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손님이 들어와서 처음에 QR 찍는데 뭔가 이상한겁니다.
보통 네이버앱이나 pass 아니면 카톡으로 인증하거나 쿠브 보여주고
안심콜 등록하는데 이것도 다 안되는 노인분들은 보통 접종증명서
들고다니시거나 신분증에 접종일자 붙여가지고 오시는걸로 확인하거든요.
어제 일이였어요.
한 40대? 부부같았는데 여자는 2차접종까지 한거 보여주는데
남자가 자기 이거 QR있다고 보라는겁니다. 그래서 봤는데 뭔 QR이
무슨 뭐라고 해야되지? QR인건 알겠는데 약간 뭉개진? 그런 모양으로
보이고 앱 이름도 무슨 이상한거길래 이게 프로그램이 이상한거 같아서
인식이 잘 안되는거같다. 증명서나 다른 앱 이용 가능하시냐 물으니까
갑자기 화를 내면서
"내가 다른식당에서도 다 이거 보여주고 들어갔다"
하길래
"보통 다 인증이나 증명서로 확인하시는데 제가 이런경우가
처음이라서요. 혹시 백신 맞으셨다는 문자나 그런거라도 확인할 수 있을까요"
라고 했더니 위아래로 깔아보면서 큰소리로 "니네가 그렇게 법을 잘 지켜?"
하면서 양 손 허리에 올린채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제가 그랬어요. "당연히 백신 맞으셨겠고 그러셔야죠. 근데 저희는 믿는데
저희가 그걸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맞으셨더라도 저희가 식사를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했더니 "에이 안먹어 시팔" 하고 여자하고 나가더라고요.
저야 뭐.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할 말 밖엔 -_-
바빠서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백신 못맞았을 수는 있는데... 근데 그렇게 우기면서
들어온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열명씩 몰려와서 우리 다른일행인척 하고
붙어앉으면 안되냐는 뭐 일상이고... 안된다고 하면 법 다 지켜가면서 돈 어떻게 버냐
아니 걱정해주시는건 고마운데 양심이고 법이고를 떠나서 당신들 받았다가
내가 코로나 걸리면? 그럼 어쩌실?
고마운건 그래도 다른 손님들이 그렇게 들어왔다가 나간사람들 욕하면서
잘했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서 그게 좀 위안이 되네요.
솔직히 이런 비슷한 부류의 글 그동안 식당일 하면서 몇번 올린적 있는데
하도 창의적인 인간들이 많아서 좀 답답한 마음에 매번 반복되는 그런
일상에 좀 지쳐가네요.
정부 방역정책은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업시간 단축이나 인원제한은 코로나 확산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보고있고요. 덮어놓고 발만 동동 구르는것 보다는 낫지 않나 합니다.
지금은 좀 답답하겠지만 좀만 더 참아주셨으면 좋겠는데...
코로나 끝나면 밤새 드시던 뭐 아침까지 드시던 스무명이던 서른명이던
얼마든지 음식 내갈 수 있으니까... 내가 너무 한가스럽고 낙천적인건지
아니면 다른사람들이 이상한건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