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돌아와 새삶을 시작하고자 통영에 내려온 지 거의 한달째, 이번주에 정식 숙소로 이사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를 불러 주신 분께서 잘 대해 주셔서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데요...
숙소가 제대로 잡히고 나면 나루를 데려오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나루를 못본지 한달이 다 되어 가는군요. 다행히 그 동안에 동생이 나루를 너무 예뻐해줘서 다행이었는데 동생이 일주일전에 해외 파견을 나가게 되서 나루곁을 떠났거든요.
그래서 나루는 지금 고향 어머니와 함께 있습니다. 나루는 어머니를 싫어하더라구요. 뭐랄까.... 나루는
"나와 밥먹어라.." "화장실 다녀와야지.." "거기 가지 말고 나와 놀아라..."
이런 어머니의 잔소리가 싫었나 봅니다. (당연한건가..;)
좀전에 고향집에 안부전화를 했는데 ...
여차저차 ....이야기 하다가 제가 물었죠.
"나루는 잘 있어요? 저지래(경상도 사투리로 '말썽') 안 피우고 잘 지내죠?" "아이구....말도 마라... 니가고 난 뒤 계속 울다가 동생이 이뻐해주니까 잘 놀더니... 동생이 가고 난 뒤엔 한 이틀을 현관 바로 안쪽에서 바깥을 보면서 그렇게 서럽게 울더라... 그러다가 하루는 안 보이길래...아무리 찾아도 없었는데..... 밤에 보니까....현관안쪽 냉장고 꼭대기에 올라가 멍하니 밖을 보고 있더라.
그래서 내가... 나루야 이젠 안와. 한 참 지나야 온다. 들어온나...해도 안 들어오고. 이젠 좀 나아졌는데 ..."
제가 참 못된 집사네요. 저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네팔에 가서 3년 반을 지내고 지진도 겪고 한국와서도 혼자 저렇게 놔두고.. (아마 나루는 지금 제가 자신을 버린 걸로 알까요?) ..
여튼 최대한 빨리 데려와야겠어요. 사실 어머니가 적적할때 나루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머니랑 나루랑은 안 맞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