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사유는 1) 제 스트레스를 덜고 저 스스로에게 더 집중하기 2) 저로 인해 발생하는 동생의 편의 빼앗기. 같이사는 동안 정신적으로 너무 깎였습니다. 셋중 제 벌이가 가장 적다는 이유로 설거지 빨래 청소 분리수거 음쓰 처리까지 떠맡겼구요. 왕복 4시간 출퇴근하면서도 버텼네요. 왜냐하면 아주 좋은재료로 풍족하게 먹고 살아서요. 개돼지였죠.
세후 월천 가장들도 퇴근하면 아기 보고 분리수거 하러 나간다. 동생은 월 500도 못버는데 엄마가 그렇게 싸고돌면 버릇 나빠진다. 못하는 게 아니라 할 필요가 없으니까 안하는거다. 무슨말을 해도 무쓸모였습니다. 니가 이 집에서 하는게 뭐있냐 가족도 위계다 또래만큼 돈못벌면 착하기라도 해봐라 니동생이 저러고 고생하는데 너같은게 손위라고 쟤도 참 복없다. 니까짓거 없어도 우리는 잘 살수있다 도대체 설거지말고 하는게 뭐라고 유세냐. (제가 저없으면 집안일 동생 시킬거냐고 묻자) 우리가 너 나가고 어떻게 살건 신경꺼라, 너만없으면 다 해결된다
주구장창 싸우다가(저도 공정성에 집착하고 지고못사는 성격이라 말로 가족들 상처 많이 줬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이집은 내집이야 시전하면서 밤이고 새벽이고 여름이나 겨울이나 쫓아내 몇시간이고 못들어오게 하셨죠) 말이 안통한다 생각하고 드디어 월세 독립했습니다. 보증금 3천 엄마도움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학교때부터 휴학하고 벌어 1억2천 정도 모았습니다 관리를 엄마가 해서 그렇지.. (자식들이 번 돈은 다 모아주시고 엄마 노후자금으로 전세얻고 생활비 썼어요) 아무튼 저는 서울, 가족들은 지방사는데요. 이번에 동생이 친구만나 놀러 서울에 온답니다. 근데 엄마는 지방 집에 혼자있기 싫어 따라온대요. 저는 엄마도 그렇지만 특히 동생을 제 집에 재우기 싫고요. '내가 따라가면 설마 지동생하고 나를 같이 지네집에 오라고 하겠지' 생각하는 엄마 머릿속도 훤히 읽힙니다. 그래서 불편하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개난리를 부리며 생트집 잡네요.
와중에 동생이라는 거는 '내가 혼자 볼일보러 올라가면 니네집에 안묵어. 니가 지랄할까봐' 이러고 있고, 엄마가 따라 올라오는거랑 지가 서울에 볼일 보는건 별개랍니다. 이런걸 자식이라고 죽고 못사는 엄마가 이해 안되지만 좋아 죽겠다는데 제가 이해해야죠.
너무 웃긴건 지금 떨어져 산지 한달이 채 안됐는데 엄마가 저에게 문자로 '내가 손이아파 꼼짝을 못하니 얘(=동생)가 일하면서 청소 빨래 설거지 피똥싸고 있지, 팔자가 지랄맞은 건지 죽도록 일하고 이제 좀 쉬려니까 경제 어려워지고 그러네, 둘이 사는데 설거지양은 줄지를 않아ㅎㅎ' 이런얘기를 합니다. 입이 비뚤어져도 '따로 살아보니까 알겠더라 너 정말 고생 많았다 엄마가 미안하다' 이렇게는 말 안해요ㅋㅋㅋㅋㅋㅋㅋ
피똥을 싸건말건 내가 알 바인지 저따위 연락을 받고나니 확신이 들더라구요. 나오길 잘했구나 같이 지방 내려갔으면 큰일났겠구나 하고요. 그냥 제 생각에는 이번 상경 건도, 가족이랍시고 들이밀면 어떻게든 숙박비 안 들이고 편히 있다 올 수 있었는데 제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가스라이팅 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 왈 "동생이 그집에 못 묵는거면 호텔비를 내놓으"라네요ㅎㅎㅎ
이게 가족인가요? 가족이 원래 이렇고 문제는 저한테 있나요? 제가 죄책감을 느껴야 맞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