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중반 미혼입니다. 전공과는 다르게 이일 저일 하다가 간호조무사로 일한지 10년 좀 더 됐네요. 적성에 맞았던건지 힘들었지만 일도 재밌었고, 어디서든 욕먹지말자 생각하며 성실히 일하다보니 일 못한다는 말 들어본적없이 지금까지도 병원에서 일하고있어요. 3교대 오래했다가 이제는 외래 상담실장으로 근무중입니다.
최근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문득 친구가 그러더군요.
실장이든 뭐든 똑같은 직원아니냐고, 거기서 오래 일할것도 아니고 앞으로 뭘 더 할수있느냐고.
네 맞아요, 언제부턴가 현실에만 급급해하며 살다보니 앞으로 뭘 하겠다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었어요. 하고싶은게 딱히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잘하는게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결혼도 급하게 생각해본적 없이 그냥 일이나 열심히 하고 가끔씩 친구들 만나고 그게 다 입니다.
난 그저 지금만 열심히 산것뿐이더군요. 사실 정말 미래가 깜깜해요. 이 일을 얼마나 더 할수있을지도 모르겠고, 가끔씩 번아웃도 오고 그랬지만 그래도 할수있는일이 이것뿐이라 다른일 생각않고 현실만 살았어요.
친구말 듣고 며칠째 의욕이 떨어지네요. 앞으로 뭘 해야되는지, 이 일 해봤자 내가 뭐 되는것도 아닌데 일하다가 갑자기 울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