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어린이날 이브를 맞이하여 친구와 맛있는 음식으로 고된 나날을 보상받기로 하고
서로가 먹고 싶은 음식을 추천하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의 메뉴를 먹기로 했었습니다.
짜여진 각본마냥 제가 졌고, 친구가 먹고 싶어하던 크림커리파스타를 먹으러
안산에 위치한 V**스테이크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맛집을 탐방하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인 초록창에서 미리 메뉴를 검색해본 결과!
가성비 갑을 자랑하고, 대다수의 블로거들이 추천하는 런치 스테이크 메뉴가 9,9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알고 침 흘리면 뛰어갔습죠 ㅎㅎ
12:30분 경에 식당에 도착하여 분위기 있는 식당 인테리어에 놀라고 운치있는 창 밖 풍경을 보며
크림커리 파스타를 주문하였..으나, 크림커리파스타의 재료가 떨어져서 주문이 안되고 다른 파스타는
가능하다며 크림커리파스타는 저녁에야 가능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크림커리파스타를 먹으러 온 가게였지만 그래도 9,900원인 런치스테이크가 있기에 우리는
미소를 잃지 않고 런치스테이크를 두개 주문하고 기다렸고, 저렴이 스테이크집을 찾았다는 기쁨과
옆 테이블에서 크림커리파스타를 먹고있는 손님들을 보며 입맛을 다시고 나중에 먹으러 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스테이크를 기다렸습니다.
한 십분정도 지났을즈음에 우리 테이블에 가성비 甲 스테이크님이 나오셨고,
저희는 그 우람한 자태에 한번, 윤기가 좔좔 흐르는 자태에 두번 놀랐습니다.
스테이크가 뭐 법적으로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으로 납작하고 평평한
적당한 두께의 고기를 스테이크라 부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ㅎㅎ 하!지!만!
제 앞에 서빙된 스테이크님의 자태는 마치...나처럼..이 아닌
마치 전곡리 주먹도끼를 줏어다.. 아니 그대로 재현해 놓은 그런 자태를 뽐냈습니다.
(죄송하게 온전한 주먹도끼 사진은 찍지 못하였습니다...역사학적 커다란 손실..)
저의 스테이크(이하 주먹도끼)를 친구에게 자랑하려 친구의 스테이크를 본 순간
친구의 스테이크(이하 히오스테끼) 또한 요새 유행하던 히오스의 아이콘처럼 삼발이 모양을 하고 있었고
한쪽 발 끝에는 이 소가 운동량이 적었던 비만 소 인것을 보여주는
소의 지방이 커다랗게 붙어있었습니다. ㅎㅎㅎㅎ
제 주먹도끼와 친구의 히오스테끼를 보며.. 그래 9,900원 짜리 스테이크니까 그럴수 있지!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칼질을 시작했으나
아뿔싸!!!!!!!!!!!!
미디움레어로 주문한 결과 제 주먹도끼의 가운데 부분은 직경 5cm가 넘는것 같은데
생고기 부분이 80%는 차지하는 참사가 일어났지만 그래도..음식은 남기면 안되는 것이기에...
먹자..하며 한점을 썰어 먹는 순간...세렝게티의 야수가 된 기분을 느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비록 제가 삶은 금수같았지만 적어도 먹는것만은 인간처럼 먹어야 하거늘...
이건 아니다 싶어 칼질을 종료하였고, 친구를 바라보니 이미 비만 소의 지방과 씨름하고 있어
부득이하게 음식을 남기고 갈 준비를 하는 중 에, 옆테이블에 새로운 손님들이 왔고 그 분들이
크림커리파스타를 주문하고, 알바분이 주문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제 마음속에도 아직 인내심이 남아있음을 확인하고 가슴 깊이 감사하며 테이블에 씨뻘겋고 하얀 음식을
남겨두고 계산을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저의 금수같던 지난 날을 돌아보게 해주고 역사도 상기시켜주며, 아직 사람임을 알게 해준
이 음식점 당연히 추천해 드려야 하지 않나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장님 부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