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이라는건 참 싫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되는게 있긴 하다. 서울에 사는 친구하고 농담하며 서울에는 이런거 없지? 라고 비웃는게 있는가 하면
자조적인것이 있다고나 할까. 예를들자면 내가 하면
푸념이고 남이 하면 불편한 차별같은 거랄까. 나의
이 고민은 자조적인 지역감정이라 지역 차별이라는
불편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 서두가 너무나도 길었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충북 청주에서 살았다.
사실 다른 과정도 잠깐 겪었지만 청주에서 가장 오래
살았달까. 여기서 반세기도 못 살았으면서 뭔 고민을
자조적으로 하는지 우스워 보이기도 하겠네.
그러니까 여기는 여기 사람들이 말하길 직지의
고장이라고 한다. 직지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또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이라고 늘상
tv에 광고가 나온다. 왜 유명한지 또는 학술적으로
정확히 뭐 때문에 가치가 있는지는 홍보하지 않는다.
그저 세계 최초라는 사실(?)만 강조할 뿐이다.
매번 광고 횟수도 반복과 반복의 연속이다.
그러다보니 세뇌 당하는 기분에 불편이 느껴진다.
다른 도시에서 지인들이 놀러온대도 소개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그래서 지인들이 놀러오면 재빠르게
술집과 카페로만 안내하기 바쁘달까.
최근 직지 광고에는 도올 김용옥 선생이 나온다.
그분의 청주시에 대한 예찬 시 낭송이 참 좋다.
그러나 직지에 대한 말씀은 중간이 뚝 끊겨있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에서 더이상 말이없다.
뭐 어쩌라는건가. 거기서 직지가 뭐 어떻다고
그래서 뭔 가치가 있다고 좀 광고에 보내주면
안되나? 어디가 덧나나? 용두사지 철당간은
젊은이들에겐 도청 시내버스 정류장 겸 만인의
약속장소요. 똑같은 입장으로 늙은이들에겐
옛 이름으로 철당간 시내버스 정류장이요
만인의 약속장소다. 이런거 말고도 용두사지
철당간과 직지의 상관관계와 가치에 대한 홍보는
없고 직지 그 자체에 대한 세뇌같은 광고만 한다.
이러니 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직지가 싫고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청주가 싫다.
그렇지만 간판을 둘러보면 직지가 들어간 가게가
생각보다 많다. 예를들면 직지편의점, 직지카페
이런식이다. 나는 직지가 싫지만 이런곳들의
사장님들은 직지가 좋은가보다. 하긴 개인취향은
자유니까. 아니면 혹시 직지를 간판명에 명시하면
도시를 간접 홍보 해줬다며 시청에서 뭔 혜택이라도
받을 수 있어서 그런건가? 이건 잘 모르겠다. 그냥
내 개인적인 상상이다. 수도권에 비해 인프라 개방이
매번 늦는건 이제 익숙하니 그러려니 하게된다.
그러나 직지에 대해서. 여기 청주에만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시민에게 세뇌만 할 게 아니라
흥미를 유발하며 연구 과정 및 성과와 가치 등을
홍보해줬으면 좋겠다. 아니면 차라리 그런 홍보를
안 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오죽하면 이러겠나.)
아니면 내가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하는 직지
홍보처럼 하는건 또 어떻겠나. 나와 같은 청주에 사는
지인들도 직지 광고가 지긋지긋 하다는데 이것 만큼은
유일하게 마음에 든다며 호평을 했다. 그게 이거다.
https://youtu.be/Zo6-NDMJGec?si=U1flh0Sje6zr0sxp 지역 광고에 지역보다 기업이 더 앞장서는
이런 현실에 부끄러움을 금치 못하겠다.
남이 하면 차별, 내가 하면 맞는말(?)
나의 자조적인 지역감정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