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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천덕꾸러기 뒷다리살의 신분상승 프로젝트
게시물ID : cook_1801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나바나나
추천 : 15
조회수 : 1186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5/11 22:35:56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돼지 뒷다리 햄보다 싸게 사서 베스트 간 매일 고기 먹는 사람입니다.

55 앗! 제주 흑돼지 햄보다 싸다! [4] 나나바나나 16/05/04 17:09 7270 24

돼지 뒷다리살(a.k.a. 후지)이 일반적으로 맛없고 뻑뻑한 부위로 알고 계셔서
후지 사먹을 바에 앞다리살이나 삼겹살 드시라는 댓글들이 있었죠..ㄸㄹㄹ(후지 산 사람 1패ㅠ)

전 후지 맛있게 드시고 좋은 기억 간직하라는 댓글에 감명 받아 이걸 어떻게 해 먹어야 할까? 하는 궁리에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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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척척. 
반으로 갈라서 아마 2300원 어치 뒷다리살에 된장 발라서 2~3일 냉장시킨 고기, 
집에 남아 돌아서 수육 해먹을 결심을 하게 해준 무, 주방에 굴러다니던 하나 남은 양파,
질이 안 좋아 맛 없어서 위스키에 넣어 먹고 충격 받은 베트남 시나몬, 팔각, 중국가서 사온 제피(a.k.a 마라), 그외 기타 등등

예, 짐작 하셨겠지만 시작은 무수분수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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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를 밑으로 하고 삶아야 껍데기가 맛있어진다는 거 다들 아실테고.. 솥이 작아서 이렇게 하긴 했는데 너무 꽉차면 위험해요 ㅠ
그냥 웍이나 냄비에 하면 가스비가 ㅎㄷㄷ하고 인내심을 자극하니
베스트, 베오베를 보면서 널널하게 요리하기 위해 압력솥에 넣고 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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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는 동안 심심하니까... 웍에 설탕을 넣고(집에 황설탕 밖에 음슴, 백설탕이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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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오브 스톰! 을 그리다 실패한 카라멜...카라멜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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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돌고 15분 약불로 뜸 들였다 김 빼고 열어봤어요
젓가락 찔러보니 고기가 그냥 한덩어리라 커서 그런지 완전히 안 익음(그 다음 삶은 고기는 2등분 해서 찌니까 괜찮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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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로 같은 방식으로 20분 약불에 올린 다음에 꺼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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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에 걸쳐 익히니까 고기가 많이 부들부들하더군요(썰기 힘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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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일단 배고파서 이렇게 먹었네요. 
양념장은 요게에서 배운 새우젓에 고춧가루 간마늘 약간의 물 참기름 섞기 직전 ㄷㄷㄷ
그리고 갓김치. 뜨거울 때 썰어서 껍데기하고 살코기가 막 ㅠㅠ



위에 압력솥 보시면 육수와 기름이 잔뜩 나왔는데요 이거 버리면 향신료가 아까우니까 활용해보도록 하죠.
일단 기름을 숟가락하고 국자로 열심히 뜨다보면 이렇게 나와요 ㄷㄷㄷㄷㄷㄷ(2번 삶아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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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라드로도 못 씁니다, 기름에 향이 잔뜩 배서 한약 냄새나는 돼지기름이니 그냥 과감히 휴지에 적셔서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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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육수를 잘 뜨면 이렇게 되는데 이거 식혀서 위에 뜬 기름 굳으면 키친타올 하나 뽑아서 살짝 덮었다가 
들어올리면 굳은 기름이 쏙 타올에 묻어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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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멜하고 간장하고 설탕 넣고 끓여서 졸인 육수에 수육 넣고 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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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매 동파육으로 시작하는 아침식사
(소홍주도 없고 고기도 안 튀기고 조리시간도 짧음 동파육보단 차슈와 오향장육 사이 그 어딘가 경계선 같은 레시피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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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와 고기를 지퍼백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서 간이 배게 할려고 했는데요(차슈를 이렇게 하는 레시피가 떠올라서 했었죠)
이게 콜라겐이 녹아든 육수라는걸 깜빡해서 다음날 꺼내보니 젤리가 되었다죠;; 
여튼 같은 방법으로 데리야끼 소스 묽게 만들어서 바글바글 끓이다 간마늘을 마지막에 넣어 잔열로 익힌 소스를 고기에 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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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을 데워서 먹는걸 좋아라 하는데 마늘소스에 재운건 냉채보단 웍에 넣고 한소끔 끓여서 뎁혀 먹는게 맛있더군요
생긴건 그냥 된장 바른 수육에 간장 부은 모습인데 다른 방식으로 먹는 것보다 마늘향이 있어서 그런지 담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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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생성된 문제의 간장묵(육수로 만든 젤리)으로 오향장육의 소스를 만들 수가 있는데요
그냥 간장묵에 고추기름 넣고 식초 넣어주면 됩니다. 파를 좋아해서 파가 많으면 많을수록 맛있는듯.. 
기대 안했는데 오향장육 레시피에서 많이 따와서 그런지 의외로 맛있었네요.

4810원짜리 뒷다리살을 매일같이 먹어치우며 느낀 생각은 이거 생각보다 지방이 많아서 
다음에는 아예 수육 삶은 뒤에 껍데기만 발라 살코기에 붙여서 랩에 싼 다음 식혀서 썰어내는 
담백한 오향장육 스타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는 이런걸 할려고 한게 아니라 그냥 집에 있는 재료를 넣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제가 알기로는 돼지 뒷다리살이 아닌 사태(소 앞다리, 뒷다리)에 돼지 껍데기를 붙여서 만들면 오리지날 레시피로 알고 있어요.

여튼..요즘 밥 할 때마다 압력솥에 한약냄새가 나지만 만족도가 높아서 한달에 한번쯤은 해 먹을만 하다 싶었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안녕~!
출처 뒷다리살은 요리해보면 기대치가 없는만큼 의외로 맛과 가성비가 괜찮은 고기입니다.
하지만 제가 혼자 먹을 땐 양이 많은 뒷다리살로 수육을 해 먹겠지만 누군가에게 대접하거나 수육거리를 추천한다면
저도 역시 앞다리살이나.. 아니 앞다리살 먹을 돈이면 그냥 더 보태서 오겹살로 드시는걸 추천합니다.

p.s.
뒷다리살은 어쩐지 애증의 암드와 같아서..
가성비가 참 훌륭하고 양도 코어처럼 많은데 누구한테 권하기가 참 그래.. - 게시물을 작성하고 현타가 온 작성자

(후지는) 그래서 후지다는 말이?? - 앗! 제주 흑돼지 햄보다 싸다! 게시물에서 어느 한 아재의 댓글

여러분들은 수육 드실 때 오겹살 드세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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