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전자제품 판매하는 일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안녕마트로 가요. 거기. 거기서 같이 일하던 형이.. 평소 일을 열심히 하진 않았는데(진열이나 청소같은거) 손님한테는 엄청 친절하고 살가웠어요. 소형가전이나 소모품 같은거 사러 와도 귀찮아하지 않고 잘했죠. 보통 오래 일한 사람들 보면 자잘한건 신입 보내고 자기는 대형가전만 판매하려고 하거든요.(소형가전은 팔아도 인센티브가 안나와서 지점장만 좋아하지 직원들은 별로 안좋아해요) 근데 그렇다고 그 형이 월급을 적게 받았던건 아니었던게.. 소형가전 사러 왔던 사람이 나중에 대형가전 사러 와서 결국 그 형을 찾더라구요. 그러다 어느날은 그 형이랑 둘이서 2층 보게 되면서 얘길 들었는데.. 그 형이 신입일 때 어떤 허름한 낚시옷 같은걸 입은 아저씨가 매일 티비 앞에서 한참 구경만 하다가 건전지 2개만 사서 가곤 했대요. 그걸 한 일주일 하니까 당시 고참들은 다 관심 끊고.. 누군가는 같이 있어야 하니까 그 형한테 시켰다고 해요. 그렇게 한 일주일인가 더 있다가.. 그 아저씨가 당시 가장 컸던 55인치 티비를 28대 주문했대요;; 알고보니 근처 모텔 사장님이었다며;; 금액이 크다보니 매일 와서 고민했던 거예요. 그냥 가기 뭐해서 리모콘 배터리만 매일 사갔던거고. 암튼 그래서 형이(신입 주제에) 그 달 인센을 제일 많이 받았다네요. 그 때 부터 작은거 사러 온 사람들이나 학생들이 와도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음.. 쓰고보니 말이 길고 재미도 없네요;; 그래도 제가 한 번씩 사람이 귀찮고 싫을 때 일부러 떠올리는 얘기니까.. 언젠가 어딘가에는 말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