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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7944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10
조회수 : 1362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9/01/20 08:04:06
소개팅 전날 아울렛가서 옷을 사고
첫 만남을 잘 하기위해 코스도 짜고
몇시에 만날 지 이야기하다가
약속시간 직전에 뜬금포로 까여서
허망한 표정으로 웃고있다가.

초췌한 모습을 회사 사람들에게 들켜 불낙지에 소주먹고
볼링치러갔다 완패하고 스크린가서 또 지고 담배내기 가위바위보만
이겨 초라한 담배한갑 들고와 정신차려보니 일요일 오전 일곱시.

카톡으로 엄마에게 온 메세지.

'아들 오늘 좋은인연 만들고있니'

네 좋은인연 만들고 있어요. 기존 사람들하고 우정을 아주 돈독히
하고있어요. 하지만 차마 그렇게 말할 수는 없어 '네' 라고
말했던 토요일 저녁 혹은 일요일 새벽.

장바구니에 넣어놨던 플4  프로와 슈로대v를 뺐던걸
소개팅 까이자마자 광속으로 넣어놓고 다시금 이슈자크 피규어에
눈을 돌렸던 그 푸르스름한 새벽

미세먼지 속 희미하게 떠있는 샛별과 아침안개 스산함에
가려 징징 빛나는 빌딩 네온사인 실루엣을 보며 술에취해
비틀거려 마침내 집으로 돌아와 전기장판 깔린 매트에 누운 어느날.

내가 소개팅 까인게 슬픈건 아니야.

난 상관없다곤 했지만 혼자 살 자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나만의 가족이 있길 바랬던거야.
그걸 깨닫는순간 난 다시 외로워진거지. 그게 슬픈거지.


어느 누구에게 쓰이고 있을 아름다운 추억같은 일들은
나에게만큼은.
오늘도 그렇게 찌질한 역사로 쓰이고있다.

스틱이나 하나 사자.
메탈슬러그나 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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