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고 탈많은 아파트 건설사
나는 시공사 사람이야
반말체는 글쓰려니까 글짓기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거야
미리 미안할게
시행사: (아파트)공사를 하기 위해서 땅 알아보고 그 땅에 지을 아파트를 계획하는 단체, 또는 사람
시공사: 시행사가 계획한 '공사'를 받아서 실제로 공사를 하는 단체, 또는 사람
(시공사가 경험이 많으니 시행을 하는 경우도 있음)
하도급사: 공사를 시공사에서 다 컨트롤 하기에는 너무나도 벅차니까 공사를 하나씩 하나씩
나눠줘야 하는데 그 공사를 한개~여러개씩 맡아서 가져가는 단체 또는 사람
여기서 공사 에 대하여 집고 넘어가자
공사 라는 말은 너무 포괄적이고 그 안에는 정말 많은 공종이 있다.
아파트를 예로 들어서 진짜 대충 쭉 써보자
토목공사 - 측량, 굴착
지정공사 - 땅(지반)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공사(말뚝박기 등)
철근콘크리트공사 - 골조, 뼈대 만들기
전기공사 - 전기 들어가는 모든 것들
기계공사 - 물에 관련된 모든 것들(에어컨 등 포함)
조적공사 - 벽돌, 블록같은거 쌓기
창호공사 - 각종 창문이나 문 등을 설치
미장공사 - 벽돌 및 기타 부위에 시멘트를 발라서 면을 만들어주기
방수공사 - 물 안새도록 해주기
단열공사 - 바닥, 벽체 단열재 설치(벽체는 사실 벽돌쌓을때 같이 해야함)
타일공사 - 화장실, 발코니 등에 타일 설치
도장공사 - 페인트 관련된 모든 것들
내장공사 - 칸막이벽, 천장 등을 만들어주기
가구공사 - 주방가구, 신발장, 화장대 등을 만들어주기
도배공사 - 벽, 천정에 도배해주기
각종가전 - 가스렌지, 전기렌지, 오븐, 냉장고 기타 등등 다 빌트인 식으로 설치되는 것들
이게 정말 대충 공사 순서대로 쭈욱 써본것들이야
사실 세세하게 들어가면 끝이없어
예를 들자면 철근콘크리트공사를 하나 파볼게
철근
콘크리트
잖아?
철근 - 아파트 형태와 디자인, 컨셉을 시행사의 요구에 맞춰서 설계하는 건축설계사무소
- 철근을 어떻게 배근해야 이 건물이 버틸지 계산해서 구조도면을 작성하는 구조설계사무소
(이때 말하는 구조도면은 철근배근을 할때 지켜야하는 원칙, 규칙 등을 그린 도면)
- 작성해서 나온 도면을 가지고 필요한 철근량을 계산해서 공장에 철근생산을 의뢰하는 업체
- 철근을 생산하는 공장
- 철근을 운반해주는 업체
- 철근시공도면을 그리는 업체(구조도면을 토대로 한 철근조립도면)
- 철근시공도면에 맞춰 철근가공을 해주는 업체
- 철근을 배근하는데 필요한 부자재를 생산하는 공장
- 부자재를 운송해주는 업체 또는 부자재 중간판매상
- 철근시공을 하는데 주어진 시간을 기준으로 인력 요구량을 계산해서 그에 맞는 인력인원들을 모집하는 업체
- 실제로 철근배근을 시공하는 업체
- 철근배근 도면을 가지고 지시, 관리하는 업체
- 철근배근이 도면대로 이루어지는 확인하는 감리
철근 하나에만 당장 생각나는 세부공종이 이정도야
빨간색은 시행사 에서 처리되는 과정
파란색은 시공사에서 처리되는 과정
보라색은 하도급사에서 처리되는 과정이야
서로 역활이 다르지만 아파트 공사는 엄연히 시공사 주관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수 없어
시공사는 시행사에서 이루어진 과정들을 인계받아서 공사를 진행하는데
공사 진행 전에 검토해서 적절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하도급사에서 진행하는 일들이 적절하게 되는지 확인해야 하는거야
근데 시행사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시공사가 공사에 개입하기 이전에(공사계약 이전에) 이루어지는 행위야
즉, 문제를 발견하더라도 이걸 수정을 하려면 계획 자체를 엎어버리고
다시 계획을 해야하는 수준까지 나올수도 있어
심지어는 문제를 발견못하는 경우도 나오지
왜냐면 건축설계사무소, 구조설계사무소의 업무영역과 시공사의 업무영역이 다르니까
시공사에서는 그 영역에서 나온 결과값을 그대로 믿고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흔히 말하는 우리는 도면대로 했을 뿐이야! 라는 거지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시공사는 해당 공사의 결과물을 시행사에 인계하기 전까지 혹은 인계한 후에도
모든 것을 관리하게 되어있고 그 책임을 지게 되어 있어
계약형태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어쨋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없으니까
그 이전에 이루어졌던 과정들도 의심하고 확인하고 해야지 문제를 예방할 수 있고
사전에 시행사에 문제가 있다고 고지하고 수정해달라 요구를 해야지
묵살당하면...교과서 적으로 말하자면 기술자로서의 양심을 가지고
시행사를 설득하든, 공론화를 하든지 아니면 확 공사를 포기하든 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어렵지 그냥 감수할만 한건 감수하고 가고 다른 해결법을 생각하든지 해야지
그러면 나중에 문제가 뻥뻥 터지는거야
진짜 기술력은 이런거 미리 잡아내서 해결해놓고 진행하는거지
겉이 화려하고 이름값있고 고급이고 번쩍번쩍한게 아니야
그리고 또 문제가 있지
위에 쓴 내용을 보면
- 철근배근이 도면대로 이루어지는 확인하는 감리
라는 내용이 있어
이게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에 그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감리제도 인데
문제가 뭐냐면 감리인원에 대한 대우 문제야
감리업체도 영세한 업체가 있고 그나마 규모가 있는 업체가 있는데
우리가 길가다 흔히 보는 아파트현장에 들어가 있는 감리업체들은
거의가 영세업체들이 들어가 있어.
왜? 싸거든. 딴거 없어 돈이야
감리업체는 시행사가 결정해서 고용하는거야
시행사에서 싼 업체를 고용해서 감리를 맡기면 문제가 생겨
업체는 싼값에 일감을 따왔으니까 당연히 현장에 배치하는 인원들의
대우를 싸게 하려고 하거든.
페이를 적게 줘도 되는 인원을 모집하고 딱 법에 나온 조건만 만족할 만큼만
구성하는거야
옛날에 청렴결백한 선비가 있었어
부정부패 하지않고 오로지 독야청청 존경받는 선비분이시지
자 머리속에 어떤 그림이 그려져??
놀부처럼 막 금은보화에 둘러쌓인 대궐같은 기와집에 사는 그림이 그려지니
아니면 흥부처럼 허름한 초가집에서 허름한 옷 입은 선비분의 그림이 그려지니??
청렴결백하면 거지꼴된다고 우리가 이미 생각하는거야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건 뭐일까?
그건 청렴결백해도 최소한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도록
그만큼 대우를 해주는 거야.
그런데 감리원 분들의 대우하는 페이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바닥인 경우가 많아.
그래서 열정있고 능력있는 분들도 회의감이 들게되고
안좋은 생각을 하게 되는 구조적 문제야
좋은 인재가 오래 붙어있을수 있도록 해줘야해
요즘 감리분들은 최소한 돈받아먹겠다고 노골적으로 설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다만 용돈식으로 챙겨드리려고 하면 눈딱감고 거절하기 힘들고
그런식으로 별거 아닌데 이어지다보면 공사하는데 편하긴 한데
감리제도가 만들어진 본래의 취지랑은 맞지 않지
페이를 적게 줘도 되고 법적으로 요구하는 경력사항, 자격을 갖고있는 사람은 누굴까?
연세 지긋하게 드신 어르신들이야. 예전에 공사현장에서 활약하신 선배님들.
예전에는 날리신 분들이시고 경력이 빵빵하신 분들이지만 체력이 안따라주는데 어쩌겠어
10층 이상 아파트 계단으로 올라가볼래? 밑에 천길 낭떠러지 위에서 바람맞아가면서
현장 돌수 있겠어? 하나하나 세세하게 볼수없다는 거야
가끔 진짜 열정있고 능력있는 분들중에 하나하나 다 보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긴해
그러면 우리가 피곤하긴해 ㅋㅋ
감리인원에 대해 경력, 자격사항에 대한 제한은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는데 나이에 대한 제한은 딱히 없어
나도 나이먹고 은퇴하게 되면 할수있는 그나마 외부에 말하기 적당한 직장인데
나이제한 생기는거 반갑지 않아
솔직히 나도 나중에 노후계획 몇가지 중에 하나가 감리야...
그런데 솔직히 지금처럼 감리제도 운영할거면 고쳐야해
최소한 나이제한을 만들지 않을거면 현장 규모에 따라 감리계약 최저금액이라도 만들어놓던가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딱 하나만 더 하자면
우리나라 대형건설사들 현장에 배치된 국가공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아파트 도면을 가지고
건설업무를 진행하는 기술자들의 고용 연속성이 문제야
예를 들어서 내가 만약에 만약에 GS건설 소속이라고 해보자
어디 서울에 어딘가에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어
근데 나는 이걸 다 짓고나면 GS에 계속 있을지 아니면 짤릴지 아무도 몰라
왜? 나는 정규직이 아니고 계약직이거든
계약기간이 끝나면 나는 빠빠이 하는거야
딱 건설업무만 하고 빠지고 다시 GS에서 계속가자고 하면 다른 현장 또 가는거고
아니면 집에 가야해
근데 내가 만약에 진짜 만약에 비도덕적인 성향을 가진 나쁜놈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진짜 책임감을 가지고 여기 살 사람들을 위해, 또 회사의 명예를 위해
하나하나 다 챙기고 하나하나 다 컨트롤 하겠다는 생각을 할까...
아니면 이건 이렇게 해도 한 1~2년 정도는 문제가 없지
나는 그때 이미 이 회사 소속이 아니니까
나중에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내가 아니야
이 문제를 발견한건 현재 나 혼자고 이거 해결하려면 어후.....장난아닌데..
....자 집에가즈아~ 하는 생각을 할까?
물론 이건 아주 극단적인 경우를 예로 든거야
우리는 경력증명서에 어떤 현장을 거쳤는지 어느정도 기록이 남는 사람들이야
근데! 저런 사람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는 못하겠다
어느 그룹이던지 빌런은 있는법이니까!
일단 1번글은 여기서 끝!
내가 잘못알고있는것도 있을것이고 내생각과 반대되는 의견도 있을거야
그냥 이쪽과 전혀 연관없는 사람들도 이런 세계가 있구나 하는 정도로 봐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