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부모님께 제 일상을 말씀드리곤 해요. 
엄청 친하다던가 살가운 정도는 아니에요.
근데 오늘 일은 우체국에 갔다오다가 길바닥에서
하얀색 가루가 작은 지퍼백에 담긴채로 있는걸
봤어요. 경찰에 신고하니 두 분께서 오셨어요.
한분이 제 인적사항을 물으시길래 말씀드렸어요.
다른 한분은 농담하듯이 소금 아니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께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최초 목격 상태 그대로 냅두고 신고한거라 손대거나
맛보지 않았어요. 겉만 보고 어떻게 알아요?
맛 봤다가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죠? 혹시 소금이
맞다면 저는 허위신고로 처벌 받는건가요?
던지기 그런거 아닌가 싶어서 신고했죠.
그러자 한분께서 처벌 안 받는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다른 한분께서는 조금 맛보고 바닥에 침을
뱉으시고 저한테 소금이네요. 그리고 잘하셨어요.
라고 말씀하시고 폰으로 물건 사진 몇방 찍고 가셨어요.
이걸 부모님께 말씀드리니까 보면 모르냐고 저를
혼내셨어요. 그래서 제가 반찬통에 세제를 넣어
조미료 서랍에 넣어놓으면 냄새 안 맡아보고 그게
밀가루인지 세제인지 어떻게 알아요? 
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잔소리 집어치고 너는
멍청이가 맞다 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 자신한테는 나름 꽤 뿌듯한 하루였는데 
혹시 제가 다른분들이 보기에 진짜 미친짓을 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