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지만 부모님 장례식이 있었어요. 삼촌이 직장내에서 위치가 좀 있으신데, 직장에 부고를 알리셨는지 삼촌 회사 관련 사람들도 잔뜩 오셨어요. 그리고 조의금 정산할 때 삼촌이 같이 하셨고, 삼촌 회사에서 온 사람들을 다 체크하더니 그 사람들이 준 조의금은 삼촌이 다 챙겨갔어요. 어차피 삼촌이 경조사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그게 맞겠지 했는데, 결국 그 사람들이 먹은 음식도 우리가 계산한 건데... 장례비 보태줄 것도 아니면서 회사 관련자들 잔뜩 부른 게 약간 서운했어요. 삼촌이 저희 부모님 장례식으로 금전만 취해갔다는 생각까지 이르더라고요. 돈이 아까운 건 아닙니다. 그 수백만원의 돈 필요도 없고, 저희 돈 충분히 많아요. 진정으로 부모님의 명복을 빌어줄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오셔도 그저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실제로 부모님이 천주교 신자셔서 다니시던 성당에서 나오셔서 기도해주시고 갔는데, 그 분들은 조의금 전혀 안 내셨고 되려 저희가 성당에 기부금까지 드렸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챙겨드렸어요. 저는 무교임에도 부모님을 모르는 분들까지 나오셔서 계속 기도해주시는 게 감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삼촌 회사 사람들은 그냥 삼촌하고 이야기하기 바쁘고, 삼촌은 계속 자기 손님들 챙기느라 바쁘고, 저희 부모님과 일면식도 없고 상주인 저희 형제와도 관련 없는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하는 거에서 약간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원래 부모님 장례를 치르면 삼촌 회사 사람들도 오는 게 보통인가요? 제가 이런 생각 갖는 게 너무 치졸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