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3,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이 꿈이라는 게요. 어릴 때는 2번의 형상을 더 많이 띕니다.
끊임없이 원하고 상상해요.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꿈 꿔 봤잖아요.
과학자라던지, 가수라든지, 우주인, 선생님, 소방관, 경찰 뭐 등등.
떄론 세계 제일의 축구선수를 꿈꾸기도 하고, 때론 화성에서 살게 되는 꿈을 꿉니다.
그런데요. 다들 자라면서 그 꿈들을 천천히 지워나갑니다.
막연히 원한다고 해서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거든요.
그래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여 꿈의 크기를 축소해나가거나 때론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저또한 그랬습니다. 작가가 꿈이었던 어린 날의 저는 내게 그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꿈을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던 책을 멀리하고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몰두했죠.
지금의 저는 그게 참 후회가 됩니다. 그 꿈을 버린 나는 어떤 이상을 쫓고 있을까요.
우선 좋은 학교에 들어가야지-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야지-
뭐 그냥 남들이 하는 데로 똑같이 생각합니다.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지 하며 나 또한 그들과 같이 되어갑니다. 맞아요. 우리는 그 자체로 이상을, 삶을 공유하는 거죠. 다들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그게 답인 것 같으니까요.
와 근데 이제 와서 돌아보니까 그게 아닌 겁니다.
사실 그 길을 먼저 간 사람도, 따라간 사람도,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도 다 모르는 겁니다. 다들 몰라요. 사실 정답이라는 건 애초부터 없었는데, 사람이, 사회가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허황된 꿈을 꾸지 말라고, 현실을 살라고. 3번의 꿈을 강요한 거에요.
아니 여러분, 좋은 대학이 직장이 내 삶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습니까? 내가 서울에 위치한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아니면 가치 없는 사람입니까? 돈을 그닥 많이 벌지 못하면 나는 필요 없는 사람입니까? 애초에 이 질문에 당당히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맞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숫자가 나를 증명한다고요. 그런데요 그 생각을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정당합니까? 옳은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정하는 겁니다. 똑똑하지 않다고 해서, 이쁘거나 잘생기지 않다고 해서 남들이 날 마음대로 판단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최근들어 많은 회의감이 찾아옵니다.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달렸으며, 고통 받았으며, 고통 받고 있냐고요.
또 전 어린 날의 저에게 미안했습니다. 너무 쉽게 지워버린 꿈에 미안했습니다. 나는 분명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책을 10만부씩 팔고 상을 많이 받아야만 작가는 아니잖아요. 그냥 글을 쓰고 좋아하고, 남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 나는 작가가 될 수 있었는데. 그때의 저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여러분 꿈을 꾸는 아이들을 본 적 있으십니까? 꿈꾸는 모습 자체로 아름다운 그 모습을 마주한 적 있으십니까? 꿈이라는 게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라면 저는 다시 꾸겠습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얻은 답이 아니라요. 제가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든 살길 바라든 다들 원하는 삶을 사세요. 뭐 그리 대단한 꿈이 필요합니까. 그냥 낚시하다가 대어를 낚는 게 꿈일 수도 있고, 좋아하던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가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남들의 삶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가장 바라던 꿈을 꿉시다.
그 어떤 것도, 당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해요. 우리 살아가고 있음을 만끽하고 삽시다. 우린 깨어서도 꿈 꿀 수 있는 사람임을 만끽하고 삽시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 누가 뭐라 하든 저는 괜찮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러니까요. 다들 행복해져요. 원하는 꿈을 꾸고, 이루고, 살아있음을 만끽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