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 신입생들도 와서 오리엔테이션 하는데 나는 구석에 말없이 앉아있는거지
하지만 팔짱 낀 채 왠지 화난 느낌으로 앉아있으니까 아무도 섣불리 말은 못 걸지만,
속으로는 나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여학생들도 있는건 어쩔 수 없네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다들 술마시러 간 자리에서 내 옆에 앉은 들러리 포지션의 인싸 남자 신입생이 말 거는 거야
"선배님은 게임 같은건 안하시나요?"
"...소녀전선"
그 한마디에 신입생들이 웅성웅성, 목소리 너무 멋지다는 말도 섞여있지만 중요한 건 내가 그 화제의 소녀전선을 한다는 사실
"그, 그럼 혹시 어느 인형을...?"
"질문이 많군"
"죄, 죄송합니다!"
훗 귀여운 신입생 같으니
"당연이 HK416이지. 관심 없는 척 하지만 뒤에서는 가족같은 팀원들을 지키고 싶어하는 따듯함이 좋아서 말이야"
갑자기 술자리의 주인공이 된 후에, 나랑 신입생들 몇명은 같이 근처 피시방으로 간 거야.
내가 모모 앱플레이어를 켜서 인형 리스트를 딱 보여주자 신입생들의 감탄사가 터져나오는데, 한 여학생이 입을 가리며 놀란 거야
"거짓말......!"
오리엔테이션 자리에서 나와 마찬가지로 한 마디도 안 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며 앉아있던, 제법 아름다운 신입생(금발, 처녀임)이었는데
포커페이스가 풀린거야
하지만 그녀가 자기 인형 리스트를 보여주자 난 그 이유를 알게 됐지
그녀는... 엘리트 (명예) 지휘관인 나와 같이 수 개월동안 철혈과의 사투를 펼쳐온.... 다른 쪽의 그리폰 지휘관이였던 거야....