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도 넘었네요.
미국에서 짧게 생활할 때 누나가 밴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차를 달라고 해서 LA에서 휴스톤까지 마쯔다 MPV를 몰고 갔습니다.
미국 종단 절반이니까 여행도 겸해서 룸메이트랑 둘이 교대로 운전하면서 며칠을 달렸습니다.
밤에 달라스를 향해서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데...
지금처럼 네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가 없을 때 입니다...
한밤중 사막 한가운데 몇시간동안 마주오는차도 없고 따라오는 차도 없고...
그냥 헤드라이트에 비추는 차 바로 앞의 길만 보입니다.
우주 속을 달려가는거 같지요...
그런데...
천천히 주변이 밝아지더니...
대낮처럼 환해지면서...
하늘에...
사막 지평선 위로...
거의 라지 피자만한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달리다가 저도 모르게 차를 세우고 내려서 한참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같이 내린 룸메이트가 달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I feel so small..."
저도 달을 보고 있으니 눈시울이 촉촉해지더군요...
그때 어떤 풍경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