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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불가 둘째
게시물ID : baby_179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좌충우돌인생
추천 : 14
조회수 : 940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7/01/23 12: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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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9살 된 우리집 둘째 이야기입니다.

1. 굼벵이 사건

이사 후 1년 지나 전 어린이집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만나는 장소가 공원이었는데

우리집 둘째는 애들이 오기 전 열심히 땅을 파고 있음.. 계속 땅을 파고 또 파고 있음.

그리고 1년 전 절친을 만나는 순간 반갑다 뛰어 가서 선물을 친구 손에 쥐어 줬습니다.
그 선물은 땅에서 파낸 굼벵이. 

선물을 받은 절친은 손에 있는 굼벵이를 보고 으악 소리지르며 집어 던졌고
거부당한 둘째는 울먹거리며, "왜?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데." 했습니다.

여기서 약간의 반전은 우리집 둘째는 여자 아이, 옛 절친은 남자 아이란 것.



2. 존경하는 인물 적어 가기

학교 숙제로, 존경하는 인물을 적어 오라는 숙제가 나왔는데
아이에게 누구 쓸래? 하니 '유관순 열사' 하더라구요.

왜? 물어보니, 대한독립 만세를 외친 유관순 열사를 본받아
태극기를 들고 박근혜는 물러가라 외치겠다 답신했습니다.
(어린이. 요즘 태극기 들고 외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버이 연합이야...)


그러고서 그 주 주말에 광화문 가자니 사람이 너무 많아 길 잃어버릴까 못 나간다고 
집에서 만세 부르면 안되냐 되묻더군요.

(유관순 열사는 집에서 만세 안 불렀다.)



3. 밀웜 키우기

생명과학 시간에 받아온 밀웜 10마리.
열심히 키워 성충이 되면 알을 몇 백개는 낳을 거라고 기대에 부풀어 있기에
그렇게까지는 못 키워. 성충되면 방생하는 거다 말했더니 저와 협상 시작.
(이 날씨에 방생이면 죽는 거겠지만 ㅡㅡ^)
최종 협상 결과, 현재 키우는 10마리가 성충이 되고 
이 성충들이 알을 낳아 2세대가 밀웜이 되는 것까지만 보고 모두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2세들이 밀웜되면 뭐할 건데? 했더니
"미래의 식량자원이야! 내가 다 먹을 거야!"

얼마 후에는 밀웜 수백 마리를 프라이팬에 볶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4. 부싯돌 사건

퇴근 전 첫째가 전화를 했는데 계속 탁탁 소리가 나서 뭐냐 물으니
"엄마, OO이가 원시인들은 돌을 부딪혀 불을 붙였다며, 지금 계속 돌끼리 부딪히고 있어.
이러다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해?"
일단 그런다고 불이 붙진 않는다 첫째를 안심시키고
둘째에게 전화 받으라 해서, 
불을 붙이는 건 아무 돌이나 되는 게 아니야
부싯돌로 쓰는 돌이 따로 있으니, 이제 그만 해.

그리고 집으로 퇴근했으나 둘째는 그 때까지 계속 돌을 탁탁 부딪혀서 그 돌은 가루가 나고 있었고
첫째는 "그만 좀 해! 시끄러워~" 소리지르고 있더군요.


 
5. 대한민국 대통령 이야기

아이 학교 방과후 선생님이 이승만 칭찬한 게 시작이었는데
한문 선생님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전쟁이 났는데 사람을 잘 대피시키고 좋은 사람이었다 했어 하기에

선생님이 뭘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전쟁 났는데 혼자 도망가고 방송 거짓으로 하고
전쟁 끝나고 피난 못간 사람들을 부역자로 몰아 막 죽이고
독재하려다 결국 쫒겨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줬거든요.

(너무도 적나라한 이야기인데 ㅜ_ㅜ 대충 끝내려 하면 너무도 꼬치 꼬치 물어서)

그 후로 대한민국 대통령들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달라 해서
(이승만 뒤에는 누가 했어? 박근혜 아빠는 어땠어? 박근혜 전에는 어땠어?)
결국 대한민국 대통령 이야기를 순서대로 다 듣고 말았습니다.
그 후로도 몇 차례 계속 다시 들려달라 해서 열심히 듣고 또 듣는 중.

참고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건 김영삼 대통령입니다.
조선 총독부 폭파 이야기가 제일 즐거운 듯 합니다.

제일 안타까워하는 건 4대강. 당장 4대강 옆으로 이사 가 환경 지킴이 하고 싶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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