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가입하고 처음 쓰는 글이네요.
최근 포털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무조건적인 히딩크 찬양, 신태용 OUT을 외치는 여론에 반대하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우선 신태용 감독은 올해 6월 월드컵진출이냐? 탈락이냐?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소방수로 긴급 투입되어 월드컵 진출이라는 결과를 냈습니다.
그리고 처음 부임 당시에는 대부분 언론들도 네티즌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였죠.
그 이유는
16년 故 이광종 감독님이 돌아가시면서 U-23(올림픽 대표팀)을 당시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있던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되었고,
온두라스전에 져서 8강에 그쳤지만 준우승을 한 독일, 까다로운 멕시코, 피지와 한조에서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었습니다.(일본은 조별예선 탈락)
그리고 안익수 감독이 U-19 아시아 챔피언쉽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탈락(챔피언쉽 떨어졌지만 개최국 자격으로 U-20월드컵 참가)하며 경질되고,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이 다시 감독으로 부임하여 포르투갈에 져서 떨어졌지만
다시한번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8강에 진출 하였습니다.
그리고 2017년 6월 최종예선 9, 10차전을 앞둔 시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아시다시피 성적부진으로 경질되었습니다.
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협회에서는 차기 감독으로 신태용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었습니다.
최근 2년 올림픽대표팀, U-20대표팀을 이끌며 세계대회에서 조별예선 통과를 한 커리어가 있고, 이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2~3년간 만든 팀이 아니라
긴급 투입하여 단기적으로 성적과 경기력을 올려내었기 때문에 현재의 대표팀에 꼭 필요한 요소를 갖춘 감독 중 하나였습니다.
또,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인 파벌, 소통, 해외리그에서 뛰는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통제(팀보다 본인이 더 중요한 선수 몇명..)를 해결하기에
신태용 감독은 최적의 감독입니다. 최근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무조건적으로 까는 FC코리아 팬들은 잘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국내축구를 좋아한 팬들은
잘 아실겁니다. 신태용 감독의 가장 큰 강점이 선수들과의 소통(이승우, 백승호, 손흥민 등)과 공격적인 축구이니까요.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는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젊은 감독 중 한명이었습니다. 선수로서는 리그 팬들이 아니면 잘 모를만한 선수였지만
성남에서만 뛴 레전드 출신에 감독으로 성남을 이끌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등 굵직한 성과도 냈었죠.
국내 축구를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신태용 감독이 K리그의 젊은 감독 중 가장 잘나가는 감독 중 한명이었다는 걸 잘 알고 계실겁니다.
저는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한국 대표팀 감독의 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고 하지만 냄비들,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저 까기 바쁜 축알못들의 도가 지나친 비판들이 오히려 대표팀 흔들기로 이어져서 한국 축구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시점에서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올 수도 없고, 안올겁니다.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한국 축구를 위한다면
월드컵이 이제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히딩크 감독을 거론하며 현 대표팀을 흔들기 보다는 일단은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대표팀 정말 부족한면이 많습니다. 베스트 일레븐 조차도 갖춰지지 않았고, 주전 수비진들도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언론이나 네티즌들에게 거론되는게 익숙한 연예인이나 정치인도 아닌 감독과 선수들에게 지나친 비난들은 멘탈만 붕괴되고, 자신감 하락, 소극적
플레이에 집착하게 되는 현재 상황만 더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겁니다.
거기다 신태용 감독이 만약 여론을 의식하여 진짜 네티즌들 말대로 자진사퇴를 하게된다면 그건 정말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우리들 손으로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앞으로 누가 어떤 미친 감독이 한두경기만 못해도 세상에서 제일 나쁜 패륜 쓰레기로 만드는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를
맡겠습니까? 축구팬들의 답답함, 실망감 이해는 하지만 신감독을 끌어내리는건 그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나쁜 선례로 남게 됩니다.
최강희 감독과 기성용 선수의 사건처럼 대표팀 감독의 자리가 그렇게 가볍고, 파리목숨이라면 앞으로 선수들 통제와 관리 조차도 되지 않을 겁니다.
말이 길었지만 신태용 감독을 옹호하고 응원하자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해서 지금의 상황처럼 무작정, 전후 상황도 모르고, 단지 모든 사람들이
욕하니 같이 욕해서 공감을 얻기위한 악플들과 비난은 줄여야합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히딩크 감독도 별명이 5-0이었을정도로 엉망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단 지금시점에서는 답답하고 짜증나더라도 시간을 좀 더 주고, 지켜보고, 기다려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