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육아 정책 발표한 거 보니까, 정책 중 하나가 근무시간 유연화랑 초등부모 근무시간 축소가 있더군요. 이 정책을 잘 추진하면 미국이랑 좀 비슷해지거나 낫겠다 싶어요. 미국이 사실 육아정책이란 것이 없어 가정마다 각개격파라서 힘든데, 그나마 근무시간이 유연하고 근무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이 애들 돌보고 살만한 것 같아요.
제가 미국 동부에 사는데, 집집마다 사정이 다 다르지만 아빠가 육아에 많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 행사에 가면 아빠가 와 있는 경우가 20% 정도는 되는 것 같고. 아이들 등교 하교 시킬때도 아빠들이 많이 보이고요. 아빠들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근무시간이 유연하고 근무시간이 길지 않으니까 아이를 볼 시간이 있는 거죠. 엄마가 풀타임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경우는, 두 사람이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아이들 보고요.
예를 들어서, 제가 아는 어느 집은 아빠가 아침 6시 출근, 오추 3시 퇴근이예요. 연방공무원이라 근무시간 철저히 지키고요. 근무 시간은 본인이 그렇게 정하는 거고요. 자기 할 일만 하면 되니까 언제하는 지는 터치 안하는 거죠. 엄마는 사립학교 교사인데 8시 출근, 5시 퇴근인데 실제로는 일이 많아서 퇴근을 늦게 할 때가 많대요. 그래서 아침에는 엄마가 애 등교 시키고, 오후에는 아빠가 애를 픽업하고 애를 봐요.
다른 집은, 아빠가 역시 연방 공무원인데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3번 출근, 한번에 12시간씩인데, 야간 근무일때가 있어요. 아이 엄마는 남편 근무시간이 길고 밤근무가 있어서 힘들다고 하는데, 그래도 쉬는 날이 있으니까 아빠가 학교 행사에 잘 오더군요. 애가 넷인데, 아이 엄마는 경력 단절로 전업주부가 되었어요. 애들은 엄마도 집에 있고, 아빠도 집에서 잘 놀아주니까 항상 신나보여요.
또 다른 집은, 아기 엄마가 의사인데 일주일에 80시간 일해요. 미국에선 그정도면 살인적인 스케쥴이라고 하죠. 애 아빠는 교수라서 근무시간이 원래 유연하니까 학교는 일주일에 20시간 정도 가고, 집에서 주로 밤에 일한다는 군요. 아이는 데이케어 (어린이집) 가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가는 경우는 아빠가 수업에 데리고 들어가요.
우리 옆집은 남편은 경찰관이고 아내는 일반 사기업에 다니는데, 남편이 육아휴직하고 애기보더군요. 아내는 휴직하기 어려웠던듯 해요. 그리고 경찰관인 남편이 3년전에 진급해서 언더커버 (잠복 형사?) 일을 한다고 좋아했었는데, 요즘엔 다시 일반 순찰 업무로 바꿨더군요. 애기 보려고 진급을 포기하고 근부시간이 유연한 쉬운 일을 하기로 했답니다.
미국에서도 근무시간 유연하고 육아 휴직 잘되는 곳은 정부, 공공기관, 학교 이런 쪽이 많은 거 같아요. 부부 중에 한 사람이라도 근무시간이 유연한 곳에 다니면 아이 보기가 훨씬 쉽죠. 부부 둘 다 근무시간이 짧고 유연하면 부부나 아이나 다 행복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