에게 관심이 많음.
[사는 곳이 바다와 육지로 전혀 다르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에리얼은 아시다시피 인어입니다. 그런데 종족의 생존을 위해 접촉이 금지된(게다가 아버지인 트리톤 왕이 법으로 금지함) 인간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그 결과, 상어가 출몰하는 난파선에 친구와 함께 찾아가 인간의 물건들(굿즈?!)을 수집합니다.
굿즈 수집, 할 수 있죠. 그런데 굿즈수집중에 상어에게 잡아먹힐 뻔하는 위험에 빠집니다, 그것도 친구까지. 굿즈때문에 목숨을 걸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
게다가 이 수집활동 때문에 에리얼을 온 국민들에게 소개하는(작중 등장인물의 말로 막내공주님의 '데뷔무대'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음악회에 빠져서 행사가 엉망이 되죠. 자신을 위해 열린 행사를 덕질(?)에 빠져 잊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겁니다.
2. 덕질대상에게 사랑에 빠짐.
에리얼에게는 자신의 인간굿즈들을 모아둔 비밀아지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운좋게도 이 아지트에 사랑에 빠진 에릭왕자의 석상을 들이게 됩니다(그 큰게, 어떻게 들어온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1:1 피규어에 기뻐서 에리얼이 하는 말들이 가관입니다. "뭐라구요, 둘이 같이 도망치자구요?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데헷~"(데헷을 제외하면 실제 대사;;;)
뭐, 같은 덕후로서 이해는 합니다. 사랑할 수 있죠. 다른 것도 아니고 바로 전날에 최애캐(?)를 실물영접하고, 접촉(?)하는 덕후로서 엄청난 계를 탔으니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엄... 피규어에 대고 그러는 건, 난... 어, 좀 그래.;;;
그러니 이걸 보는 트리톤임금님 억장이 무너지죠. 애엄마도 없이 금이야 옥이야 애지중지 키운 딸아이들, 그 중에서도 막내가 피규어 끌어안고 저러고 있으면 저라도 화납니다.ㅡㅜ 물론 그렇다고 그 한정판 1:1 피규어를 부순 건 정당화될 수 없지만(응?).
3. 덕질에 빠져 이상한 계약맺음.
자신의 인간굿즈 컬렉션과 한정판 1:1 피규어를 파괴당한 에리얼은 슬픔에 빠져 분별력을 잃습니다. 그럴 수 있죠, 몇년 동안 목숨걸고(;;;) 상어피해가면서 난파선 뒤져서 모은 컬렉션이, 한정판 1:1 피규어가 한번에 날아갔으니. 그럼에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고 맙니다.
"네 최애캐와 맺어줄테니 여기 서명해." 우르슐라는 3일 동안 인간으로 만들어줄테니, 그 안에 최애캐와 진실한 사랑의 키스(에휴)를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영원히 인간이 되어 최애캐인 에릭왕자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거죠. 대신 에리얼의 목소리를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3일안에 에릭왕자와 키스를 하지 못하면 다시 인어가 되고 에리얼의 신변은 우르슐라의 것이 된다는, 말그대로 '신체포기 각서(!)'인겁니다! 그런데 얘는 하겠다고 계약서 내용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냅다 서명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영어로 뭐라고 몇줄 써 있던데, 너 정말 무슨 내용인지는 알고 서명한거 맞니?
그리고 결국 이 서명이 화근이 되어, 불쌍한 막내딸 구제하려고 재계약한 트리톤왕으로 인해 아주 잠시지만 우르슐라가 바다의 지배자가 됩니다.
덕질에 정신이 팔려서 신체포기 각서 썼다가 나라를(!) 날려먹을 뻔했어요.;;;
다행히 어린이 대상의 이야기라서 거대화한 우르슐라는 굉장히 싱겁게 쓰러지고, 자식 이기는 부모없다고(아, 부모님.ㅡㅜ) 트리톤왕이 에리얼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만...
같은 덕후로서 보는 에리얼은 정말이지... 노답.ㅋㅋㅋ
요즘 시간이 많아 디즈니채널을 통해 예전 작품들을 다시 보고 있는데, 예전과는 다른 측면에서 재미를 느끼게 되네요.ㅋㅋㅋ
어디까지나 재미로 작성해본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